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리더십

[스크랩] PASSION 백만불짜리 열정

힐링&바이블센터 2006. 9. 11. 16:58
 

PASSION 백만불짜리 열정

이채욱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 2006년 2월 / 271쪽 / 10,000원


▣ 저자  이채욱

GE코리아 회장, 한국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협회(KCMC) 회장. 2005년 한국인 최초로 GE의 인재사관학교인 크로톤빌 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최고위급 경영진 프로그램(EXECUTIVE DEVELOPMENT COURSE)에 참여하여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은 데 이어, 2006년 한국경영자대상(한국능률협회)을 수상했다. 삼성물산, 삼성GE의료기기 사장, GE 메디컬 사업부문 동남아ㆍ태평양 지역 책임자, GE 초음파 의료기기 아시아 총괄사장, GE코리아 사장을 거쳐 2005년부터 GE코리아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현재 그는 GE코리아의 사업을 확대하고 GE의 경영 노하우와 기업정신을 한국 기업들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 Short Summary

“스스로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어떤 곳에서도 열정을 일으킬 수 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바로 첫 마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내 생애 최초의 가슴 뜨거웠던 시기를 떠올리는 순간,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백만불짜리 열정이 그대의 가슴을 두드릴 것이다.”

핵심리더가 되고 싶은 직장인, 인재를 키워 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간부들과 경영자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 『PASSION 백만불짜리 열정』의 저자 이채욱은 삼성그룹 신입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자신의 힘으로 성공의 계단에 오른 사람이다. 빠른 승진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받아봤고 몸담고 있던 회사의 자본금 3분의 1을 잃는 최악의 경험을 통해 벼랑 끝으로도 떨어져 보기도 했다. 그러나 자괴감을 견디며 1년 동안 지옥 같은 실패의 뒷수습을 해낸 뒤 그에게는 GE라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실패했을 때 도망쳤다면 다시 오지 않을 성공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의 인재들에게 조직의 핵심 인재로, 나아가 인생의 리더로 성장하는 방법을 말해 주고 있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작은 기회를 잡아 더 큰 기회로 만드는 방법, 위기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보탬이 될 만한 조언들을 멘토다운 마음으로 들려주고 있다. 그의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 뜨거운 열정과 열린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그는 단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승리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차례

프롤로그


CHAPTER 1  열정의 조건

행운아 마인드

만나라, 수렴하라, 그리고 종합하라

오픈 마인드 - 잘 받아들이는 것도 능력이다

마음을 터치하는 방법

발이 땅에 닿아 있는가

투명함의 전제조건

소크라테스의 3가지 질문


CHAPTER 2  자기 확신의 힘

결단의 순간

반드시 120%의 목표를 달성하라

성공의 관건은 실행이다

긍정적인 태도의 힘

후배를 키워라

협상력 - 제로섬 마인드를 버려라

3년, 5년, 10년 후를 준비하는 로드맵


CHAPTER 3  성공의 멘토

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

자신의 가치를 재평가하라

정보를 반드시 공유해야 하는 이유

실패해도 좋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실패하라

나의 에너지가 시작되는 곳

여성 리더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

백만 불짜리 열정이 담긴 선물


에필로그


PASSION 백만불짜리 열정

이채욱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 2006년 2월 / 271쪽 / 10,000원


CHAPTER 1  열정의 조건


행운아 마인드

행운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행운이란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행운은 영어로 말하면 포천(FORTUNE)이다. 모든 일이 사람의 힘에 의해 움직여지는 기업 활동을 하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갖는다면 그는 기업에 적합한 인재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마다 운이 없음을 두려워 할 것이고, 일을 추진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노력 외에 행운을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을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행운을 정당한 대가(REWARD)로 이해한다. 최선을 다한 후, 자신의 노력에 의한 결과가 좋았다면 그것을 행운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성과가 눈에 보이면 그것을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운이 좋다고 말한다. 조직을 이끄는 핵심인재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들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실패의 이유를 분석해내고, 스스로 실패에서 얻은 최고의 자산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찾아낼 수 있던 자신을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의 성과도 뛰어나다. 나는 그 이유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존경심에서 찾는다. 누구나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지만 어려움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다. 웬만한 어려움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자세가 자신을 행운아라고 느끼게 한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장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규정지어야 한다. 역경이 있었다면 좋은 경험을 덤으로 선물 받았다고 생각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 문제해결에 관한 좋은 훈련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불행한 사람에게는 동정 받을 기회는 오지만, 성공의 기회는 다가오지 않는다. 성공은 자신만만한 사람에게 도전권을 주고, 기업은 성공의 싹이 보이는 사람에게 리더의 기회를 준다.


만나라, 수렴하라, 그리고 종합하라

싱가포르에 처음 부임했을 때 나는 특별한 약속이 없는 점심시간이면 직원들에게 밥을 먹자고 청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당황해하고 밥을 먹을 때도 조심스런 태도를 견지했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나의 점심제의를 가볍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늘 함께 밥을 먹자고 하는 나의 모습에서 그들은 리더에게 갖는 중압감을 떨쳐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리더의 조건에 카리스마는 들어있지 않다고 단언한다. 만약 있다면 그것은 상상 속에만 있는 것이다. 리더는 뛰어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모든 것을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 리더는 그 조직을 침묵하게 만든다. 누구도 곁에 있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제대로 된 리더는 자신이 모든 것을 이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직원들이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일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어 주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리더가 할 일은 하나, 모든 의견을 천천히, 그러나 확고하게 하나의 생각으로 정리해 나가는 것이다. 베스트 피플인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생각해낸 가장 좋은 생각들을 소중하게 듣고, 그것을 종합하는 능력이 바로 리더가 가진 최고의 능력이다. 언제나 하나보다는 여럿이 힘이 세다. 리더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그들의 능력을 존경해야 한다. 그리고 큰 줄기를 잡아 그들이 쏟아 놓은 구슬이 한 실에 꿰어져 빛날 수 있도록 지켜보아야 한다.


오픈 마인드 - 잘 받아들이는 것도 능력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에게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성공기법에는 저작권이 없으며, 그것을 통해 성공한다면 그 의미가 더욱 커진다. 최고에게 배우라는 것은 벤치마킹이라는 공인된 경영기법이다. 그런데 왜 어떤 기업은 성공하고, 어떤 기업은 실패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GE의 유명한 모토인 ‘P×A=E’라는 공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식을 풀어 쓰면, ‘Best Practice(최고의 사례)×Acceptance(수용력)=Effectiveness(효과)’다. 자세히 살펴보면 최고의 성공사례에 곱해지는 것은 수용력이다. 성공기법이 아무리 좋더라도 수용력이 제로라면 효과는 전무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최고에게 배운다 해도 기업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거부한다면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직이 불투명하면 어떤 일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최고의 성공기법을 적용해도 그것을 수용하기 보다는 그 의도를 짐작하는데 정력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조직의 문제로 넘기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투명해지자 마음먹었을 때 단시일 내에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은 큰 조직이 아니라 작은 조직이다. 당신이 만일 작은 조직의 리더라면, 그리고 투명해지기로 마음먹었다면 적어도 당신의 조직만큼은 투명해질 것이다.


투명한 조직이란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모든 의견이 공개되며, 공과 사가 엄격히 구분되는 곳이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해야 투명함이 유지될 수 있다. 일단 투명함을 갖추게 되면 조직의 효율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GE를 유명하게 만든 식스시그마를 처음 도입할 때, GE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소한 구성원들이 이것을 음모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최고의 성과를 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고, 열린 마음으로 고달픈 과정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성공의 열매는 모두의 것이었다.          


마음을 터치하는 방법

내가 GE 사람으로 가장 오래 체류한 나라는 싱가포르이다. GE 메디컬 동남아ㆍ태평양 지역 사장으로 일하면서 1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많은 일을 겪었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나는 순간을 꼽으라면 눈물파티가 되었던 마지막 환송회 날이었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나에 대한 기억을 쏟아 놓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좋았다는 사람, 수술한 아이의 안부를 물어 주어 고마웠다는 사람, 집안 행사에 찾아와 기분이 좋았다는 사람, 심지어 이름을 기억해 주어 고마웠다는 사람도 있었다.


환송회를 통해 나는, 사람들과 열정을 나눌 수 있는 리더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만져주는 리더여야 한다는 것이다. 섬기는 리더라는 말이 유행한 적도 있지만, 원래 리더는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들을 친구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친구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친구 아이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친구와 함께 밥을 먹는 것도 역시 당연한 일이다.


리더는 코드가 맞는 직원만 끌고 갈 수는 없다. 1년 차이만 되어도 세대 차이가 난다는 요즘 리더는 만국 공통, 세대 공통의 코드를 찾아야 한다. "마음과 마음(HEART TO HEART)", 즉 직위, 외모, 이력, 호감 등은 모두 떼어 놓고 그 사람의 심장에 말을 걸기 위해 노력하라. 심장은 일방통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을 알아보는 심장을 향해 반응을 보내게 되어 있다. 사람을 만나면 이름을 기억하고, 그 사람의 가족 특히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게 좋다. 또한 좋을 때보다 어려울 때 함께 해 주어야 한다. 사람은 어려울 때 더 외로운 법이다.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데도 몸을 아끼지 말자. 웃음은 열 번의 회식보다 더 큰 단결력을 선사한다.


발이 땅에 닿아 있는가

가끔 잭 웰치(전 GE 회장)와의 만남이 생각날 때가 있다. 그가 한국을 방문하던 중 나를 만난 것은  계획에는 없는 일이었다. 내가 삼성GE의료기기 사장 자격으로 신라호텔 로비에서 그를 만나 악수를 나누는데, 그가 개별면담을 전격 제안한 것이었다. 옆에 있던 GE코리아 사장이 스케줄이 꽉 짜여 시간이 없다고 하자, 그는 별일 아니라는 듯 즉각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그럼 이동 중인 차 안에서 하면 되잖소.” 순간 나는 놀랐다. 분 단위로 짜여 있는 스케줄 속에서 그런 제안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유연함이었다.


차 안에서의 미팅은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악수를 할 때 느껴지는 신념, 상대의 말을 경청할 때 이글거리는 눈빛, 질문을 할 때 앞으로 다가서는 버릇을 통해 일에 대한 그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단순 미팅이 아니라 나를 채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느 기업이든 인사문제는 너무나 중요하며 그런 문제에 책임자가 뛰어들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잭은 자신의 일을 명확히 인식했고, 그 일을 하기 위해 직접 현장으로 뛰어든 것이다. 


리더 고유의 업무 중 하나는 결단이다. 결단을 위한 자료는 70%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직관에 의지해야 한다. 직관은 데이터로 보여줄 수 없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 깊이 고민한 뒤에 나오는 직관은 통찰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실제로 느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아주 복잡한 과정이 머리를 통해 순간적으로 이루어져 나오는 것이 직관이다. 그렇다고 직관이 아무에게나 나오는 것은 아니다. 리더로서의 직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은 말 그대로 고집일 뿐이고 기업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관은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알고 수많은 자료를 꼼꼼히 분석한 뒤, 그리고 깊은 고민을 한 끝에야 찾아오는 선물과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직관에 강한 리더들은 하나같이 현장을 잘 아는 리더이기도 하다. 현장을 아는 리더는 그 무엇도 속단하지 않는다. 현장의 어려움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허황된 목표를 세워 직원들을 힘들게 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조심성 없이 명령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리더에게 부여된 일이기 때문이며, 리더는 확신을 가질 만한 직관을 갖기 위해 다시 현장을 찾는다.


투명함의 전제조건      

정직과 신뢰는 비즈니스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다. GE는 이것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예를 들어 뇌물을 주거나 가격 담합을 하는 식으로 규칙을 어기는 것을 금하고 있다. 설사 회사의 이익을 위하고 개인적인 착복이 없더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GE가 원칙을 지키는 이유는 성인군자가 다니는 회사라서가 아니라, 그것이 기업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보아도 시장경제 아래에서 활동하는 기업이 시장 질서를 어긴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현실적으로 따져 보더라도 정직과 신뢰를 고수하는데 드는 비용이 그렇지 않을 때 드는 비용보다 훨씬 더 싸다.


그러나 정직이라는 원칙을 어떻게 지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늘 골칫거리가 된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선물을 하거나 받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모든 것을 뇌물이라며 무조건 주고 받지 않는 것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 일할 때 나는 이 문제로 심각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 동남아ㆍ태평양 지역만 해도 10개국이 훨씬 넘는데, 나라마다 예절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달랐다. 어떤 선물은 받지 않으면 큰 실례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고민을 하다 회사 변호사 폴 라우에게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런데 그가 너무 쉽게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었다. “뉴스페이퍼를 이용해요! 주거나 받은 사실이 신문에 나도 괜찮다고 판단하면 해도 되고, 안 될 것 같으면 하지 말아야죠.”


그의 생각에 나는 무릎을 쳤다. 전 세계에 수많은 규정이 있다 해도 신문을 읽는 사람들의 상식은 비슷하다. 신문에 나와도 괜찮은지를 스스로 묻는 순간, 해서 안 될 일과 해도 괜찮은 일의 성격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단순하면서도 정확하고, 쓸모가 있는 이 방법을 나는 ‘뉴스페이퍼 테스트’라고 부른다. 리더로서 성공하고 싶다면 이 방법을 써 볼 것을 권한다. 정직과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사람은 그 다음 이력을 제대로 쌓기가 힘들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선물에 대해 아주 간단한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3가지 질문

어떤 사람이 소크라테스에게 그의 친구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 이야기가 사실에 근거한 것이거나, 그 친구에게 좋은 얘기이거나, 듣는 나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말해 보시오.” 소크라테스의 말에 그는 “모두 아니다.”라며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 말 때문에 많은 문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남의 말을 하기에 앞서 늘 소크라테스의 말을 떠올린다.


우리는 대체로 “그 친구 어때?”라는 질문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말은 대체로 사실에 기인하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원치 않는 사람을 궐석재판에 회부해 괜한 선입견만 키우는 것이다. 말은 위치나 장소, 분위기에 따라 상대방에게 엄청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이런 말이 조직 내에 퍼지면 당사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들은 이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한 번쯤 소크라테스의 말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내 한마디 때문에 누군가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된다면, 그것은 한 개인에게든 조직에게든 결코 유익한 일이 아닐 테니 말이다.


CHAPTER 2  자기 확신의 힘


당신은 큰 그림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GE코리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9년이다. 당시 삼성은 GE와 합작으로 의료기기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업에 문제가 많다고 판단한 회사측에서 나를 합작회사의 사장으로 보낸 것이다. 부임하기 전 상황을 파악해 보니 창립 첫해부터 적자가 시작되어 매년 손해를 보는 중이었다. 자본금은 반 이상 잠식되어 있었고 신제품 개발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회사가 나를 보낸 이유는 명확했다. 합작회사를 살릴 만한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고, 만일 없다면 정리하고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처음 출근하는 날 내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직원들의 힘 빠진 표정, 되는 일이 없는 패배자들의 행동, 천성이 열정적인 나는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그래, 빨리 정리하고 내 자리로 돌아가야겠다.” 이렇게 결심한 나는 회사가 벌이고 있는 사업과 생산하는 제품의 경제성부터 파악하기 시작했다. 당시 합작회사는 수많은 의료기기를 취급하고 있었는데 핵자기공명장치(MRI), 감마카메라(MM) 등 내가 알지 못하던 최첨단 의료기기가 판매되고 있었다. 제품의 수준은 놀라웠으나 경영상으로는 문제가 많았다. 생산비용은 높은데 수요가 너무나 적었던 것이다. 그나마도 고장이 잦아 애프터서비스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조직분위기도 엉망이었다. 삼성GE의료기기는 마치 두 팀을 억지로 묶은 것처럼 보였다. GE 팀, 삼성 팀으로 나뉘면 애초에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는 힘들게 마련이다.


‘아무리 패배주의에 빠져도 저렇게 무감각할 수가 있나. 이 회사에 프라이드가 없단 말인가.’ 내가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그동안 회사 사정을 검토하면서 나도 모르게 회사에 프라이드가 생긴 덕분일 것이다. 사실 내 마음 속에는 사업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당시 GE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 모토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나는 합작회사의 의료기기 사업에 이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러자 사업이 회생할 방향이 보였다. 합작회사를 살리되 경쟁력이 있는 핵심제품 위주로 집중 육성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나는 회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삼성과 GE 양쪽에서 그 사업을 내게 맡기겠다고 했다. “당신이 진단했으니, 한번 맡아서 키워보라.”


나는 한번 맡아 보고자 결심했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안전한 삼성 속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악조건을 두루 갖춘 기업을 책임지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책임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나는 합작회사의 진정한 리더가 되었다. 출근한 첫날, 나는 전 직원을 모아놓고 회사를 살리기 위한 선결과제를 제시했다. “살아남기 위해 핵심사업만 남기고 모든 다른 사업은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원공장을 매각하고 그에 따라 인력도 감축하게 될 것입니다.” 결정을 내린 후 나는 구조조정을 할 분야와 인원을 정했다. 모든 공장은 폐쇄하기로 했고, 서비스, 판매, 관리, 마케팅 분야를 뺀 나머지 직원 100여 명이 구조조정 대상이었다.


구조조정이 끝난 후 나는 직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떠났다. 남아있는 사람들의 사기는 그야말로 최저였다. 남은 사람들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 전 간부가 나와 함께 사직서를 썼다. 나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미래에 대해 상황설명을 해 주었다. 그날 마라톤 워크숍 결과 우리에게 가장 가능성 있는 의료기기는 초음파 촬영기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초음파는 모니터와 반도체 기술이 핵심인데, 다행히도 삼성은 그 두 가지에서 세계최고 수준이었다. 마지막 날 나는 초음파 촬영기를 우리의 핵심 사업으로 결정했다. 결단의 마지막 순간까지, 성공을 예측하는 자료와 실패를 예측하는 자료들이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직원들과 함께 토론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만의 직관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결단은 70%의 정보와 30%의 리더의 직관, 그리고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리더의 확고한 의식에서 나온다. 그것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리더가 아니다.


반드시 120%의 목표를 설정하라

캄보디아 속담에 재미있는 것이 있다. ‘선생님에게 겁을 내면 배울 수 없을 것이고, 아내에게 겁을 내면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냉정한 실적 평가 때문에 의기소침해 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생각해 보자. 냉정한 것은 조직만이 아니다. 회사에 다니는 개인도 냉정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회사가 좋아도 한두 달 월급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회사에 다닐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말하자면 매달 어김없이 월급을 주어야 하는 것은 기업이 개인에게 자신의 실적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개인과 기업이 서로에게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면, 공정하지 않은 것보다 냉정한 것이 훨씬 낫다.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능력과 상관없이 기회가 불투명하다는 의미지만, 공정하기만 하다면 아무리 냉정하다 할지라도 기회는 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방법은 자신의 실력을 키워 마음껏 드러내 보이는 것 밖에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만 하면 다른 외부 문제에 좌우되지 않고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다.


GE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매우 신중한데 그것은 설정한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한 사람의 목표설정은 전체와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실패가 일어날 경우 대안 수립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GE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의 인센티브가 확실한 만큼, 실패했을 때의 평가도 정확하다. 그렇다면 목표를 어떻게 정해야 할까? 내가 제시하는 방법은 플러스(+) 20% 전략이다. 자신을 정확히 평가하게 되면 자기가 이룰 수 있는 최대치와 최소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목표는 당연히 최대치를 기초로 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목표 수립을 최대치로 정하면 안 된다.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최저치로 목표를 정해 놓으면 일에 능률이 오르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무능함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최대치에서 20%를 제한 수치를 공개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평가가 냉정한 대신 상벌이 확실한 것이 요즘의 기업이다. 공개된 목표 이상의 20%는 당신에게 물질적 인센티브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만일 그 정도가 아니라 할지라도 당신의 능력과 열정이 20%라는 수치로 기록될 것이다. 또한 만일 자신의 최대치에 도달하지 못해 20%를 해내지 못했다 할지라도, 회사 입장에서 당신은 목표를 100% 완성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20%는 저평가를 막는 안전망이면서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성공의 관건은 실행이다

삼성GE의료기기를 되살리는 데 모든 것을 걸었던 시절을 되살려 보면 실행은 결단의 한 과정이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어떤 사안에 있어 결단 다음에 실행이라는 순차적 진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언제나 결단의 순간이었고, 그 다음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실행의 순간이었다. 구조조정 직후 사업을 초음파에 집중하기로 결정을 내린 후, 나는 곧바로 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말이 공장이지 안양 근처의 한 건물 반지하층을 빌려 조립대를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수원공장에는 축구장도 있었는데…” “최고의 회사끼리 만든 합작 회사의 공장이 이래도 되는 거야.” 직원들의 푸념이 들려왔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겨우 숨을 돌리게 된 사업체가 겉모습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지만 나는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사소한 이야기로 인해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현 상황과 회사의 능력으로서는 임대공장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을 주지시켰다.


몇 개월 후, 확신한 대로 초음파 촬영기는 우리 제품이 최고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벽한 애프터서비스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 나갔다. 회사는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 6년 연속 연평균 45% 성장. 이러한 흑자 덕분에 3년 만에 건물 옥상에 테니스 코트와 카페테리아를 갖춘 최고의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공장 가동식 날 많은 내외귀빈이 참석하여 축하를 해 주었고 우리 직원들은 가족들까지 함께 해 최고의 파티를 즐겼다. 최고급 뷔페를 즐기며 은은하게 울리는 현악 4중주를 감상하고 있자니, 지난날이 떠올라 모두들 울음을 삼켜야 했다. 삼성GE의료기기의 성공을 지켜본 사람들은 나의 리더십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 실체를 궁금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역할은 결단과 실행의 계획을 머뭇거림 없이 실천했다는 것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회사의 직원들과 공장 엔지니어들의 힘이었다.

   

협상력 - 제로섬 마인드를 버려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못하는 것 중 하나가 협상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도 특히 남자가 협상을 못한다. 그 이유는 스파크 때문이다. 일상적인 대화 중에도 스파크가 번쩍이는 순간 남자들은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그것이 이익과 직접적 상관이 있는 비즈니스 무대에서라면, 눈빛은 더욱 살벌해 진다. 스파크가 일어나고 첨예한 대립이 드러나면 상대를 적으로 생각하는 제로섬 마인드가 생기는 것이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두 팀이 적군과 아군으로 나뉘는 순간 상생 따위는 없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상호 대립점이 없다면 협상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대립은 협상의 전제조건이다. 그 때문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되는 것이고, 그 자리에 앉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협상에 임하는 사람은 자신과 상대방을 동등한 위치라고 생각하고 상대방도 나와 똑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삼성과 GE가 합작의료기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지분을 나누는 협상을 한 적이 있다. 이때의 대립점은 지분을 평가하는 계산법에서 시작되었다. GE는 지분을 사들이려고 했으나 삼성측 담당자가 무조건 안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GE가 그러면 얼마에 팔겠느냐고 하자 그는 자신의 계산법을 내부비밀이라면서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GE측은 내부비밀을 공개한 셈이다. 다시 생각해도 답답한 상황이다. 만일 GE쪽에서도 같은 자세로 일관했다면, 마치 두 사람이 눈을 감고 마주앉아 문고리를 찾는 일과 같았을 것이다. 협상은 항상 같은 처지의 주체가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쪽에서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는 그 쪽이 답답해서가 아니라, 상대를 믿고 일을 해결하겠다는 마음이 있어서다. 협상을 하기 전, 상대가 누구인지를 한번 살펴보라. 분명 우리의 중대한 파트너이거나, 앞으로 언제든지 만날 가능성이 있는 상대일 것이다. 우리가 협상에서 상대와 함께 승리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년, 5년, 10년 후를 준비하는 로드맵

만일 세계의 중심에서 일하는 최고의 리더가 꿈이라면, 당신은 우선 자기 자신을 리드해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한 3년, 5년, 10년의 계획을 세워보라. 그 계획이란 다음과 같다.


①10년 후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②5년 후까지 내가 성취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③3년 뒤의 성과를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시작하거나 중단해야 할 것인가?


10년은 계획을 세우면 너무 먼 시간이지만, 계획 없이 살면 화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이다. 그러기에 10년 계획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10년이 지난 후 서 있는 자리가 판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10년이라는 말에 어떤 이들은 ‘10년 안에 10억을 번다’ 또는 ‘조직 내에서 무슨 자리에 올라야지’라는 식의 생각을 하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자신의 꿈을 위한 플랜은 아니다. 젊은 리더인 당신이 짜야 하는 계획은 100% 자신의 인생과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가치관을 돈이나 직책과 연결하면 모든 꿈이 방해요소가 될 것이다.


그러나 10년의 계획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너무 막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기의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5년의 계획이다. 5년은 무엇인가를 성취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5년의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3년의 계획이다. 그것은 물론 5년의 중기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하고, 더 나아가 10년 후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실천강령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계획안에 무엇을 넣어야 할까? 뭔가 커다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은 무엇보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 전문성은 학교에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이라도 현장에서 스스로 느끼는 것이 없다면 그는 초보자다. 기업들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전문가는 현장에서 모든 문제를 부딪혀보고, 그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 누구에게 물어도 자신의 이름이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최고의 경쟁력이고, 당신의 가치를 높여 준다. 그렇게 된다면 당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 것이다.   


CHAPTER 3  성공의 멘토


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저작권이 민감한 지적생산물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말이지만, 인간의 행동에 있어서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기업활동도 마찬가지다. 제품이나 기술을 모방하는 것은 도둑질과 같은 행위이고, 또 부끄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최고의 성과를 낸 방식을 따라 하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고,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일본의 산골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전에는 그런 행동을 하는 원숭이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행동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대부분의 원숭이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는 것이었다. 관찰자는 원숭이 집단의 변화 이유를 모방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원숭이들이 고구마를 씻어 먹게 된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들이 생각하기에 씻어 먹는 편이 훨씬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거라는 것이다. 원숭이의 변화를 기업 입장에서 보면, 한 원숭이가 고구마를 물에 씻는 혁신을 단행한 것이고, 그것의 이점을 알게 된 나머지 원숭이들이 그 행위를 그대로 따라 하면서 한 원숭이가 가질 수 있었던 이점을 공유한 것이다.


기업도 이처럼 좋은 사례가 있으면 그것을 자신에게 적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같은 사례를 여러 기업이 따라 한다 해도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있다. 이때 문제는 최고의 성공사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충실하게 따라 했느냐의 문제이다. 즉 수용자의 문제이다. 흔히 따라 하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만일 누군가가 마라토너 이봉주를 따라 하겠다고 결심한다면, 그 사람은 그 순간부터 훈련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금주, 금연을 하고 생활습관과 식습관도 바꾸어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성공사례를 적용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익숙함을 버린다는 의미인데 이것이 편하고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 방법이나 따라하면 안된다. 그러나 만일 그것이 꼭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수행해야 한다. 베스트 프랙티스를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 신입사원일 때는 동료와 선배로부터, 리더가 되었을 때는 다른 리더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재평가하라

2001년 말 내 마음속의 무언가가 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슬럼프는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나의 위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정확히는 나와 가족의 위치에 대해서였다. 두 딸은 한국에, 막내는 미국에, 그리고 나와 아내는 싱가포르에…. 그나마도 나는 1년 중 200여 일을 출장을 다니는 상황이었다. 일에 모든 열정을 바쳐 왔지만 그것은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온 생활은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달성하고 싶고 무엇을 달성해야만 하는가.’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결국 회사에 사직서를 내기로 결심했다. 회사는 갑작스런 나의 사직 의사에 무척 당황해 했다.


회사에 불만이 있어서는 아니었기 때문에 나와 가족의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자 회사에서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했다. 나는 한국에 있는 회사에서 좋은 제안을 받고 있었지만 GE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기 때문에 회사의 입장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회사에서 내게 제안한 것은 승진과 더불어 한국에서의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오퍼가 오리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이 두 가지를 약속한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친필 메모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이 일을 계기로 내가 새삼스럽게 깨달은 원칙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직장인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오류는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회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사고과에 지난해 내가 잘한 부분이 당연히 반영되겠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다 알아주겠지.’ 물론 회사는 최대한 공정하게 개인을 평가하려고 노력하지만, 누락되는 것도 있고, 회사 입장에서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나의 경우를 살펴보면 가족이 세 나라로 떨어져 사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았음에도 회사는 그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부당한 조건 속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열정을 기대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열정은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처우에 대해 뭔가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일을 열정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보를 반드시 공유해야 하는 이유

내가 삼성GE의료기기에 있을 때 각 사무실은 금연구역이었다. 그러나 단 한 곳, 나의 사무실만은 예외였다. 나는 담배 피우려고 화장실이나 계단으로 나가려는 간부들을 내 사무실로 불러 들였다. 화장실에서 피우는 것보다 쾌적한 환경임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직원들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아침마다 내 사무실로 모여들었다. 편안하게 담배를 피우다 보니 자연스레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리더로서 개개인의 특징도 알 수가 있었다. 프로젝트에 몰입할 때는 자연히 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는데, 대부분 중요한 정보였고, 때로는 눈에 번쩍 뜨일 만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아침시간이라 고객이 찾는 시간도 아니었고, 특별한 목적 없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일상과도 같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아침 미팅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또한 화기애애한 친목 미팅에서는 개개인의 인간적인 모습이 느껴지기 때문에 직원들 간의 믿음도 더욱 강해졌다.


내가 사장실을 흡연실로 만들어서 본 손해는 딱 하나였다. 조용히 쉴 수 있는 아침 시간을 빼앗겼다는 것. 하지만 나는 지금 다시 하라고 해도 그 손해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로부터 얻는 이익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불필요한 회의가 없어졌다. 웬만한 의사소통은 아침 미팅 중에 효과적으로 끝이 났다. 또 보고서가 줄었다. 모든 정보가 공유되므로 따로 보고받을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서소통도 원활해지고 부서간 어려움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문제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어려움을 말하면 그 자리에서 받아들이거나 설명했기 때문이다. 정보공유로 인한 시너지, 열정의 온도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을 포함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은 셈이다. 이는 어떤 리더든 해볼 만한 투자다. 투자라고 하기엔 낯간지럽지만 이익이 많으니 투자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물론 흡연이 아닌 비슷한 다른 형태로 말이다.


실패해도 좋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실패하라

삼성에서 일하던 초창기, 나는 수입과장이 되어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은 미국에서 고철을 사다 국내에 파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고철을 직접 수입했으나 나는 이왕이면 고철의 원료인 고선박을 수입해서 국내에서 해체하는 것이 더 수익성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회사도 내 아이디어에 대환영이었다. 곧이어 부산의 감천만에 고선박 해체 현장이 마련되었고, 나는 고선박을 수입해 감천만으로 가져왔다. 고선박 사업은 예상대로 많은 이익을 남겼고 이에 용기를 얻은 나는 그동안 한두 척씩 사 오던 고선박을 한꺼번에 넉 대나 사들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일이 터지고 말았다. 감천만에 태풍이 불어 닥친 것이었다. “이 과장님, 태풍 때문에 해일이 닥쳐 배들이 전부 가라앉았답니다. 네 척 모두!” 내가 정신을 차린 것은 태풍이 지나간 다음이었다.


‘자 이제 무엇을 할 것이냐?’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었다. ‘손실을 확인해 보자.’ 내 눈으로 확인한 손실은 40억원, 회사 전체 자본금의 1/3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사표를 써야 하나?’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것은 너무 쉬운 결정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좋을 때만 책임지는 게 책임인가? 잘못되었을 때, 끝까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 여기에서 물러나면 앞으로 평생 떳떳하지 못할 것이다.’


‘정리하고 사표낸다.’ 이렇게 결심하고 나서 다시 감천만으로 향했다. 내가 한 일은 바다 밑에 잠자고 있는 배를 50톤 단위로 해체해 인양하는 것이었다. 땡볕 아래 인부들을 상대하며 1주일간 인양작업을 하고 나면, 다음 일주일은 서울에서 보고를 하고 후속 작업을 했다. 서울과 부산을 매주 왕복하면서 그렇게 1년여가 지나자 바닷물처럼 막막해 보이던 고철 인양작업도 끝이 났다. 나는 마지막 보고서를 써서 서울로 달려갔다. 한없이 무거운 보고시간이 끝난 후 준비해 둔 사표를 상사에게 제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에서 쉬었다. 실로 1년 만에 맛보는 평화였다.


“그동안 고생 많았네, 두바이 지사장 발령이 났으니 가서 쉬고 오게.” 열흘도 지나지 않아 인사부장으로부터 뜻밖의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당장 회사로 갔다. “회사를 그만 두겠습니다. 제가 1년 동안 사표를 내지 않은 것은 제 손으로 정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사장님이 웃으면서 말했다. “이 과장, 그만두길 뭘 그만둬? 정리하면 끝낸다고? 이 사람아, 그러면 손해를 만회하고 나서 그만둬야지, 두바이 가서 좀 쉬고, 돌아와서 큰일 좀 하게.” 나는 그렇게 실패를 딛고 두바이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실패에 맞닥뜨렸을 때 자신이 할 일을 찾아 그 일을 완수하면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조직에서 어떤 손실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제대로 수습하는 데에도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때 그것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실패한 당사자다.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자존심을 걸고 책임을 완수한다는 마음으로 실패를 체험해야 한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웬만한 실패는 피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그전에는 몰랐던 수많은 문제점과 함정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웠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백만 불짜리 열정이 담긴 선물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 한 것들은 기본적으로 열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열정은 본래 꿈이 있는 사람에게서 생겨나는 것이다. 나는 한국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의 회장 직을 맡고 있다. 모르는 사람은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자리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이 자리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한국의 이미지를 제대로 알려 저평가된 것을 바로 고치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한국 젊은이에게 글로벌이라는 무대를 열어 주기 위해서이다.


내가 말하는 꿈이란 어린 날에 흔히 생각하는 장래 희망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의료기기 속에서 새로운 비전을 찾은 나처럼, 사람은 어떤 계기를 통해 자신의 적성을 새롭게 찾을 수도 있고, 새로운 꿈을 꿀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취직을 했다고 해서 그 일이 평생 자신과 안 맞을 거라고 체념하고 있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한 자세다. 나는 일에 재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 하얀 노트를 꺼내놓고 나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첫째,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둘째, 이 일이 재미없다면, 왜 그만두지 못하는가? 셋째, 이 일을 해야만 한다면 해야만 하는 이유를 열 가지만 적어 보라.


내가 삼성물산에서 삼성GE의료기기로 가야 했을 때 주변사람 모두 나를 위로했다. 그러나 빈 노트에 좋은 점을 나열해 보면서 나는 꼭 그 회사에 가서 일해 보고 싶다는 열정을 스스로 만들게 되었다. 내가 적은 것을 떠올려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안 되는 회사이니 더 나빠질 것도 없다. 둘째, 최첨단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셋째, 세계 최고 회사가 파트너이니 배울 것이 무척 많다. 넷째, 회사의 전반적인 것을 경험할 절호의 기회다…. 이렇게 열 가지 정도 이유를 나열하다 보면, 그 목록 속에 자신이 열정을 쏟아 부을 만한 이유가 보인다. 그러면 그것을 연료 삼아 열정을 만들어 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목록을 적어 보아도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위해 그것을 중단해야 한다.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꿈을 꾸는 데에도 결단의 순간이 필요하다. 100% 위험 부담이 없는 결단의 순간은 평생 오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솔직한 느낌이다.


언젠가 강연을 끝내고 강단을 내려오자 서글서글한 인상의 청년이 달려와서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2년째 GE의 장학금을 받고 있는 학생입니다.” 회사에서는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1년에 300만 원 정도 되는 장학금을 주고 있는데, 그 수혜자 중의 한 사람인 모양이었다. 사실 장학금이라고 말하기도 쑥스러울 만큼 다른 기업에 비하면 적은 돈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금액의 의미보다는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을 GE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둔다. 10~20년 후 꼭 GE에서가 아니더라도 그들이 큰일을 해낼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우리를 에디슨의 후예로 생각해 주는 GE 덕분에 꿈이 커졌습니다. 저는 장학금을 받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GE 가족처럼 꿈꾸는 법과 끈기를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백만 불짜리 열정을 전수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늘 하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듣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날 그가 내게 해준 ‘백만 불짜리 열정’이라는 말이 내게는 그러했다. 누구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 학생처럼 자신의 처지보다 한 단계 위에서 생각하고 꿈꾸는 법을 알아야 한다. 성인의 꿈은 부단히 움직이며 전략적으로 만들어 가는 꿈이어야 가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꾸며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꿈은 움직임을 활달하게 만들고, 가슴을 열정으로 채운다. 그리고 그 열정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다.

출처 : 복음과 삶
글쓴이 : 코람데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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