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은 오늘의 삶의 관계성에 대한 적절성을 가지는 중요한 계명이다. 물론 그리스도 예수에 의한 새로운 계명, 즉 "서로 사랑하라"(요13:34)는 것과 동인선상에 있는 인간 관계의 올바른 상태를 위한 계명인 것이다. 바로 사랑은 모든 계명의 본질이며, 율법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십계명의 의미를 각 계명별로 핵심 사항만 살펴보고자 한다.
1. 제1계명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출20:3)의 계명은 다신론 시대에 유일신 신앙의 강조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종교 다원주의 시대에 있어서 유일신 신앙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참된 신앙은 유일하시고 보편적인 하나님 신앙에 관련되며, 하나님은 종교와 체제 그리고 이념을 넘어선 신들 위에 계신 분이시다.
2. 제2계명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그것들을 섬기지 말라"(출20:4,5)의 계명은 우상 숭배의 배격과 영적인 하나님 인식을 필요로 한다. 인간의 욕구 안에는 어떠한 대상을 신격화하고 그것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은 이를 배격하기 위해 시각적 현실체로서 우상을 부정한다. 우상을 만든다는 것은 하나님을 우상과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을 피조물로 전락시키는 무서운 결과이며, 곧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죄악의 발상이다.
3. 제3계명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출20:7)의 계명은 하나님 앞에서의 거짓된 행위나 위선적 행동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훼손하는 행위이므로 삼가해야 함을 뜻한다. 이 말씀은 예배 의식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이 의미 없이 불러서는 안됨을 교훈하고 있다. 이것은 곧 하나님을 가볍게 생각하는 인간의 교만한 마음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명의 주인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이름을 생각하고 부를 때는 곧 내 생명과 온 마음을 다해 나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하나님을 경외하며 예배하여야 하는 것이다.
4. 제4계명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출20:8)는 계명은 안식일의 성별을 강조함으로써 모든 존재의 휴식을 강조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이 시간은 재충전을 위한 기회이며, 그리스도인에게는 새로운 교육의 시간이다. 안식일은 창조 사역에서부터 구별된 날이다. 마지막 날에 안식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역의 최후 상태가 곧 복된 안식인 것을 의미한다. 이 안식은 또한 언약의 증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안식일을 지킬 때 비로소 하나님의 축복을 체험하게 된다. 구약에서는 안식일은 바라봄으로 장차 올 영원한 안식을 기다렸지만, 신약에서는 주일을 지킴으로 이미 하나님의 영원한 안식, 즉 천국에 속하여 있음을 미리 체험하고 나머지 6일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5. 제5계명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20:12)는 계명은 부모에 대한 공경과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조항으로서 핵가족화로 붕괴되어가는 가족의 관계성에 중요한 동기를 제공한다. 이 말씀은 부모와 자식간의 깊은 유대 관계를 그 근거로 하고 있다.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것은 부모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전 인류는 한 조상 아담에게서 유래했으며, 그들은 모두 언약 안에 있다. 그러기에 부모와 단절된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땅에서 끊어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네게 준 땅에서"라고 못박고 있다.
6. 제6계명
"살인하지 말지니라"(출20:13)에서 이웃의 생명을 해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의 권리를 빼앗는 것으로서 상대방의 가장 귀한 것을 빼앗는 것이다. 이것은 곧 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살인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이웃간의 가장 귀한 원리인 것이다.
7. 제7계명
"간음하지 말지니라"(출20:14)의 계명은 결혼의 신성함을 중시하며, 일부일처제의 현실을 긍정하고 간음을 금지하는 조항으로서 성도덕이 문란한 오늘날의 사회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도덕률이다. 결혼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의 일부분이며, 창조 언약의 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창조 질서인 부부간의 관계를 파경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언약을 파기하는 것이 된다. 간음이란 이웃의 남편을 빼앗는 것이요, 이웃의 아내를 빼앗는 것이다.
8. 제8계명
"도덕질하지 말지니라"(출20:15)는 계명은 재산권에 대한 사항으로서 타인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심각한 법적, 신앙적 장애를 가져온다. 그리스도인들은 힘껏 벌며, 힘껏 모으고, 힘껏 남을 도우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남의 것을 훔치는 것만이 도적질이 아니다.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자신의 이익을 착복하는 것도 바로 도적질이다.
9. 제9계명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출20:16)에서 거짓 증거는 타인의 명예 훼손뿐만 아니라 개인 그리고 여러 관련된 존재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나아가서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법정에서나 사회에서 올바른 말을 할 필요성이 있다. 이 계명은 어기는 자는 6,7,8계명을 모두 어기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거짓 증거의 결과는 이웃의 생존권을 위협하여 가정을 파괴하며, 이웃에게 손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10. 제10계명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창20:17)에서 탐심은 모든 죄악의 근원이 된다. 탐심은 6-9계명을 범하는 동기가 된다. 악은 그 뿌리에서부터 없어져야 한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탐욕 그 자체가 죄를 범한 것이라는 말씀과 동일한 것으로 내적인 동기가 부당할 때 현실적인 불의가 생겨날 수 있다. 죄는 잉태되며 성장할 가능성이 항상 크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이 십계명을 선포할 때 백성들은 "우뢰와 번개와 나팔 소리와 산의 연기"(출20:18)를 보고서 떨고 있었다. 이런 현상, 즉 하나님의 신현 현상은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하는 목적에서였다. 이것은 곧 하나님의 계명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폭적으로 순종하도록 하는 하나님의 의도였다. 즉 계명의 내용적 핵심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지만, 그 계명을 주신 근본적인 의도는 인간에게 하나님의 참뜻을 보임으로 인간이 하나님 앞에 겸손히 순종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1. 사람(이스라엘 백성)의 부패한 본성
하나님께서 각 신앙대로 성막을 건설하도록 모세에게 설계도를 계시하고 있는 동안 시내산 아래에서는 가증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40여 일 동안 모세가 산에서 내려오질 않자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가 죽은 줄로 알고 아론에게 자기들의 신을 만들 것을 종용했던 것이다. 아론은 혹시 자기에게 어떤 화가 오지 않을까 두려워서인지 각 사람의 금고리를 빼어 가져 오라고 하였다. 아론의 생각은 그들이 금고리를 아까워하여 가져오지 않을 줄 알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물불을 가리지 않고 어떤 명분만 생긴다면 자신의 것을 내어 놓아 그 이름을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성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론이 그들을 인도할 신을 만든다고 하자 그들은 각기 금고리를 빼어다가 아론 앞으로 가져 왔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그처럼 자발적으로 헌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론은 그 금부치를 모아 금송아지를 만들고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로다"(출32:4)라로 하였다. 금송아지를 만든 것은 이스라엘이 애굽에 있을 때 애굽 사람들이 소를 신으로 섬기는 것은 보고 모방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실 때 그 재앙의 대상이 이런 신들과 깊은 연관이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신을 깨부수었다는 것에 의미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금송아지를 만들고 그들의 신이라고 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하나님 앞에서 가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것을 볼 때 비록 애굽에서 구원받아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언약의 백성이라고 할지라도 여전히 애굽의 관습 아래 있음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은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시면서 천상 천하에 오직 유일한 한 분 하나님만 계심을 보여 주셨으나 이스라엘은 아직도 옛것에 사로 잡혀 있었던 것이다.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창조물)이 되었어도(고후5:17) 여전히 옛 사람의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항상 자신을 죽여 그리스도 앞에 순종하도록 채찍질하니 않는다면 우리 역시 수많은 금송아지를 만들고야 말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2:20)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2. 애굽의 많은 신들
애굽은 많은 신들을 섬기고 있었다. 멤피스라는 지방에선 프타라는 신을 섬겼는데. 이는 암소였다. 하늘의 신이라고 하는 호러스는 매였고, 태양의 신도 역시 매였다. 죽음의 신 오리시스는 염소였고, 그 아내 이시스신은 암소였다. 지혜의 신 도드는 원숭이였고, 그 아내 헤라카는 여신은 개구리였다. 그 밖에 뱀이나 독수리 등도 그들의 신으로 섬겼고, 특히 바로를 태양의 신 라의 아들이라고 하여 신으로 받들었다.
3. 중보자 모세
산하(山下)의 이스라엘 백성이 패역하자 하나님은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 백성을 보니 목이 곧은 백성이로다 그런즉 나대로 하게 하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로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출32:9, 10).
이스라엘이 행한 죄악은 극에 달하고 있었는데 곧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파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먼저 모세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허락을 구하기까지 하심을 볼 때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하심이 얼마나 큰 가를 우리는 알 수 있다. 일방적으로 언약을 파기해 버리는 배은망덕한 이스라엘을 지켜보시는 하나님이 심정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을 향하여 조심스럽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모세는 도무지 입술을 열지도 못할 만큼 얼굴이 뜨거웠을 것이다. 그러나 모세는 중보자로서의 자격으로 감히 하나님께 말씀을 올렸다.
"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야곱)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주를 가리켜 그들에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희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나의 허락한 이 온땅을 너희의 자손에게 주어 영영한 기업이 되게 하리라 하셨나이다"(출32:13, 14).
이 간절한 중보 기도는 아브라함과 하나님 사이에 맺은 '약속의 언약'에 근거하고 있다. 물론 언약은 이스라엘도 지켜야 하지만 하나님도 지키셔야 한다.
이미 언약을 파기해버린 이스라엘을 두고서 하나님께 언약을 근거로 모세가 떼를 쓰는 것은 억지이다. 그러나 신실하신 하나님은 그들을 새롭게 변화시켜서라도 언약을 이루어 나가시길 원하셨다.
그리고 간절하게 그러면서도 억지를 쓰는 모세의 기도를 들어 주셨다. 이것이 곧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혜요 사랑이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우리 역시 이처럼 예수그리스도께서 맺으신 새 언약에 근거하여 구원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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