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Ⅰ 거부하는 내담자와 관계 맺기
거부하는 내담자들은 상담자와 함께 다루어야 할 문제나 상담 목표를 공동으로 확인할 수 없다(Miller, 1992). 내담자는 자신이 상담자와 다뤄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따라서 거부형의 관계에서 내담자는 변화해야 할 어떤 이유도 보려하지 않거나 혹은 상담을 받아야 할 필요도 거의 없다고 여긴다. 종종 법원, 보호관찰소, 학교, 배우자 타인 등에 의해서 상담을 받도록 강요받은 내담자들이 상담자와 이런 유형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경향이 있다.
상담자들은 거부형 관계에 있는 사례들이 가장 다루기 어렵다고 말한다. 상담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는 물론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까지도 내담자들과 의견을 같이 하지 않기 때문에 좌절감을 느낀다. 이럴 경우 상담자가 시도할 첫단계는 내담자가 상담자와의 관계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다.
1. 내담자의 지각에 관심을 가진다
거부형의 관계 양상은 문제가 있는 내담자가 문제를 보는 시각과 그를 의뢰한 사람의 견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보통이다. 실제로 내담자가 자신을 의뢰한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시사를 강하게 보인다.
다음 상담 사례는 중3 남학생이 상담 교사로부터 폭력 문제로 의뢰되어 왔다. 그 학생은 최근에 일어났던 폭력 문제로 경찰에 고소가 제기된 상태였다. 왜 상담을 받으러 왔느냐는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응답했다.
내담자: 여기 오는 것이 도움이 될거라고 누가 나에게 말했지요, 음 뭔가를 하라고‥‥상담을 받아 보라고‥‥.
상담자: 그랬어, 그 말에 너도 찬성했구나.
내담자: 음, ‥‥.
상담자: 누가 권유했지?
내담자: (끼어 들면서) 내가, 음, 우리 학교의 상담 선생님께서‥‥.
상담자: 아 그래?
내담자: (끼어 들면서) 예! 부모님도. 그래서 ‥‥, 그분들은 내가 무엇을‥‥그분들은 확실히 하고 싶어하죠. 저, 음‥‥제대로 되는 것.
상담자: 그래서, 너도 여기 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구나.‥‥(침묵) 상담 선생님 말씀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니?
내담자: 음‥‥나는 선생님께서 좋아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기뻐할 때는, 부모님도 좋아할 거고, 그래서‥‥.
상담자: 그렇게 하면 너도 학교에 다니기가 수월해지고‥‥.
내담자: 학교에 다니기가 수월해지면, 부모님의 눈초리로부터 오는 압박을 더 이상 견디지 않아도 되죠.
상담자: (사이) 좋아요, 그래서, 음, 부모님이 뭘 원하는지 아니?
내담자는 그가 의뢰되어 상담을 받아야 할 문제인 폭력 사태에 대해서 문제성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러한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내담자에게 어떤 다른 불평이나 함께 다루어야 할 어떤 목표가 있는지를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면담이 계속되었을 때, 내담자와 상담자가 함께 밝혀낸 단 한 가지 문제는 그의 부모가 그를 괴롭히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아마도 내담자와 상담자가 함께 다룰 수 있는 불평 혹은 목표일 것이다.
어렵고 저항하는 내담자 혹은 부인하는 내담자들에 대해 전형적으로 상담자들은 내담자의 무반응에 반동적으로 더 더욱 도와주려고 박차를 가한다. 이런 박차는 상담자를 새롭지만 복잡하고, 공격적이면서 직면을 요하는 시도를 내담자에게 적용하도록 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것은 악순환의 시작이 된다. 즉 어려운 내담자로 생각하고 반동적으로 공격적인 상담 전략을 쓰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내담자는 그 전략에 대항해서 더욱 저항을 보이며, 내담자의 이런 대항에 대비하여 상담자는 더 강한 전략을 적용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 관계가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대체로 상담자가 자신과 내담자간에 존재하는 관계를 감지하고 이 관계를 적절하게 협응하는 것에 실패하는 데서 오는 문제이다. 즉 거부형의 관계를 요하는 내담자를 협조형 내지는 불평형의 내담자로 오인하는 데서 생기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상담자가 상담자-내담자 관계를 다시 고려하여 적절하게 다시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위 다루기 힘든 내담자와의 대화는 상담자가 알고 싶어하는 자세로 작업하는 것이다. 내담자와 일을 시작할 때, 상담자는 자기 자신이나 환경에 대한 내담자의 지각이 그 시점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준거틀 안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가정한다. 따라서 상담자의 과업은 아직 이해가 안 되는 내담자들의 지각에 대해 주의 깊게 질문하는 것이다. 내담자가 상담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보나 관찰 내용을 보고할 때도 내담자는 유능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2. 내담자에게 자신의 지각에 대한 책임을 맡긴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지각을 의미 있는 것으로 존중하는 동시에 내담자에게 자신의 지각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10대의 내담자가 “공부를 적게 할 때 학교 생활이 더 즐겁다.”라고 한다면, 상담자는 탐색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네가 공부를 더 적게 하면 학교 생활이 더 즐겁다고 말해주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니?”, 이런 종류의 질문들은 내담자를 존중하는 태도로서 내담자에게 자신의 지각을 상담자에게 이해시키도록 하는 책임을 부여하게 된다. 그것은 내담자가 정확하게 지각하고, 자신의 지각에 대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역설적으로 비록 이러한 책임은 내담자에게 압력으로 느껴지지만, 내담자의 저항은 사라지게 한다.
새로운 내담자를 만날 때마다 상담자는 적어도 2가지 내용에 대해 진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하나는 내담자가 자신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갖고 있는 지각이고, 다른 하나는 내담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지각이다. 내담자가 자신의 의사로 상담자를 만나러 오게 되었든지, 또는 다른 경우 다른 사람으로부터 의뢰를 받았는지에 관계없이 상담자는 두 가지에 관심을 갖는다.
내담자가 상담자와 만나도록 압력을 받거나 강요된 경우에, 자신의 상황과 상담자와의 관계에서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한 그의 지각은 그가 상담자에게 오게 된 경로에 의하여 깊은 영향을 받는다.
3. 내담자가 어떻게 상담실에 오게 되었는지에 주의를 기울인다
내담자가 상담실에 오게 된 경위는 상담자와 거부형 내담자간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관계가 시작된 그때부터 상담자는 줄곧 내담자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상담 체계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바로 이 시점에 상담실에 도움을 받으러 왔는지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인다. 이와 같은 정보는 상담자가 상담전략을 세우는데 대단히 유용한 것들이다.
상담자는 거부형의 내담자를 만날 때, 내담자가 원하는 것보다는 내담자와 관계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더 많은 이해를 가질 수 있다.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오게 된 경로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상담자는 내담자가 문제를 무엇이라고 보고, 무엇이 그리고 누가 변화해야 된다고 보는지에 대한 그의 지각을 알게 된다.
주변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 상담자를 만나야만 하는 내담자들은 대개 그 관계로부터 무엇을 성취해야 한다는 강제적인 명령 지시 받는다. 즉, 금주, 취업, 좋은 부모가 되는 것, 복학, 가출 생활의 청산, 학대의 중단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내담자들은 종종 이런 금지의 명령들을 정당한 이유가 없는 처벌, 부당한 조치, 또는 ‘어떤 사람이 자기를 못살게 구는 것’이라고 본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Haley는(1987) 다른 전문가들은 상담자에게 사회적 통제 기능을 기대한다고 지적하였다. 강제적으로 오게 된 대부분의 내담자들이 이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상담자가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더 주의 깊게 경청할 것으로 예상한다.
강요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은 반항, 저항, 그리고 자신을 통제하려는 타인들의 시도를 뒤엎고자 하는 욕망이다. 인간은 누군가의 통제 하에 놓여 있을 때 자신의 존엄성이 침해되어졌다고 느낀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역사와 문화를 초월하여 저항 운동이 억압에 대한 보편적인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4. 거부형과의 관계 맺기
목표 또는 심지어 문제에 대한 공동의 시각 없이는 거부형 관계에 있는 내담자들은 변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사례를 보자. 민희는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였고, 그 일로 경찰이 민희의 가정에 출동을 했다. 아빠는 구금 당했으며, 지문을 채취 당했고, 결국에는 딸을 폭행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석방되었다. 그 사이에 민희는 응급실에 보내져 검사를 받고 귀가하게 되었다. 그녀에게서는 타박상이나 멍과 같은 신체적 학대의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녀는 하루를 아동보호기관에서 지냈다. 다음날 민희의 부모는 민희가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즉시 보내주기를 요청했다.
상담자와 내담자와 함께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과정을 보면서, 상담자가 내담자의 지각과 상담실에 오게 된 경로에 대해 어떻게 주목했는지를 살펴보자.
상담자: 만약 네가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네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으면 하니?
민 희: (발끈 화를 내며) 난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어요. 아무도 날 집에 가게 하지 않아요.
내담자에게 단순히 자신의 삶에서 달라지기를 원하는 것을 질문함으로써 내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집에 가는 것이라는 것이 명확해졌다. 그녀가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가와 관련하여 거부형 관계 대신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는 이미 집에 가는 것을 중심으로 협조형 관계가 발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상담자는 내담자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더욱 명료화하기 위해 계속 질문을 해나갔다.
상담자: 민희야, 난 좀 혼란스러운데, 집에 가는 것의 어떤 부분이 너에게 그렇게 중요하니 ?
민 희: 부모와 함께 살고 싶어요. 소년원이 아니고요. 나에겐 엄연히 집이 있다고요.
상담자: 그렇구나, 집에 가는 게 너에게는 매우 중요하구나. 너의 부모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내 말은 그들도 네가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이 너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냐 말이야?
민 희: 나는 부모님을 사랑해요. 엄마, 아빠도 알아야 하는데.
상담자: 부모님들은 잘 모르실 것 같다고 생각하는구나. 네가 부모님을 얼마나 사랑하고 얼마나 엄마, 아빠와 살고 싶어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야 할까?
민 희: 난 집에 가고 싶어요.
상담자: 그래, 네가 진짜 집에 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겠어. 그러면 어떻게 하면 네가 집에 갈 수 있을까? 네 생각에는 네가 집에 가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먼저 있어야 할까?
민 희: 부모가 내가 집에 와도 된다고 해야겠죠. 그러나 어제 일 때문에 화가 나서 그런 말을 안 할 거예요.
여기서 상담자는 내담자 자신의 소망, 즉, 집에 가는 것과 부모와 함께 사는 것에 대한 그녀의 희망을 좀더 설명하도록 이끌었다. 상담자는 대화가 진행되면서 이것이 내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 결과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 가로 대화를 이끌어 갔다. 상담자는 순수한 알고 싶어하는 자세로 더 많은 정보를 요청하였지만 내담자에게 제안이나 충고를 하지 않았다.
대신에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지각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럼으로써 내담자의 관점에 대한 분명하고 가능한 이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이런 방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므로 이는 내담자에게 상당한 작업일 수 있고 동기를 부여할 있다. 그것은 내담자가 자신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길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상담자: 자. 나도 부모님이 오늘 너에게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부모님은 네가 집에 돌아 을 수 있으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씀하실까?
민 희: 부모님은 그게 전부 내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버진 정말 날 때렸다고요.
여기서 지난밤의 사건에 대하여, 그리고 누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려는 내담자의 시도에 초점이 흐려진다면 그것을 잘못이다. 그것은 여느 때처럼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한다. 다른 상담자를 만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많은 내담자들과 마찬가지로, 민희는 아마도 그녀를 돕기 위하여 노력하였던 어른들, 교사, 교도관, 심리학자, 상담자 그리고 다른 여러 사람들과 사실에 대한 논쟁을 한 다년 간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무엇이 진짜로 일어났는가, 왜 그것이 그런 방식으로 발생했는가, 정말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가에 대한 그 같은 논쟁은 거의 해결책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 대신에 그 같은 논쟁은 대개 좌절감과 자신이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감정을 갖게 한다. 사실에 대한 내담자의 지각을 인식하고, 내담자가 원하는 것과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가로 대화의 초점을 조정함으로써 그러한 문제 중심적 대화를 피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상담자: 난 네가 아버지가 널 정말 때렸다고 믿고 있다는 것을 알겠어. (진정한 호기심을 가지고) 그럼. 네가 집에 갈 수 있기 위해선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할까?
민 희: 부모님은 내가 잘못을 빌고, 부모님 말을 잘 듣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하실 거예요.
상담자: 만약 네가 잘못을 빌고 말을 잘 듣겠다고 약속한다면 부모님이 널 믿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니?
민 희: 아버지가 나에게 정말로 화가 많이 났다는 걸 알아요.
상담자: 그럼, 부모님이 너를 집에 다시 오도록 허락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실까?
민 희: 난 아버지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며칠 간 기다려야 할 것이고, 그리고 나서 부모님께 잘못을 빌어야 할 거예요.
상담자는 내담자가 원하는 것을 공동으로 지각해 냈고, 그것을 위하여 그녀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작업하기 시작했다. 상담자는 알고 싶어하는 자세로 그녀의 지각에 대해 질문하고, 타당하고 이해할 만한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한 것이다. 시종일관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초점을 두었으며, 그녀가 문제 중심적 대화로 빠지려 할 때마다 해결 중심적 대화로 되돌아오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철저한 좌절을 경험한 모든 이들의 지각에도 불구하고, 상담자는 내담자가 유능하다고 가정했다. 즉, 긴박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또한 자신이나 자기 주변에서 해결책 구축을 위해 가능한 강점과 자원들을 생각하고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5. 거부형과 상담 진행 방법에 대한 지침
만약 상담자가 내담자와 대립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다음의 지침을 검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 내담자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신뢰하라.
◇ 상담자 자신의 판단을 배제하고 내담자의 조심스럽고 방어적인 태도 배후에 깔려 있는 내담자의 지각에 동의하라.
◇ 내담자에게 자신을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이라고 인식하고 있는지 반드시 질문하라. 즉, 내담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고 내담자의 대답을 수용하라(어떤 사람에게 질문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당신의 의사를 암시하는 것이다).
◇ 내담자의 말을 상담자가 말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설명하려고 하는 대신, 내담자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고 내담자의 언어를 사용하라.
◇ 내담자의 저항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 (역설적 접근)
◇ 내담자의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 (생태체계적 접근)
Ⅱ 거부형과의 관계에서 목표 설정
스스로 변화되기를 바라지 않는 비자발적인 내담자와 작업하는 것은 재미없는 일이다. 상담자의 전문적 지식과 전문성에 가치를 인정하는 내담자와 작업하는 것이 훨씬 보람있고 쉽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청소년들은 권위에 저항하고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에, 상담 프로그램들은 소위 비자발적이라고 부르는 내담자들을 다루는 것을 포함해야만 한다. 상담자들 사이에서 문제 청소년들을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상 상담자들이 상담 관계를 잘못 검토하였거나, 또는 내담자의 욕구를 하나의 시발점으로서 가치가 있거나 유용하다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신의 문제가 자신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부인하거나 최소화시키는 비자발적인 내담자들과 일할 때, 상담자는 상담의 효용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자신의 사고 관점을 변경시킬 필요가 있다. 만약 변경하지 않을 경우, 상담자는 쉽게 낙담하거나 압도되며 절망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내담자에 대한 상담자의 일반적인 반응은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과잉반응이 되면서 내담자의 문제에 상담자 자신이 더 속상해 하는 것이다. 즉 상담자 자신이 쉽게 내담자가 되는 것이다.
거부형 내담자들과 작업할 때 특히 상담자는 "……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니?"라고 내담자에게 말하기 쉽다. 이런 유형의 개입 결과는 부정적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을 피하기 위해 함정을 이해하고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행동이 지속됨으로써 극적이며 심각한 신체적․심리적 손상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상담자는 상담 목표를 일방적으로 설정하기 쉽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생산적이 되고 다시 온전해질 수 있는 잠재력을 많이 갖고 있음을 볼 수도 있다. 반면에 상담자는 문제 행동으로 인한 고통이 내담자 자신뿐 아니라 주위 사람, 즉 부모, 또래, 교사 등에게도 가해지는 것을 보고 분개한 나머지 최상의 임상적 판단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 많은 상담자들이 내담자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고 혼자 설정한 목적이나 상담 프로그램을 내담자가 따르지 않을 때 놀라거나 화를 낸다.
문제 청소년들에게 붙여진 편견은 내담자가 사실상 거부형일지도 모르는데 협조형인 것으로 상담자가 종종 오판함으로써 생긴다. 내담자는 책임감을 갖게 되거나 또는 상담을 좀 더 신중히 받아들이는 것 등의 자신이 해야 할 것에 대해 토론할 때, 기대한 것만큼의 반응을 보이지 않기 쉽다. 그러므로 거부형 관계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내담자의 동기를 높일 뿐 아니라 내담자가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이러한 내담자에게 좌절하는 대신 다음의 몇 가지 기술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는 상담 관계를 바르게 설정할 뿐 아니라 내담자를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상담 목적을 내담자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내담자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기
거부형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상담자의 자세는 성실하고 진실하며, 목표를 설정하는데 있어서 내담자가 보여주는 자기 결정을 존중하며, 그 자신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지적 능력을 갖고 있음을 신뢰하는 것이다. 상담자가 내담자를 진심으로 존중한다는 것이 분명히 전해질 때, 내담자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임상적 경험에 의하면 모든 내담자는 비록 부모나 교사 또는 배우자를 확신시키기 위한 것일지라도 무엇인가를 얻으러 상담자에게 온다 .
어떤 내담자에게는 좋은 가족관계를 가지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또 어떤 내담자는 친구관계를 중요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청소년에 따라서는 학교 생활을 유지하거나, 또는 퇴학을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상담 목표일 수 있다. 또 어떤 내담자들에게는 독립적이 되어______을(를) 하라는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중요한 목표일 수도 있다. 간혹 내담자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내담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종종 모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9세의 고3생인 신주는 처음에는 경계심이 많았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는데 어려워했다. 상담자를 만나기 전 3 개월간 그녀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생활을 하여 무단 결석이 잦아졌다. 담임 선생님은 신주의 과도한 결석을 해명하라고 요구하자 그녀는 사유서를 제출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사실상 매일 밤 돌아다녔고, 종종 잠도 못 잤기 때문이었다. 신주의 담임 선생님에 의해 그녀가 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그녀에게 선생님이 신주의 상담에 대해 갖고 있는 목적을 물어본 결과, 신주가 좀 더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을 잘 표현하고 싶다는 애매한 생각만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면접하는 동안 좀 더 기분 좋게 느끼는 것이 얼마나 그녀에게 중요한가를 물었더니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학교에서 퇴학당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크게 잘못한 것은 없으므로 퇴학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녀가 제공한 정보는 많은 부분에서 일관성이 없었다. 우리는 그녀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고 느꼈으므로 상담에 임할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을 명확히 밝히는 데에는 두번의 면담이 소요되었다.
2. 내담자의 목적에 동의하며 그의 문제에 동정적이기
누구의 참견도 받지 않는 것이라는 상담 목적을 성취하려는 내담자는, 예를 들어, 지각이나 결석하지 않기, 밤늦게 귀가하지 않기 또는 약속시간 지키기 등의 일정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 비록 상담자의 희망은 내담자가 문제를 직면하는 등 좀 더 야심 찬 목적을 향해 노력하는 것일 수 있으나 현재에는 골치거리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목적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로 이 목적을 실천하기 위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행동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담자가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내담자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발견하여 이것을 성취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하라고 하는 것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내담자도 예외가 아니다. 상담자는 자신의 인생이 지배당하기 때문에 생기는 내담자의 문제에 대해 동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공감 기술을 활용하도록 노력하라. 내담자들이 상담실에 앉아있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한번 상상해 보라. 내담자에게 지지적이어야 하며 그의 편에 서야 한다. 그리고 교사, 부모의 비합리적인 욕구 등을 지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3. 내담자를 지지하기
강요에 의해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에게는 시간을 내고 노력을 하여 상담실에 온 것 자체에 대해 지지를 하여야 한다. 내담자의 이러한 노력은 예를 들면, 부모나 교사처럼 내담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한 의도이거나, 또는 불쾌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피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담자는 학교의 명령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불이익을 받는 쪽을 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상담을 받는 저변의 동기는 그의 생애에서 생기는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하나의 욕구임에 틀림이 없고 이는 분명히 긍정적인 조치이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뭔가 지지받을 점이 있다는 것을 진실로 믿어야 하며 따라서 지지할 요소를 찾아야 할 것이다.
내담자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처럼 상담자 역시 비판적이고, “_____을 하라”고 말하는 사람일 것으로 기대하기 쉬우며, 만약 이 기대가 맞을 경우 과거에 자신이 실패했던 기억을 되살리게 될 것이다. 내담자가 시도한 진정한 노력을 상담자가 인정해 주면서 칭찬해 주면 크게 놀라는 내담자를 볼 수 있는데, 이는 흔한 일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내담자들은 대부분 방어의 벽을 걷어치우는데, 어떤 내담자들은 감정적으로 강하게 반응한다. 울거나, 미소를 짓는 내담자, 또는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라고 상담자가 말하면 이 말에 동의하면서 계속 되풀이하는 내담자도 있다. 어떤 청소년은 "정말, 나는 나쁜 짓을 너무 많이 해요. 그것이 나나 다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다는 것도 알지요. 사실, 나는 나의 행동에 대해 뭔가를 해야만 해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원하는 바로 그것이 내담자에게 진정 좋은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여야 한다. 적어도 그 반대로 증명되기까지는 그래야 한다. 상담자가 그런 입장을 취하게 되면, 내담자를 존경하는 것이 쉬울 뿐만 아니라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하는 긍정적인 일들을 쉽게 보게 된다.
내담자가 약속 시간에 상담실에 온 것 자체에 대해서도 지지할 수 있다. 퇴학을 당하거나 소년원에 가는 등 법적 조치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에 상담을 받으러 오고, 학업을 계속 하려 하고, 또는 가족을 즐겁게 하려고 애쓰는 등의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이전에는 실패했을지라도 지금은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내담자가 자신의 인생과 행동을 관리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포함하여 자신에게 좋아지려고 애쓰는 일들을 모두 부각시켜주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내담자가 그처럼 오랫동안 학교에 다닌 것이라든가, 그 외 학문적, 예능적, 사회적 활동에서 어느 수준에 도달했음에 대해서도 지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교사의 의뢰로 상담을 받으러 왔던 내담자에게 비록 그녀가 자신의 뜻으로 상담실에 오지는 않았지만 첫 면담에 온 것에 대해 칭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좀 더 좋게 느끼며 학교를 졸업하고 싶다는 내담자의 바램은 곧 그가 자신에게 좋은 것을 하려는 일차적인 조치라는 것에 분명히 동의해 줄 수 있다.
4. 의뢰인의 요구에 대한 내담자의 관점 물어보기
처음에는 거부형에 속하는 내담자 대부분이 자신의 상담은 타인의 강요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에 대해 협조적이거나 개방적이 아니며 부정직하기 쉽다. 그러나 이들은 남들이 자신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잘못된 관념을 종종 고쳐주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의 요구, 학교의 조치 또는 꼭 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 이들이 어떻게 지각하는지를 물어보는 것은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내담자는 자신이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보통은 이런 오해를 고치려고 애쓴다.
17세인 대현은 홀어머니의 의뢰로 상담을 받으러 왔는데, 이유는 본드 흡입을 의심받았기 때문이다. 대현은 키가 크고 체격도 건장하였다. 그는 몸을 의자 밖으로 쭉 뻗치고 앉아 도전적인 얼굴 표정을 지었으며 침통하고 비협조적으로 보였다. 상담자는 동정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대화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상담자: 오늘 같은 날 잘 모르는 상담자와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것보다 다른 더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엄마는 네가 여기에 와서 무슨 일이 일어나야 다시 여기 올 필요가 없다고 말할까?
내담자: 네?
상담자: 네가 나를 만나러 더 이상 여기에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을 엄마가 믿으려면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엄마는 생각할까?
내담자: 우리 엄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엄마는 나를 약물 중독자나 또는 뭔가 된 것, 미쳐버린 것처럼 생각하지요.
상담자: 네가 그렇지 않으니 됐구나. 어떻게 하면 네가 보통 청소년이라는 것을 어머니에게 확신시킬 수 있을까?
내담자: 엄마에게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엄마는 아무 것도 아닌 것에도 항상 폭발하고 고함치며 비명을 질러요.
상담자: 얘길 들으니 집안 상황이 만만치 않구나. 참 재미가 없을 것 같은데.
내담자: 그래요. 재미없어요. 엄마는 차분해 질 필요가 있어요 엄마는 조그만 것, 예를 들면, 그릇 씻는 것이 잘 안되면 그런 작은 일에도 고함을 질러요.
위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대현의 최종 관심사는 약물 남용과 관계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어머니가 차분해지고 그에게 고함을 치지 않는 것이었다. 만약에 상담자가 대현의 약물 사용에 대해 캐물었다면 아마도 그는 얘기하기를 거부했거나 그 이후 상담실에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상담자가 대현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에 동의했을 때, 그는 다시 상담실에 오는 것에 덜 저항하였다. 그가 다시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것에 관심을 가졌으므로 자신의 약물 사용에 대해 살펴보는데 흥미를 가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것은 목적 협상에 좋은 시발점이 된다. 대현은 자신의 약물남용 문제에 대해 인정하기를 꺼리는 것을 상담자가 알아차림으로써, 상담자는 대현이 어머니에 의해 약물 중독자라고 오해받은 문제에 동정적이었다.
다음은 의뢰되어서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들과 목적을 협상하는 데에 유용한 질문들이다.
1) 여기에 온 것은 누구의 생각이었는가? 당신이 여기 오도록 제안한 사람이 누구였는가? (누가 당신을 여기에 오도록 하였나?)
무엇 때문에 _________는 당신이 여기 와야 된다고 생각했는가?
당신이 이 문제를 가진 이유를 ________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 _________ 에게 무슨 일이 생겨야 당신을 가만히 내버려 둘 것인가?
어떻게 하면 ______에게 당신이 더 이상 여기에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을 확신시킬 수 있을까?
당신이 무슨 일을 하면 여기에 더 이상 올 필요가 없다고 말할 것 같은가?
당신이 여기에 오는 것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해 뭐라고 말할 것 같은가?
3) 당신이 뭘 다르게 해야 한다고 _________ 가 말할 것 같은가?
4) 당신의 어떤 행동을 보아야 이 상담이 당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________ 가 말할 것 같은가 ?
5) 마지막으로 _________을 한 적이 언제였나?
그 때는 무엇이 달랐는가?
________ 을 어떻게 하였나?
당신이 ________을 하게 하는데 가장 도움이 된 것이 무엇이었나?
당신이 ________ 했을 때 당신의 달라진 점이 무엇이었다고 말할 것 같은가?
6) 시작하기 위해 취해야 할 첫 단계가 무엇인가?
당신에게 도움을 준 일을 얼마나 자신 있게 다시 반복할 수 있는가?
당신이 다시 이것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한다고 ________가 믿을 것 같은가 ?
그 때 _____________는 무엇을 다르게 할 것 같은가?
7) 그 때 당신의 인생은 무엇이 다를 것인가?
현재와 다른 무엇이 당신의 인생에서 일어날 것인가?
그 때 당신의 인생에 어떤 차이를 가져 올 것인가?
8) 당신이 충분히 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당신이 변화한 것을 제일 먼저 알아차릴 사람은 누구일까?
그 때 당신이 달라진 것을 ________는 무엇이라고 말할 것 같은가?
그 때 그 일은 당신의 가족(사장, 친구, 자식)들과의 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금 당신이 하고 있지 않은 어떤 다른 일을 하고 있을까?
다음의 대화에서 이러한 질문들을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 주고자 한다.
상담자: 내가 어떻게 도움이 될까?
내담자: 잘 모르겠어요. 모두들 내가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누구를 괴롭히지는 않아요. 그런 식은 아니고‥‥그리고 말입니다. 나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학교에 다닐 수 있어요.
상담자: 오늘 여기 온 것은 누구의 아이디어였어?
내담자: 내가 늘 놈팽이라고 생각한다면 선생들은 틀렸어요.
상담자: 그래서 선생님들은 네가 어떻게 하면 여기에 오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할까?
내담자: 우리 담임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그 사람은 개학 첫날부터 날 좋아하지 않았어요. 내가 말썽꾸러기라고 생각하고 있죠 .
상담자: 무엇 때문에 담임 선생님은 네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니?
내담자: 가끔씩 월요일에 학교에 안가지요.
상담자: 너에게도 그것이 문제가 되니?
내담자: 난 학교를 졸업해야 해요. 내가 주말에 너무 형편없이 돌아다녀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상담자: 그래서 네가 학교를 계속 다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내담자: 담임 선생님에게 내가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신시켜야 해요.
상담자: 참 좋은 생각이구나. 그렇다면 네가 어떻게 해야, 네가 학교에 잘 다닐 것이라는 것을 담임 선생님에게 확신시킬 수 있을까?
내담자: 내가 월요일 아침에 활기찬 모습으로 학교에 나가는 것으로 생각하겠죠. “자, 우리 학급은 하나야", 이 말은 담임이 좋아하는 말이예요.
상담자: 월요일 아침에 학교에 가는 것과 네가 학급의 일원임을 보여 주는 것 외에 또 무엇이 있니?
위의 대화에서 보면 내담자와의 면담이 힘들게 시작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좌절감을 가진 시작으로 진행되는 것을 명확히 볼 수 있다. 내담자는 ‘부인하고 있는’ 사람으로 취급되어 쉽게 상담 대상이 안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상담자는 그 내담자를 결석 문제 외의 다른 문제에 대한 협조적이 되도록 돕는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내담자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았다면 상담자의 일은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위의 대화에서처럼 내담자가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지 않았을 때에도 상담자는 “임상적 자료를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까?”의 결정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상담자는 사물을 다르게 보는 내담자의 관점에 진정한 존경과 호기심을 보였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시각에서 내담자의 문제를 보았을 때, 내담자는 결국 자신이 성취할 수 있는 목적을 하나 결정하게 되었다.
비록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에도 자신의 부적응적인 행동이 자신에게 얼마나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는가, 그리고 자신을 얼마만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의 일부로 보는가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종종 필요한 일이다.
다음은 자청하여 상담을 받으러 온 진희라는 고3 휴학생과 상담한 것 중 한 회기를 발췌한 내용이다. 내담자가 그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상담에 대한 양가감정과 미약한 책임감이 충분히 탐구되어야 했음을 주목하기 바란다. 내담자가 하는 말에 상담자가 어떤 방법으로 계속 초점을 맞추고 내담자의 관점을 믿으며,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 관점에 부드럽게 도전하는가를 살펴 보라.
상담자: 내가 어떻게 도움이 될까?
내담자: 잘 모르겠어요. 어떤 프로그램에 들어갔으면 하는데요.
상담자: 어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구나.
내담자: 화를 덜 내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요.
상담자: 누구에게 화를 가장 잘 내니?
내담자: 화가 많이 나요.
상담자: 그럴 경우 어떻게 하는데?
내담자: 음, 친구들을 만나죠. 내가 그들 주위에 있으면, 편안해요.
내담자가 점점 주저하고 모호해지자 상담자는 아마도 자신이 너무 빨리 밀어 부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화를 내는 대상을 탐색하기보다는 대신에 목적 협상에 초점을 두기로 하였다.
상담자: 참, 그래서 오늘 여기에 올 때 어떻게 도움받기를 바란다고?
내담자: 음, 제가 뭘 바라는지 잘 모르겠어요.
상담자: 네가 화를 안내기 위해서 친구를 만나야 하는지 아님 안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것이구나.
내담자: 바로 그거예요.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요. 나는 집에 있고 싶기도 하고, 그러나 잘 모르겠어요. 특히 밤늦게 안 나가려고 애를 쓰지만 다른 애들도 다 돌아다녀요.
상담자: 선생님에게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싶다고 네가 말한 것과 화를 내는 것과 관계가 있니, 아니면 집에 있기 힘든 것과 관계가 있니?
내담자: 학교 상담선생님 말로는 선생님께서 나같은 애들을 돕는다고 했어요. 난 뭔가를 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거든요. 지금 참 힘이 들어요 .
상담자: 지금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것이 힘들다는 뜻이로구나.
내담자: 예, 난 내가 뭘 원하는지를 모르겠어요. 내가 밤늦게 돌아다니지 않아야 되는 것을 알아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상담자: 부모님은 네가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내담자: 부모님은 더 이상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하지 않아요. 그러나 가끔은 “언제 정신을 차릴 거니?”라고 묻죠. 그 말은 내가 얌전하게 학교에 다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겠죠.
상담자: 분명 부모님은 네가 자신에게 좋은 것을 하길 원하겠지. 네 생각으로는 자신이 무엇을 하면 좋겠어?
내담자: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요. 학교에 복학해서 잘 다니는 것이지요 .
상담자: 복학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니? 복학하기 위해 네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야?
내담자: 음, 내 자신이 좀 더 안정되어야 하고, 나만의 장소가 있어야 하겠죠. 그리고 밤늦게 덜 돌아다니고 술도 그만 마시고요.
상담자: 그러면 네가 이쪽이나 또는 저쪽으로 결정하는 데에 무엇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내담자: 바로 그거군요. 그거예요. 난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상담자: 네가 그 점에 대해 솔직해서 고마워. 쓸데없는 이야기를 대신 할 수도 있을 텐데. 난 이렇게 생각해. 네가 밤늦게 돌아다닐 때는 그럴만한 좋은 이유가 있어서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 때에도 그럴만한 좋은 이유가 있어서이지. 그러니 네가 밤늦게 돌아다니는 좋은 이유는 무엇인 것 같아?
내담자: 글쎄요. 아마 내가 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좋은 이유가 되겠죠.
상담자: 다른 좋은 점도 있을 텐데.
내담자: 말이죠, 내가 굉장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해요. 내가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의 유형을 아시죠. 같이 돌아다니면 두려울 게 없어요.
상담자: 좋아. 그것 참 좋은 이유구나. 다른 이유는?
내담자: 없는 것 같은데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이렇게 생활했어요 .
상담자: 중학생들은 뭘 잘 모르니까 아무 것이나 시작해야지. 그런데 네가 계속 밤늦게 돌아다니는 데에 좋은 이유가 있을 텐데. 내가 보기에 넌 좋은 이유가 없이는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데.
내담자: 난 정말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내가 그런 생활을 너무 오래해 왔기 때문에 그냥 하는 거죠.
상담자: 네 말은 너무 오래 해왔기에 버릇으로 하는 거다 라는 뜻이로구나.
내담자: 이런 식이죠. 오늘처럼 말예요. 내가 앉아 있는 것에 싫증이 나면 거리로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지요.
상담자: 네가 심심할 때란 말로 들리는구나. 그래, 좋은 이유구나. 또 다른 좋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겠어?
내담자: 선생님께서 좋은 이유라고 말할 때, 나는 나의 행동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하나의 좋은 이유라고.
상담자: 너는 상당히 명석한 것 같거든, 그러니 좋은 이유 없이 일을 할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아.
내담자: 좋은 이유란 정말 없는 것 같아요. 그냥 하고 있을 뿐이에요.
상담자: 어쩌면 그것이 좋은 이유이겠구나. 자신을 좀 더 편안하게 느끼게 해 주는 것, 또 다른 좋은 이유를 생각해 낼 수 있겠니?
상담자: 아뇨. 지금 당장은 없어요.
내담자: 넌 다시 말하지만 좋은 이유없이 일을 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내담자: 좋아요. 살아가는 목표가 없는 사람들은 자살 성향이 있고 또 자살하려 한다는 것을 오래 전에 읽었어요. 나는 내가 가끔 자살하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에 그 말에 동의하지요. 사실 난 자살하려 했는데 할 수가 없었어요. 그 이후 난 너무 비겁해서 자살을 할 수 없으니 아예 자살을 안 하기로 결심했어요.
상담자: 그래, 잘 말했어. 그걸 들으니 기쁘구나. 자 이제는 돌아다니지 않아서 좋은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자.
내담자: 집에 있는 것 말인가요? 음, 내 주머니에 돈이 더 있을 것이고. 어쩌면 식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상담자: 식구 누구?
내담자: 나의 가족요, 특히 나의 언니요. 그리고 아빠도.
상담자: 식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 좋아. 또 다른 것은?
내담자: 아뇨. 없어요.
상담자: 자, 이제 밤늦게 돌아다녀서 좋은 이유와 집에 있어서 좋은 이유, 양쪽을 모두 살펴봤구나. 어느 쪽이 너에게 더 나은지 결정을 해야 하는구나.
내담자: 내가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요? 내가 어떤 쪽으로 갈 것인가 말인가요?
상담자: 그래.
내담자: 별로 어려운 질문 같지는 않은데, 어렵군요. 왜냐하면 난 뭔가를 놓치곤 하니까요. 그러나 내가 어떤 쪽으로 갈 것인지를 말하는 것은 어려워요. 정말 결정하기가 어렵군요.
상담자: 그래, 어느 쪽으로 갈 지 결정하는 것이 참 어려운 문제겠구나. 자, 진희는 일단 어느 쪽으로 가겠다고 결정하면 끝까지 따르는 그런 사람인가요? 아니면 결정을 내린 후에도 마음을 바꾸나요?
내담자: 난 마음을 바꾸죠.
상담자: 내가 알기로는 진희는 어떤 일을 할 때 대단히 끈기가 있다고 들었는데. 예를 들면, 무려 9개월 동안 상담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도 있고‥‥.
내담자: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상담자: 다시 아까 그 얘기로 돌아가자. 어느 쪽으로 갈 지 어떻게 결정할래?
내담자 : 마치 옳거나 아니면 그른 일처럼 보이는군요. 내가 그른 일을 하는 것 같아요. 난 내게 옳은 일이 무엇인지 알아요. 이제 쓸데없이 돌아다니는 일은 그만두고 뭔가 긍정적인 일을 시작하고 싶어요.
상담 여부의 결정이 다른 매력적인 대안 중 어려운 선택인 것으로 알고, 상담자는 내담자의 행동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나이에 내려진 것임을 존중하는 태도로 지적했을 뿐 아니라, 이제는 내담자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큼 명석함을 지녔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것은 내담자의 행동을 다시 선택하게 만들고 또한 그녀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가에 기초하여 더 나은 결정을 내린 것임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내담자의 관점에서 내담자에게 궁극적으로 좋은 것이 무엇일지에 초점을 둔다.
내담자가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그녀가 두 가지 방안의 장점을 저울질하도록 하였고, 현명한 결정을 하도록 개입한다. 임상적 경험에 의하면, 내담자에게 선택할 여지를 주면 그릇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두려움과는 반대로, 내담자들은 훌륭한 선택을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 정신에 대해 신뢰를 되찾게 해주는 점이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어떤 방향으로 갈 지에 대해 양가적 감정을 갖고 있음을 알고 내담자가 어느 한 쪽을 취하도록 밀면 결과적으로 내담자의 저항은 증가한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진정 정직할 수 있었음에 지지를 보내며, 다음 한 주 동안 자신에 대해 신중한 질문을 해야 할 일이 있음도 시인해 준다.
다음 주 진희는 더 명랑하고 낙관적이 되어 상담실에 와서는 복학을 알아보느라고 바쁘게 지내면서 스스로 한 밤 중에 외출을 줄였다고 보고하였다. 그녀는 그 일이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 않음을 발견하였다.
5. 관계 속에서의 변화
내담자가 전혀 변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상담자와 어떠한 목표도 논의할 수 없을 때, 또한 문제 행동이 하나의 게임으로 정형화된 경우, 내담자를 그대로 놔둔 상태에서 환경의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
거부형은 문제가 문제인 것을 부정함으로써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들추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와 같은 표현 속에 이들의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이들의 일반적인 태도는 이것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한 어떤 가정에 기초한 전형적인 단순화에 기인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 문화는 사회에 비인간화 문제들을 초래하지만, 그 해결책이 컴퓨터를 부수고 단순하고 정직한 생활로 되돌아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이다.
이러한 단순화는 현재의 문제를 유지시킴으로써 병리적이지만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기인된다. 하지만 결국 미해결된 상태에서 더 오래 머물게 되므로 더욱 더 집요하게 얽혀지는 경향성을 지니며, 단순화는 원래의 문제를 더욱 더 복잡하게 만들게 되므로 실로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자체가 내담자의 입장에서는 균형이 깨어지는 것이므로 완강하게 거부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내담자들에게는 환경을 변화시켜, 그 환경의 변화에 따른 불균형을 바로 잡으려는 욕구를 활용하는 해결책을 써야 한다. 앞으로 제시되는 역설 상담, 역경을 활용하기, 관계 속에서의 변화 등이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Ⅲ 거부형을 변화시키기
만약 내담자가 거부형 관계에 있다고 판단이 되면, 내담자가 당장은 상담자와 함께 작업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목표라든가 그와 관계된 예외는 말할 것도 없고 문제가 무엇인지도 함께 정의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내담자에게 가장 유용할 것 같은 역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역설적인 과제는 내담자들에게 그들이 변화하는 것을 돕는 한도 내에서 변하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엄마가 아이를 과잉 보호하고 치마 폭에 싸고 있어서 아이가 스스로 무엇을 하기 위해 결정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자유가 없는 경우가 있다. 만약 그 엄마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설득하면, 아마 더욱 극성을 부리는 반응을 보이며, 상담자는 아이가 얼마나 결점 투성이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엄마에게 일주내내 아이 옆에 붙어 있으라고 시키는 역설적인 접근 방법을 취해 보자. 엄마는 아이를 살피고 보호하고 일일이 아이 시중을 들어주어야 한다. 상담자는 그 엄마에 맞게 이 지시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이유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엄마가 이렇게 해야 아이가 이 상황에서 느끼는 바가 정말 무엇인지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거나, 그렇게 해야 엄마 자신과 아이를 객관적으로 관찰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역설적인 접근을 잘 활용하려면 상담자는 엄마가 해보였던 것보다도 훨씬 극단적인 행동을 요구해야 한다. 예를 들면, 그녀를 아이 옆에 붙어 있게 할뿐만 아니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한시간 동안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위험한 사건에 대하여 아이에게 경고하게 한다. 혹은 상담자가 그녀 행동의 어떤 면(아이에게 지나치게 민감한, 예를 들면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는데 지나치게 민감하면, 반드시 옆에서 먹이도록 하는)을 취하여 좀더 극단적으로 만든다. 결국 엄마는 아이의 반발에 지치게 되고 상담자가 시켰다는 이유로 자신의 한던 행동을 그만 두게 된다. 또한 상담자는 아이에게 엄마에게 벗어나기 위해서 엄마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도록 전략을 세우면, 엄마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너무 많다고 느끼게 되고 더 이상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질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자기 일을 좀더 알아서 해야 하고, 책임도 더 져야 한다고 강조하게 될 것이다. 보통 이러한 방식은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 만일 엄마가 아이를 덜싸고 돈다고 하더라도 엄마에게 찬사를 보내서는 안되며, 좀더 다그쳐야 한다.
항상 비생산적인 싸움을 벌이는 부부의 경우에도 유사한 방식을 적용시킬 수 있다. 상담자는 그들에게 집에 가서 시간을 정해 놓고 매일 일정시가 동안 싸우도록 권유할 수 있다. 이 경우도 반드시 싸워야 하는 적절한 이유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사람들은 누가 시켜서 싸운다거나, 누가 자신들을 더 비참하게 만들려고 할 경우 반발하게 된다.
이와 비슷하게 자녀가 부모들을 성나게 하는 경우, 상담자는 자녀에게 하루에 한번씩 부모를 화나게 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자녀가 부모를 자극하더라도, 상담자가 시켜서 하는 것을 아는 이상 부모들의 반응은 달라질 것이고 자녀의 행동도 달라지지 아니할 수 없다.
1. 밧줄을 놓아 버리기
부모-자녀간의 관계는 자주 서로 줄다리기 시합이 되기 쉽다. 자녀들이 한 쪽에서 잡아당기면, 부모는 다른 쪽에서 잡아당긴다. 부모들이 보다 세게 잡아당기면, 자녀는 반대 방향으로 더 세게 잡아당긴다. 이러한 역동은 특히 10대의 자녀를 둔 가족에게서 나타난다. 부모가 자녀를 통제하려고 하면 할수록, 자녀는 더욱 자신의 자유를 확보하려고 한다.
이러한 경우에 부모들은 자신들이 너무 허용적이어서 자녀에게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더욱 엄한 규칙을 정해 놓는다. 문제가 발생하면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별 효과도 없이 바쁘게 노력하는 상황이 흔히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문제를 정의하기는 쉽다. 자녀가 부모에게 복종하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으며, 제멋대로 행동한다. 무례하고, 감사할 줄 모르며, 집에 늦게 들어오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린다. 상황은 보통 판에 박힌 형태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된다.
8살짜리 어린이에게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그렇지 않으면......”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15살 난 자녀에게 그렇게 말한다면 그는 눈을 부라리면서 “그렇지 않으면, 뭐?"라며 심술궂게 되물어 볼 것이다. 이런 경우 부모는 이미 효과도 없는 통제를 되풀이하는 일 외에는 별도리가 없게 된다.
자녀를 설득하려는 노력은 허사가 된다. 부모는 약간의 처벌을 내리고 아이는 성공적으로 이에 반항한다. 그래서 단지 더 많은 반항심을 유발하는 통제를 한층 더 하게 되고 결국에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청소년 선도 기관이 나서게 된다.
이 경우에 부모의 애 타는 노력은 문제를 더 조장하고 유지할 뿐이라는 사실은 상당히 명백하다. 부모들은 자녀의 행동이 완전히 그들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들의 억압을 늦추려 들지 않는다. 반면에 자녀들에게는 반항만이 부모의 끊임없이 증가하는 요구의 위협에 대항해서 심리적으로 살아남는 것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긴다. 이러한 전쟁을 해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한 쪽이 결정적으로 약해지거나, 다른 하나는 밧줄을 놔버리는 것이다. 다음은 밧줄을 놔버리는 단계를 설명한 것이다. (Weiner- Davis, 1996: pp. 212-216)
1단계: 상황을 설정하기
상담자는 부모에게 자녀와의 만남을 계획하고, 자녀에게 할 중요한 말이 있다고 설명하지만 아래의 이야기 외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것은 자녀와의 다툼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약속된 시간에 자녀에게 당신은 최근의 사태 때문에 불행하다고 조심스럽고 천천히 말하세요. 자녀에 대한 기대가 아직도 변하지 않았으며, 가족이 서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하세요. 자녀가 성공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가치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자신의 희망이라고 하시고. 그리고 여전히 자녀를 사랑한다고 표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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