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4장
잔치비유 제자도 1. 평형을 뒤집어라 온양에 온지 10개월이 꽉 차가고 있습니다. 온양에 와서 삶의 패턴도 바뀌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아침시간에 대한 것일 것 같아요.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그런 일 중 하나일 것이고 말씀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입니다. 신앙적인 생활외에 바뀐 것이 있다면 아마 “먹는”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먹는 일은 당연하면서도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집이었거든요. 그런데 아침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보통 시간에 겨우 맞춰 일어나서 아침을 “꾸역꾸역” 먹고 집을 나서게 되니까요. 게다가 집에서 백수처럼 있을 때는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 어머니가 물어보세요. “씻고 먹을래? 아님 바로 먹을래?” 늦게 일어난 것도 죄송한데... 그렇죠? 처음에는 밥맛을 위해 씻고 먹을께요. 하다가 나중에는 엄마 바로 먹을게요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꼭 밥을 남기죠. “엄마 조금만 남길게요”하면서 말이에요 . 가끔 조카들과 함께 식사할 때 아이들이 “밥을 먹어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은 그다지 먹고 싶지 않은데 부모가 원하고 애원하니까 먹어주는 것 있잖아요. 한 조카는 처음에 다 먹으면 만세를 불렀어요. 그래서 매번 듣는 소리가 “우리 이것 먹고 만세하자!” 보통 한번정도는 도리도리를 하다가 몇 번 더 권하면, 그리고 식탁 주위를 한두번 정도 더 뛰어다니고 나면 한입먹고 만세를 불러요. 2. 그리고 또 하나 누구의 초대를 받아 밥을 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특히 교회에 집이 있을 때 가끔 이런 전화가 와요. “교회와서 밥먹어라” 분명히 집에 있는 것보다 좋은 반찬이 있을 때 오는 전화에요. “누구 집사님 집에 있으니까 이리로 와라” 분명 어머니께서 또 와서 밥을 차려주시는 것보다, 또 역시 집에 있는 반찬보다 좋은 것을 대접받으실 때 아들 생각이 나셔서 부르시는 것이지만... 그게 그렇게 싫더라구요. 어릴 때 좀 소심했잖아요. 먹는 것보다 초대받지 않았던 “목사님의 아들”로 가서 무언가 대접받는 게 그렇게 싫었어요. 그런데 혼자 밥을 해 먹으면서 느끼는 건 밥 한끼를 해 먹는게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고 시간이 드는가 하는 것이었어요. 밥은 “꾸역꾸역” 먹을 것이 아니라 감사함으로 먹어야 하는 것이구나. 밥은 먹어주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시간과 정성이 담겨있는 것이구나. 함께 식사하는 것이 참 좋은 것이구나... 그리고 레위기를 함께 읽으면서 “식사는 단순히 몸의 필요를 채우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드릴 화목제사가 되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 이야기에 잔치비유가 세가지나 나오거든요. *^^* 어제는 두끼나 초대를 받아서 밥을 먹었고 그래서 아주 만족한 하루였어요. 그래서인지 저녁에 또 새벽에 말씀을 읽으면서 다른 날보다도 와닿는 말씀이 많았습니다. 12 또 자기를 청한 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점심이나 저녁이나 베풀거든 벗이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 두렵건데 그 사람들이 너를 도로 청하여 네게 갚음이 될까 하라 13 잔치를 배설하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병신들과 저는 자들과 소경들을 청하라 14 그리하면 저희가 갚을 것이 없는고로 네게 복이 되리니 이는 의인들의 부활시에 네가 갚음을 받겠음이니라 하시더라 실은 제가 잘 찾아가서 밥을 얻어먹는 전도사님댁이 있어요. 자주 초대해주시기도 하구요. 때로 집에 가지 못하면 염치불구하고 빨래를 들고갈때도 있어요. 이것 읽는 데 그 생각이 나는 거에요. 우리는 보통 식사대접을 주고 받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전도사님 내외를 초대해 그렇게 정성스런 밥을 해드린 적이 없거든요. 어제 점심도 그 전도사님 댁에 가서 먹었어요. 3. 우리는 많은 관계를 “거래”로 하는 것 같아요. 네가 한번 사 주었으니 나도 한번 사야지... 반대로 내가 샀으니 이번엔 네가 살 차례야 하면서 말이에요. 거래는 “이득”을 목적으로 해요. 그래서 동기 결혼식에 가도 “내가 갔으니 너도 올꺼지?”를 물어봐요. 그리고 이득줄만한 사람을 골라서 가요. 자녀들도 이득을 줄만한 아이들과 친구하길 원해요. 어른들이 생일축하하고 결혼식에 가는 것도 또 장례식에 가는 것도 이런 부담감으로 하는 때가 있어요. 저만 그런가요? *^^* 그런데 오늘 예수님은 반대로 이야기하고 계세요. 오히려 네게 갚을 수 있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은 복이 안된다는 거에요. 세상이 말하는 “이득”이 안된다는 거에요. 또 세상이 말하는 관계형성에는 “체면”이 필요해요. 어떤 행사를 해도 제일 어려운 것 중의 하나는 “자리배치”에요. 상석에 누구를 앉혀야 하는가? 아니면 나는 어디에 앉아야 하는가? 일을 나누어 할 때도 결국 일하는 사람들만 일하게 되요. 왜냐면 체면이 서지 않기 때문이죠. 군대말로는 “그거할 밥이 아니라는 거에요” 그래서 때론 연세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청소를 하거나 무엇을 치우면 큰일 날 거서처럼 이야기를 해요. 그 이유는 나이드신 분을 위한게 아니에요. 나중에 내가 해야하니까...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중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어요. 제가 할께요 하면서 자기가 하는 사람이 있고, 아랫사람들을 혼내면서 “네가 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예수님은 이것도 반대로 이야기하고 계세요. 8 네가 누구에게나 혼인잔치에 청함을 받았을 때에 상좌에 앉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보다 더 좋은 사람이 청함을 받은 경우에 9 너와 저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이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 주라 하리니 그 때에 네가 부끄러워 말석으로 가게 되리라 10 청함을 받았을 때에 차라리 가서 말석에 앉으라 그러면 너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벗이여 올라 앉으라 하리니 그 때에야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 영광이 있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