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서에서는 하나님께서 애굽에 내린 열 가지 재앙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이 재앙을 통해 강퍅했던 바로 왕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땅에서 놓아주게 되며, 출애굽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을 통해 내린 몇 가지 재앙은 무엇이며, 출애굽 당시 유월절 사건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1. 열 가지 재앙(출7:1-12:36)
모세를 정점으로 하는 하나님 나라의 세력과 바로를 정점으로 하는 세상 나라 세력의 싸움과 갈등, 즉 정치적 싸움과 강대국에서 약소국을 해방시키는 육적 싸움이 아닌 영적 싸움인 것을 보여 주는 사건이 바로 출애굽이다. 또한 출애굽 사건은 하나님의 통치 받는 나라의 백성과 사단의 통치 받는 세상 나라의 백성간의 싸움이다. 뱀으로 변한 모세의 지팡이가 바로 술객의 뱀을 잡아먹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앞으로의 투쟁의 결과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보여 준다. 그렇다면 열 가지 재앙의 특징과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1) 열 가지 재앙의 특징
모세를 통하여 바로와 애굽 땅에 내려진 열 가지 재앙은 점점 재앙의 농도가 커짐을 볼 수 있다. 또한 택한 백성 이스라엘과 세상 나라 애굽에 대하여 구별하여 재앙을 내리신 것을 읽을 수 있으며, 종교적인 의미에서 볼 때 우상을 멸하시고 여호와만이 참신이심을 증거하는 성격이 강하다. 열 가지 재앙은 적극적인 의미에서 "온 천하에 나와 같은 신이 없음을 알게 함"(출9:14)과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함" (출9:16)에 있으며, 소극적인 의미에서 이방 신들을 멸함에 있다. 재앙의 상대는 왕이 아니라 이방의 신이었다. "모든 신에게 벌을 내리리라" (출12:12)는 말씀은 다른 모든 신은 여호와 앞에 무능함을 보여 준다. 애굽의 나이강의 신에 대하여, 짐승 숭배에 대하여, 태양신에 대하여 각각 징벌을 내림을 볼 수 있다.
2) 열 재앙의 구체적 의미
① 나일강의 물이 피가 되게 함(출7:14-25) : 나일강의 신 닐루스(Nilus)를 지칭하는 의미가 있다. 당시 애굽은 나일강을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서 나일강을 신으로 받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재앙들은 하나님께서 애굽의 신들에 내린 심판의 의미가 있다.
② 개구리로 온 땅을 덮게 함(출8:1-15) : 다산신인 개구리 형상의 헥트(Hekt)를 심판한다.
③ 애굽 온 땅의 티끌이 이(빈대, 모기)가 되게 함(출8:16-19) : 애굽의 땅의 신 세브(Seb)를 심판하는 의미가 있다.
④ 파리 떼를 일으켜 사람들과 짐승들을 쏘게 함(출8:20-24) : 투구풍뎅이 신 케페라(Khephera)를 심판한다.
⑤ 모든 생축이 악질이 생겨 죽게 함(출9:1-8) : 수소와 암소의 신 아피스(Apis)와 하도르(Hathor)를 심판한다.
⑥ 재를 뿌려 독종이 생기게 함(출9:9-12) : 악마의 눈을 가진 신 타이폰(Typhon)을 심판한다.
⑦ 하늘에서 우박이 내리게 함(출9:18-21) : 대기의 신 슈(Shu)를 심판하는 의미가 있다.
⑧ 메뚜기로 푸른 곡식을 먹게 함(출10:4-19) : 곡식을 지켜 주는 신 세라피스(Serapis)를 심판한다.
⑨ 캄캄한 흑암이 3일간 온 애굽을 덮게 함(출10:21-29) : 태양신 라(Ra)를 심판한다. 태양신은 애굽의 주신이기 때문에 이 재앙은 결정적이지는 않더라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⑩ 장자를 죽이는 재앙(출12:29-33) : 생명의 신 프타(Ptah)를 심판하는 의미를 지닌다. 오직 하나님만이 생명과 죽음의 주인이심을 알리시는 것이다.
2. 유월절(출12:39-51)
유월절은 열 재앙 사건들의 절정이며, 세상 나라에 대한 심판이다.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이 심판을 무엇으로 면하는가를 유월절 사건에서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즉 어린양의 피를 근거로 심판을 면한다. 유월절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구약에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사건이었다. 장차 수많은 희생 제물이 드려질 곳, 즉 제단이 세워진 곳에서(모리아산) 아들 이삭을 바치려 할 때 하나님이 숫양을 보내셔서 대신 죽게 하신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비록 장소는 애굽과 모리아산이 전혀 다른 곳이지만 그 드리는 제사의 의미는 동일한 점이 많다. 이삭을 대신하여 숫양을 바칠 때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던 제사의 의미와 성격의 일부분이 유월절 사건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는가? 또한 유월절 사건이 갖는 신약적 의미는 무엇인가?
1) 유월절 사건에서 드러나는 것들
우리는 유월절 사건을 통하여 ① 어린양의 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심판을 행하지 않으시고 넘어가시는 것과, ② 그 어린양의 살을 먹는 데 모든 이스라엘이 참여하는 것, 각 개인이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 가족 단위로 또 가족 수가 적은 자는 다른 가족과 합하여 먹음, 즉 공동체 단위로 참여한다는 것, ③ 피는 생명을 의미하는데 나 대신 생명을 희생한 그것에 의해서 생명을 얻음, 즉 새 생명을 얻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유월절 어린양을 대신함으로 내가 생명을 얻은 이 새 생명의 핵심에 대해 바울은 죄사함이라 한다. 이는 어린양과 그 어린양을 드리는 자가 하나가 됨을 나타내는 동시에 그 어린양에 참여한 모든 지체와 또한 내가 하나됨을 포함한다.
2) 유월절의 신약적 의미
로마서 6장에 그리스도의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살으심의 하나됨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세례를 받은 자들은 모두 성만찬에 참여하게 되어 있었다. 즉 구약의 유월절, 신약의 세례와 성만찬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공통성을 지닌다. 성만찬은 그리스도와 하나됨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에 참여하는 것이 공동체 단위로 참여하며 나 혼자만이 그리스도와 관계하는 것이 아니고 수평적, 수직적인 교제 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고린도전서에서 성만찬을 통하여 강조하는 것은 "너희로 그리스도에게 하나되게 하는 것이요 이는 또 너희들도 하나되게 함" (고전10:17)이었다. 이는 교회의 분열과 계급화를 반대하는 것이었다.
유월절 행사는 무교절 행사와 연속되어 지켜졌고, 계속해서 7일간 무교절로 지키게 된다. 이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과 관련된 하나님의 역사로서 하나님의 구원과 보호하시는 역사를 축하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언약으로 이해하는 성례전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오늘날까지도 계속 지켜지고 있다.
1. 이스라엘의 사회적 성격
이스라엘 국가는 소위 서민사상에 의한 민족적 폐쇄 사회가 아니라 신앙적인 개방 사회였다. 이는 아브라함을 택하시고 그 후손을 가나안으로 보내신 목적과 그 과정을 미루어 알 수 있다.
다음은 이스라엘이 개방 사회임을 나타내는 증거들이다.
①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구분은 그 기준이 할례의 유무에 있었다. 즉 할례를 받으면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이 되었고,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던 것이다.
② 모세가 이방 여인을 아내로 취한 사건에 대해 하나님은 모세를 옳다고 인정하셨다. 모세는 사람을 신앙의 관점에서 보았으나, 아론과 미리암은 혈통적 관점에서 보았다.
③ 출애굽 당시의 광야교회의 구성원은 이스라엘 민족과 중다한 잡족(이방인 중에서 할례받은 자)이었다(출12:38).
④ 이스라엘의 율법에 나그네를 대접하라는 말씀이 꼭 나온다. 왜냐하면 그들의 사회는 종족 사회가 아니라, 신앙 사회였기 때문이다.
⑤ 갈렙의 조상은 그나스 족속이었다. 즉 이방인이 이스라엘의 머리인 유다 지파의 조상이 되었다. 이 점을 통해서도 개방 사회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⑥ 이외에도 이스라엘의 역사와 사회를 보면 이방인이 자연스럽게 그 구성원의 하나가 된 것을 볼 수 있다(예: 룻, 라합, 우리야 등). 또한 할례는 세례가 신약 교회의 성원이 되는 문이라면, 구약교회의 성원이 되는 문이었다. 할례받지 않은 자는 이스라엘 언약의 백성이 될 수 없었다.
2. 성경에 나타나는 언약 개념의 비교
멘덴할은 고대 힛타이트 족속의 종주권 계약에 나타나는 기본 요소들을 언급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자신을 지상의 왕에게가 아니라 하나님 여호와께 묶는다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뒤로 하고 형태상의 유사점만을 살펴본다 하더라도 이런 분석은 큰 유익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제 학자들은 언약 개념(계약 개념)이 초기 역사 시대부터 있었다는 기본적인 사실에 대하여는 의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1) 아담과의 언약; 시작의 언약
창3:14-19은 구속 언약에서 아담과 맺은 언약 규정들을 보여 준다. 저주와 축복듸 요소들이 각 말씀에 나타난다. 이것은 창조 언약과 구속 언약이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말한다.
2) 노아의 언약
창조시에 아담과 맺어진 언약은 홍수 후에 노아에 의해 새롭게 갱신된다. 이때는 단지 노아와만이 아니라 지상에 거하는 모든 생물과 언약을 맺음으로 언약 당사자의 범위가 크게 확장 되었다.
3)모세의 언약
모세 계약은 "만일 내가…" 하는 조건부적인 것이다. 거기에 비해 영원한 계약 형태인 다윗 계약은 무조건적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맹세를 통한 일방적인 것이다.
영원한 계약의 존속은 인간의 복종 여부와는 상관없이 온전히 하나님 자신의 일방적인 사랑에 기인한다.
4) 다윗의 언약
선지자 나단을 통해서 다윗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사무엘하 7장을 보면 그 성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다윗이 하나님의 집(성전)을 짓겠다는 열망에 다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응답으로서 하나님께서는 도리어 다윗에게 집(왕조)을 지어 주실 것을 말씀하신다. 특히 '영원히'라는 말을 반복 사용하여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선택하여 세우신 그의 왕조가 영속할 것을 약속하신다. 따라서 하나님과 다윗이 맺은 이 계약은 하나님의 성실한 맹세(시132:11)에 의하여 그 관계가 영원히 계속되는 영원한 계약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다윗 계약은 두 가지 약속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다윗의 왕조와 예루살렘 땅에 관한 것이다. 다윗 계약의 전통적인 표현은 삼하7:4-17까지의 나단의 신탁으로 되어 있다. 이 신탁의 내용은 다윗이 하나님의 집을 지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다윗의 집을 지을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다윗을 위한 집은 다윗이 이미 백합수궁에 살았으므로 왕궁은 분명히 아니며, 다윗의 집에 대한 말씀은 그의 후손에 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심하7:16에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는 표현은 다윗의 왕조가 영원히 통치할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계약 계획에 새로이 추가된 것이었다. 이것은 이미 족장들과 출애굽 시기 동안의 계약 안에 있던 한 항목, 즉 나라(출19:6)와 주권(민24:19)을 포함하여 왕을 갖게 되는 것(창17:6, 창16; 35:11)이 성취되는 순간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계약하셨던 것은 그의 이전 축복과는 관련성이 없는 전혀 새로운 주제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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