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미술치료

미술치료의 실제

힐링&바이블센터 2008. 2. 18. 23:14
미술치료의 실제

1. 미술치료의 적용

미술치료는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미술표현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미술작업을 통해서 환자로 하여금 통찰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미술치료의 목적이다. 그 대상은 유?아동, 청소년, 성인은 물론이고 양로원의 노인들까지도 그들의 삶을 정리하는 데에도 미술치료가 도입될 수 있다.
정신병원, 복지회관 및 다양한 복지기관, 쉼터, 고아원, 양로원 등 개인이나 집단미술치료를 시행하고 있고, 또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가족미술치료 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병원이나 치료센터에 그치지 않고 각종 교육기관에서도 활용이 증가되고 있다.
사회 부적응이나 발달장애아 등을 맡고 있는 기관에서는 치료보다는 인격적 표현으로서의 미술을 활용하고 있는데, 사실상 교육과 치료의 거리는 가깝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치료에 있어서도 자기탐색과 창조라는 인격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전통적 미술교육에서 강조하는 미술표현과는 다른 것으로서, 작품 그 자체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둔다.

2. 미술치료의 물리적 환경

미술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작업환경과 기본적인 재료이다. 미술작업을 위한 치료실은 그 크기를 규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적당히 넓은 공간, 충분한 채광, 미술도구 등을 갖추면 된다. 물론 조용하고 비밀을 유지할 수 있으면 더욱 바람직하지만, 많은 미술치료사들은 어떠한 환경도 환자에 따라서 유용하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움직임이 어려운 신체장애인의 경우는 환자의 방을 방문해서 실시할 수 있고, 환자가 평안하다고 느끼는 골방에서도 가능하다.

물리적 환경에 있어서 어떤 요소들은 미술치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집단 미술치료에서는 구성원들 간의 물리적 간격(거리)은 미술작업 시간이나 토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술도구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마루에 앉아 그리는 것, 이젤과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제각기 다르다.

미술치료에서 고려할 점은, 미술작품의 제작자와 작품 사이의 물리적 연관성이다. 미술작품을 벽에 걸거나 이젤에 놓거나 땅바닥에 놓고 작품을 설명할 수 있다. 이때 가능하면 환자가 자기 작품에 가까이 접근하게 하여 그림과 환자사이의 연결을 강조하고, 미술작품이 자아의 확장임을 보다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한다.

3. 미술치료의 시간

통상적으로는 주 1,2회 정도 실시하며, 성인의 경우는 60분에서 90분 정도이고 아동의 경우는 30분에서 60분 정도로 실시된다. 그러나 시간은 내담자의 집중력이나 성향, 그날의 상황에 따라서 조절될 수 있다. 또한 성격적으로 경직되고 강박적인 내담자의 경우는 특별히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작품의 완성시간을 기준으로 할 수도 있다. 이들의 경우, 시간에 대한 강박적 생각이 미술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동적이고 무절제한 내담자의 경우는 시간제한을 철저히 지키기도 한다.

치료자는 치료 장면에서 시간이 종결되기 전 미리 “앞으로 10분 정도 남았으니까 우리 지금부터 마무리하자.” 식의 이야기를 해 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언급은 내담자들로 하여금 시간을 조절해 갈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고, 당황하거나 불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4. 미술치료의 진행

미술치료는 먼저 아동을 진단(평가)하고 치료 목표를 세워서 치료 시간을 갖게 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대략 도입, 활동,토론의 순서대로 진행되는데, 도입 부분에서는 서로 친밀해가면서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한다. 여기에서는 긴장 이완을 위해 호흡법이나 음악을 사용하기도 한다. 전반적 설명이나 규칙에 대한 오리엔테이션도 이 때 이루어져야 할 일 중의 하나이다.

다음의 활동 부분에선 알맞은 재료의 선택이 중요한데, 시간이나 아동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주어진 시간에 완성할 수 있는 재료가 제공되어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또 아동의 성격이 경직되었다면 이완을 촉진할 수 있는 물감, 핑거페인팅, 물기가 많은 점토가 효과적이고,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아동이라면 행동의 통제가 용이한 색연필, 사인펜 같은 딱딱한 재료가 좋다. 이것은 내담자의 성격과 반대되는 재료를 제공하여 그의 내면세계에 억압되어진 부분을 재통합하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재료에만 너무 고착되어 있는 아동에겐 좋아하는 재료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첨가되고 확산되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자아 기능이 미성숙한 경우에는 동시에 너무 많은 재료를 제공하여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미술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치료자의 욕심은 아동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활동 부분에서 치료자가 주의해야 할 일은 너무 많은 질문을 하여 내담자가 미술활동 자체에 몰두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미술활동은 무의식과 의식을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잦은 질문이나 치료자의 개입은 그 흐름을 끊을 수 있다.

세 번째 토론 부분은 내담자와의 대화를 말하는 것인데, 아동이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다. 기분이나 마음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이 때 이루어지게 되고, 작품 내용을 매개체로 은유적인 대화가 되기도 한다. 아동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렵지만 아동이 자신의 그림을 이야기하는 것은 훨씬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이 시간에 이루어지는 토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작품을 시작할 때와 만들 때 그리고 끝날 때의 느낌은 어떠한가?
둘째,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가, 어떤 이유인가? (내담자의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부분과 태도를 연결시켜 볼 수 있다)
셋째,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는가? 수정해 본다면 어떻게 수정하겠는가? (만족 못하는 부분을 언어적으로라도 정리하여 그 실패감을 어느 정도 정리시킬 수 있고, 실제 생활과도 연관되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넷째, 그림 요소 간에 상관관계는 어떠한가? (내담자의 내면세계의 통찰을 도울 수 있고, 집단 미술치료에서는 집단원 간의 상호 관계를 생각할 수도 있다)
다섯째, 그림에 나타난 소재나 상의 느낌이 어떠한가? (예를 들어, 아동이 사자를 그렸다면 그 사자의 성격이나 말, 느낌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다)

이 시간은 아동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다시 살펴보면서 자신을 느끼는 시간이 되며, 치료자가 작품 안에서 아동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느낌을 얻는 시간이 된다. 미술은 언어보다 검열이 작기 때문에 갈등을 표면화시키지 않고도 은유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자기표현에 대한 위협을 느끼지 않고 안정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방어가 너무 심한 아동이나 자아가 약한 아동은 지나친 평가나 진단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것은 아동의 자유로운 표현을 방해한다.

5. 미술치료사의 역할

미술치료사는 미술 재료를 갖고 놀 수 있는 자이며 동시에 아동이 흥미를 갖고 미술놀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자이다. 흥미가 없는 미술활동은 그야말로 노동과 같기 때문이다. 미술치료사의 역할은 아동의 성향이나 치료목표, 치료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정서적 지지와 기술적 보조자의 역할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서적 지지자란 아동의 마음의 흐름에 치료자가 맞추어 나가는 것을 뜻한다. 즉 작품의 내용을 수용하면서 아동의 마음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아동의 감정을 같이 느껴주는 것이 바로 ‘공감’이다. ‘수용’은 아동의 감정이나 행동을 받아주는 것을 말하는데 만약 그림을 통해서 한다면 시각적 표현을 언어적 표현으로 바꾸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동이 꽃을 노란색으로 칠하면 “꽃이 노랗구나!”, 집을 크게 그리면 “아주 큰 집이네!” 정도이면 된다. 이것을 칭찬과 혼동할 수 있는데, “제일 잘 그렸다.” 등의 칭찬은 자칫 결과를 중요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아동은 결과에 더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 칭찬받았던 표현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정서적 지지자로서의 미술치료사는 아동에게 실제생활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힘을 주게 된다는 말이다.

미술치료사는 기술적 보조자로서의 또 다른 역할이 필요하다. 기술적 보조자는 아동이 미술재료를 사용할 때 기술적으로 좌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이 때 치료자는 아동이 기술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상황인지, 아니면 치료자에게 습관적으로 의존하는 상태인지를 잘 관찰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라면 아동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겠지만 전자의 상황이라면 “네가 원하면 oo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어!” 하는 치료자의 수동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아동에게 도움을 거부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어떠한 경우라도 치료자는 아동이 거부하면 기다려 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같이 치료자는 의도적으로 아동이 스스로 선택하고 표현할 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특히 부모의 간섭이 심한 아동은 거짓 자아(예를 들어 남에게 맞추어 주는 자아)가 발달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6. 미술치료사의 자질

대부분의 치료사는 환자를 도와주기 위한 입장이라는 관점보다, 환자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치료의 결과와 성과를 향해서 가는 지도자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동반자는 되기 어렵다.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생각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자기 개인에 대한 작업, 예를 들어 치료사 자신의 억제된 감정, 불안, 분노, 수치심 등의 자기표출과 자기경험과 자기이해의 과정, 즉 ‘자기-인식’(self-awareness)의 과정이다. 치료사의 자질이란 이미 갖추어진 것이 아니라. 일생동안 가꾸어가야 하는 것이다.

1) 인성적 자질

⑴ 겸손함, 고요함, 인내심, 온화함, 성실성, 안정감,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성품은 환자가 자신을 열 수 있는 신뢰성의 기초를 마련해준다.
⑵ 자기 자신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사의 자기 수용과 자기 존중은 바로 타인을 존중하고 올바르게 바라보며 받아들일 수 있는 치료의 기초를 이룬다.
⑶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치료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진정한 자율성은 주도적이지 않으면서도 위기의 상황에 흔들림이 없는 능력이다.
⑷ 공감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자기 자신의 감정, 분노, 무력감, 두려움 등을 경험하고 작업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⑸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 -치료에 있어서 선입견과 편견은 치료의 전개와 결과를 모호하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걸림돌이다.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해 개방적이고, 자신의 가치관을 초월하여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⑹ 유머감각이 있어야 한다.
⑺ 직관력과 통찰력이 풍부해야 한다.
⑻ 많은 말을 삼가도록 한다.
⑼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⑽ 환자와 교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와 감정의 소통 능력
⑾ 비밀보장의 책임 -치료상황에서 이루어진 대화나 환자의 개인적인 문제를 유출하지 않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2) 전문적 자질

⑴ 병의 개념과 배경을 알기 위해 정신의학에 관한 지식, 인간의 이해를 위한 인간학, 철학, 심리학, 교육학과 사회학의 지식이 필수적이다.
⑵ 미술치료의 다양한 이론적 관점, 진단 및 평가에 대한 안목이 필요하다.
⑶ 미술실기의 기초적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매체의 사용법, 기법, 적용목적
⑷ 미학 및 미술사의 지식과 미술 활동에 대한 이해와 해석능력, 예를 들어 색과 형태에 대한 상징적 의미, 미술매체의 이해와 활용능력
⑸ 환자의 욕구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⑹ 상호관계의 훈련과 대화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⑺ 미술치료를 위한 실습으로 자기경험과 실습에 대한 슈퍼비젼을 받아야 한다.
⑻ 미술치료사 자신도 개인치료와 집단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⑼ 미술치료에 대한 계획과 평가에 대한 작업을 문서로 기록할 수 있어야 한다.
⑽ 치료에 대한 윤리적, 법적 책임을 알고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