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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기제

힐링&바이블센터 2007. 5. 8. 01:08
<아래 글은 미네소타신학대학원 기독교상담학 이만홍 교수 ‘심리역동과 상담치료의 목표’ 강의안 中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


방어기제

   어릴 때부터 오랜 세월동안 받아오면서 우리들의 자아가 스스로를 지키고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꾸준히 발전시켜온 것이 바로 인격의 방어기제이다.

예를 들면 어려서 아버지가 애들을 불합리하게 윽박지르고 무섭게 대할 때 아이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생긴다. 어른들은 자아가 성숙했기 때문에 마음에 분노가 있다고 해서 불안을 느낀다든지 위협을 느낄 것은 없다.

그러나 애들은 그렇지 않다. 자아가 약하기 때문에 사소한 자극에도 심각한 위협을 느낀다. 엄마가 농담 삼아 “너, 그렇게 하면 내다 버린다” 고 하면  3-4세의 어린아이에게는 치명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속에 분노를, 그것도 나의 생존에 절대적인 존재인 아버지를 향하여 강한 적개심을 느낀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대한 대단한 위협이 된다.

아버지를 미워한다는 것은 아버지가 없어지거나 아니면 반대로 자신이 존재할 수 없다는 위협이 된다. 그래서 불안이 올라오는데 이 불안을 어떻게든지 자아가 눌러야 한다. 아이의 자아는 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하여, “아빠는 밉지 않다. 아빠는 그래도 좋은 점이 있지 않나. 아빠는 우리에게 돈을 벌어와 주시지 않느냐” 이렇게 자기 스스로를 달랜다.

그러나 그렇게 합리화를 해도 워낙 적개심이 강하면 그것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그냥 잊어버리자, 아빠가 밉다는 것은 생각하지 말자”라고 스스로에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도 해결되지 않을 때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하여 더욱 강력한 방법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그래서 차라리 “모든 감정은 없애 버리자”며 철저하게 감정을 억압해 버린다.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아예 의식에 떠오르는 모든 감정적인 요소를 차단하고 아주 냉정하고 논리적이고 매사에 빈틈이 없게 된다. 그래서 강박적인 사람이 된다. 그를 잘 관찰해 보면 아주 냉정하고 철두철미하고, 어떤 감정이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나약한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억압을 아주 심하게 하도록 자기 성격자체를 몰고 간다. 원래는 좋은 감정도 있고 나쁜 감정도 있는데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이 너무 위협적으로 튀어 올라오니까 이 감정을 억압하기 위해서 모든 감정을 다 닫아 버리는 것이다. 결국 그의 인격은 아주 단단한 껍질로 덮여버리게 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된다.

이런 과정은 십 수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철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장한 후에는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 하나의 성격특성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것은 매우 단단한 보호막으로서 자신을 스스로의 내부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는 막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일찍이 Wilhelm Reich는 이것을 “성격갑옷(character armor)"이라고 불렀다. 이 방어기제는 각 개인의 각기 다른 핵심감정의 모습, 이를테면 핵심감정이 의존욕구냐, 권위에 대한 분노인가, 아니면 낮은 자존감인가 등등에 따라 달라지게 되며, 또한 그 핵심감정을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각 개인에게서 모두 다르게 나타나게 되므로 결국 방어기제의 모습은 그 사람의 인격특성을 의미하게 된다.

방어기제는 매우 유치하고 병적이며 미숙한 것에서부터 건강한 것까지 매우 다양한 여러 가지가 있어 개인이 어떤 방어기제를 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건강하다 혹은 병적이고 미숙하다 라고 평가할 수 있다.

각 개인은 어려서부터 거의 동일한 환경과 자극 아래서, 다시 말하면 동일한 부모 밑에서 계속 자라게 되므로 대체로 유사한 갈등에 반복해서 노출되며, 따라서 동일한 방어기제를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보다 적응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하여 각 개인은 동일한 방어기제를 무의식 하에서 자동적으로(automatically) 사용하게 된다.

이것이 방어기제가 하나의 성격갑옷으로 자리잡게 되는 기전으로서 Heinz Hartman은 이를 자동화(automatization)이라고 불렀다.
  
이상에서 보듯이 방어기제는 정신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애초에는 강박적인 성격이나 증상은 자아가 불안을 극복하고 자신을 위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것이며, 오랜 세월에 걸쳐 최소의 정신 에너지를 들여 최대의 효과를 보기 위하여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방어 체계를 구축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강박적인 성격이나 증상은 그 사람의 생존을 위하여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 강박적인 성격이나 증상은 꼭 필요한 때에만 사용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굳어진 인격으로 자리를 잡아 아무 때나 작동하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다.

자신을 그렇게 방어할 필요가 없는 때나 반복하여 경계할 필요가 없는 때까지도 발휘되다 보니까 한편으로 불안은 조정되지만 에너지도 많이 들게 되고 대인관계에 문제도 생기고 갈등도 생기게 된다. 그래서 강박적인 사람은 자신만 피곤한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도 모두 에너지를 소모하고 피곤하게 만들게 된다. 따라서 강박증은 한편으로는 그 사람의 인격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한 것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거추장스러운 짐이 되는 갈등을 낳게 된다.

더욱이 이런 방어기제는 블랙홀처럼 끊임없이 만족할 줄을 모르고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매우 비경제적인 구조인 것이다. 그래서 상담을 함으로써 정신을 치료한다는 의미는 이렇게 굳어져서 지칠 줄 모르고 피곤하게 만드는 건강하지 못한 방어기제인 증상을 완화시켜서 보다 융통성 있게 경제적으로 불안을 통제하면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시키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내담자는 이런 건강치 못한 방어기제로 단단하게 굳어진 껍질을 가지고 오랜 세월 동안 어느 정도 평형상태를 유지하며 살아 온 사람이다. 이 껍질은 웬만해서는 깨지거나 무너지지가 않는다. 그것이 깨지지 않아야 그 사람은 미흡한 대로 균형을 이루며 살 수 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껍질을 유지하려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결국 방어기제란 한편으로는 필요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인격의 필요악이다. 성격갑옷은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 수십 년 동안에 형성된 우리의 성격은 이 핵심역동을 조절하기 위해서 오랜 세월 쌓여져 온 것이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변화가 안 된다. 말하자면 성경의 사도바울이 인용한 것과 같이 죽기 살기로 아주 끈질긴 옛 성품, 옛사람이다. 이는 특별한 은혜가 없으면 바뀌지가 않는다.

다음은 자주 사용되는 방어기제들에 대한 설명이다.

억압 repression
가장 보편적이며 기본적인 무의식적 방어기제로서 의식에서 용납될 수 없는 생각이나 욕구 혹은 충동을 완전히 무의식 속에 억누르려 드는 것이다.  특히 죄책감이나 수치심 또는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경험일수록 억압되기가 쉽다. 그러나 무의식적 과정이라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지만 그 긴장은 감소되지 않기 마련이어서 과도한 억압은 심리적인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예로 무의식중에 어린 시절의 불쾌했던 기억을 억누름으로 인하여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이 상실된 것을 들 수 있다.

억제 suppression
억압과는 달리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불쾌하거나 부담스러운 충동, 감정 혹은 생각을 의도적으로 또는 반 무의식적 연기하는 것으로서 불편함은 의식이 되지만 최소화된다.  예를 들어 먹고 싶은 음식을 체중조절 때문에 참는다

투사 projection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태도․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타인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는 과정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누군가를 미워 할 때, 그 사람이 먼저 자기를 몹시 미워하기 때문에 그를 미워하는 것이라며 남 탓을 하는 것, 또한 자기 잘못은 못 본 채 남이 그와 같은 잘못을 했을 때 이를 비판하는 것 등을 말한다.
          
전치 displacement
본능적 충동의 표현을 재조정하여 위협이 덜 되는 상대에게 방향을 전환하므로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애꿎은 대상에게 하는 화풀이가 좋은 예이고, 전치가 자신에게 향했을 때에는 우울증과 자기학대의 원인이 된다. 이 방어기제는 공포증의 증상이 되기도 하고 전이감정을 형성하기도 한다.

합리화 rationalization 흔히 사용되는 방어기제로서 용납될 수 없는 충동이나 어떤 행동에 대해 사회적으로 용납될 만한 이유를 댐으로 자신을 정당화하여 자존심을 보호하려 하는 것. 그러나 이런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거짓말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좋은 예는 이솝우화의 '신포도' 에서 따먹기엔 너무 높이 달린 포도를 보며 여우가 하는 말.

반동형성 reaction formation
억압된 용납될 수 없는 충동이나 욕구를 겉으로는 반대되는 행동을 함으로써 오히려 금지된 충동이 표출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조절하거나 방어한다. 그 예로 부양이 부담되는 노모에 대한 지나친 정성, 지나치게 금욕주의적인 신앙,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  이타주의도 반동형성의 하나로, 받고 싶은 자기 본능의 충족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을 잘 도와줌으로써 이를 통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다.

퇴행 regression
어떤 어려움이나 스트레스에 처했을 때 안전하고 즐거웠던 지난 시간으로 후퇴함으로써 불안을 완화하려드는 태도이다.  예를 들어 동생을 본 아이의 야뇨증, 친구가 심하게 다치는 것을 본 8세 아이가 보이는 손가락 빨기 등의 행동

고착 fixation
발달의 한 단계에서 욕구의 지나친 충족이나 지나친 부족을 경험할 경우 다음 단계로 성숙하지 못한 채 특정 발달단계 및 양식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대인관계에 있어서 매사를 상대방에게 의존적으로 행동할 경우 구강기에 고착된 예로 볼 수 있다.

보상 compensation
심리적 자위와 관련된 기제로서 자신의 결함을 어떤 다른 현실적이거나 상상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수단. 예를 들면 자신이 이루지 못한 특정직업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부모  의 경우, 또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처럼 지신의 신체적인 조건에 대한 열등감을 오히려 공격적이고 지배적인 속성으로 메우려하는 것 등

상환 restitution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사회적으로 선하다고 용인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상쇄시키려는 것으로 예를 들어 끊임없이 계속되는 적선행위를 들 수 있다.

부정 denial
참을 수 없는 현실을 부인하여 그로 인한 불안을 회피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억압과는 달리 부정은 자아기능을 분리시킴으로써 소망과 사고의 표현을 차단하는 것이므로 심각한 부적응을 초래한다. 그 예로 암 선고를 받은 환자가 자신에게 병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

동일시 identification
남의 성격이나 역할을 본 따서 자기의 일부로 삼으며 이에 따라 우월감이나 안정감을 가지려는 기제. 적당한 동일시는 인간에게 이상, 야망, 포부를 심어주지만 지나치면 망상에 사로잡혀 부적응 행동을 일으킨다. 발달과정에서 반드시 나타나는 중요한 기제이기도 하다. 즉 자녀는 동일시를 통해 부모를 닮게 되고, 제자는 스승을 흉내 내면서 닮는다. 또한 청소년들의 연예인 따라하기 등이 있다.  병적인 동일시로는 학대받고 자란 사람이 성장한 후 공격자와의 동일시를 통해 무의식중에 다시 폭력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한편 상담자가 내담자를 공감하는 것도 동일시의 하나다.

내재화 introjection
원시적인 수준의 병적 동일시로서 자신과 타인을 막연히 구분하는 중에 대상의 특질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아는 자기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을 통해 자기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지화 intellectualization
불안이나 긴장을 수반하는 불쾌한 상황이나 경험에서 감정을 억압하고 그 상황이나 경험을 지적으로 객관화함으로써 정서적인 혼란 상태에 빠지지 않고자 하는 기제이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상담에서 과거의 상당히 감정적인 사건을 내용만 논리적인 입장에서 차분히 설명하는 경우를 말한다.        

분리 isolaton
“격리”라고도 하며 고통스러운 생각과 기억은 의식하지만 그에 수반된 감정은 따로 떼어 무의식 속에 집어 넣어두는 기제로서 굉장히 난폭했던 아버지의 폭력 장면을 말하면서도 그때 느낀 자신의  감정은 표현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 것.

백일몽 day-dream
현실에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공상의 세계에서 만족해함으로써 긴장을 해소하려는 기제로서 공상 fantasy 이라고도 한다. 일상 생활에서 많은 상상을 계속하는 경우다.

취소 undoing
지나간 행동이나 감정, 생각을 특정한 행위나 예식적(ritual) 태도를 통해 없던 것으로 처리하려 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마술적 사고(magical thinking)가 작용한다.  즉 죄책감이 있을 때 반복적으로 손을 씻는 것, 혹은 어쩌다 불경스런 단어를 말한 경우 그것을 지우기 위해 반드시 다시 성스럽다고 여겨지는 단어를 말해야만 하는 강박증 환자의 행동 등이 있다.


분열 splitting
타인이나 자기를 모두 좋거나 모두 나쁜 것으로 지각하는 기제(all or nothing).  즉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양가감정을 견디지 못 하고 아주 좋은 사람과 아주 나쁜 사람으로 나뉘는 극단적인 이분법적 사고를 갖는 것,  이 때 지나친 호의가 지나친 혐오로 전환되곤 한다.

대치 substitution
욕구불만으로 생긴 긴장을 감소시키기 위해 원래의 대상과 비슷한 용납되는 다른 대상으로 만족하는 기제로서 우리 속담의 “꿩 대신 닭”을 말한다.

승화 sublimation
성적 공격적 충동을 사회적으로 용납된 생각이나 행동으로 표현함으로써 적절히 전환하는 자아기능.  다른 방어기제들과는 달리 본능(id)을 반대하지 않고 그것을 도우며 자아의 억압이 없고 충동의 에너지를 그대로 사회적으로 유익하게 사용한다. 자신의 공격성을 승화시킨 권투선수, 내적 갈등을 심미적인 것으로 전환시키는 예술가, 가학적인 충동을 수술 등의 유익한 의술로 해소하는 외과의사 등의 경우를 말한다.

상징화 symbolization
무의식적인 욕구와 감정,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지 않고 특정한 상징을 통해 발산하는 것으로, 다양한 꿈 내용들은 상징화의 좋은 예다.

해리 dissociation
인격의 여러 가지 요소들을 통합 조정하는 기능이 상실되어, 인격의 한 면이 인격의 전체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되는 기제로서 해리성 기억상실이나 다중인격의 증상이 그 예다.

유머 humor
마음에 가지고 있기에 너무 힘든 것을 자신을 웃음거리로 삼아서 표현함으로써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고 동시에 그것을 견디며 해결해가는 기제로서, 자신에 대해 상당한 안정감이 있는 경우에야 사용할 수 있는 방어기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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