사색공간/칼럼

내면의 여행

힐링&바이블센터 2006. 8. 17. 21:58

 

여행은 좋은 것입니다. 여행은 우리의 눈을 열어줍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하고,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여행은 우리 인생의 지평을 넓혀줍니다. 무엇보다도 여행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어줍니다. 낯선 곳에 가서 길을 잃을 때면 우리는 겸손하게 길을 아는 사람에게 묻게 됩니다. 또한 우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지극히 평범한 한 인간임을 깨닫게 됩니다. 여행은 우리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소박함을 일깨워줍니다.

   여행이 우리를 겸손하도록 도와준다면 그 여행은 영적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여행이 영적 여행으로 승화되지 못하면, 여행은 우리를 더욱 피곤하게 만듭니다. 들뜬 마음 때문에 우리의 영혼은 지치게 됩니다. 우리 영혼은 시끄럽고, 화려한 것보다는 담백함과 고요함을 먹고 자랍니다. 우리가 영적 여행을 사모하는 것은 영적 여행이 우리를 낮은 곳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우리로 하여금 높이 올라가도록 부추깁니다. 마귀는 예수님을 유혹하기 위해 높은 산에, 성전 꼭대기에 주님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천하영광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에게 절을 하면 모든 것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마귀의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오히려 낮은 곳으로 임하셨습니다. 우리의 불안의 원인은 낮음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높음에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처럼 높이 올라갈수록 불안은 커집니다. 높은 직분을 맡을수록, 높은 직책을 맡을수록 혼돈스러워집니다. 높아진 자신의 위치에서 떨어질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은 높은 곳에 올라선 사람의 실존입니다.

   자신이 선 자리를 빼앗길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은 어느새 성공의 노예가 되어 버린 사람입니다. 그는 더 이상 자유인이 아닙니다. 진정한 자유는 하나님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참된 자유를 주고, 우리를 충만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참된 겸손입니다. 낮은 데로 임할수록 우리는 안정감을 누립니다. 떨어질 염려가 없을 만큼 낮은 데 임한 사람은 평강 속에 삽니다. 낮은 데로 임할 때 우리는 더욱 충만해진 자아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내면의 세계로 여행할 줄 아는 사람의 행복입니다. 영적 여행을 통해 겸손의 축복을 경험한 사람의 행복입니다. 파커 파머(Parker J. Palmer)는 겸손의 축복을 다음과 같이 말해 줍니다.

   “영적 여행은 역설로 가득하다. 겸손은 우리를 낮은 곳으로 이끈다. 그곳은 서 있어도 안전하고 넘어져도 괜찮은 땅이다. 겸손은 그 안에서 더 확고하고 충만한 자아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내면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줄 아는 사람은 고독의 축복을 압니다. 고독은 고통스럽지만 고귀한 것입니다. 우리는 고독할 때 고요해 집니다. 침착해 집니다. 고독할 때 고요한 침묵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우리는 고요한 지혜를 만나게 됩니다. 고요한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참된 사랑은 고독을 아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은총의 사건입니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말하기를 사랑은 “두 개의 고독이 서로를 방어하다가 서로를 접하고 인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고독의 아름다움은 고독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고독을 통해 참된 우리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 있는 적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의 진면모를 보게 됩니다. 어두운 그늘을 보게 됩니다. 거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게 됩니다. 우리는 함께 살되 영혼의 고독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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