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의 상처를 치유하기
필자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한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한 신학생이 부끄러운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면서 어떻게 치유받았는가 생생하게 경험한 이야기이다. 필자가 클레아몬트 신학대학원을 다닐 때 한 기독교 상담시간에 소그룹으로 모여서 이러한 상처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고 함께 치유의 길을 모색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한 여학생은 자신이 당한 성폭행을 고백하면서 분위기가 참으로 진지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자신의 수치를 드러내는 그 여학생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내가 느낀 것은 그 여학생의 용기였다.
그 학생이 울면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그 과거가 어떻게 지금 현재를 파괴하였는지 말하였을 때 한 사람씩 일어나 그 여학생을 포옹해주고 안아주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여성에게는 치명적인 성폭행당한 이야기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성에 대한 것은 말하기를 꺼려하는 동양 문화권에 있었던 나에게는 아주 충격적인 것이었다. 지금은 건강한 목회자가 되어 상처받은 사람들을 돕고 있다. 얼마나 멋있는 일인가? 다음의 이야기는 그 신학생의 고백이다.
* * *
저는 할아버지로부터 성폭행 당한 기억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저는 결혼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결혼은 금방이라도 깨어질 것 같은 난파선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와 결혼한 팀은 언제나 저를 아껴주고 이해해주려고 하였지만 결혼한 후 제대로 부부관계를 갖지 못한 남편은 한계를 느꼈는지 이혼에 대하여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밤이 무섭습니다. 낮에는 남편과 잘 지내지만 밤에만 되면 생각나는 악몽이 부부관계를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를 악물고 잊어버리려고 하지만 잊혀 지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나름대로 저를 치료사에게도 데리고 가고 상담자에게도 데리고 가서 함께 치료를 받자고 하였지만 저는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남편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날은 참으로 따듯한 날이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녀오면 할아버지는 언제나 그 정원에서 꽃들을 보시며 함께 시간을 보내주셨습니다. 할아버지는 혼자 사시고 계시는 분이셨지만 나이는 60세 정도가 되셨던 것 같습니다. 그 분은 조용하게 정원을 가꾸시면서 언제나 저와 함께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는 조용한 정원의 그늘진 곳으로 저를 이끌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저를 무릎에 앉히셨습니다. 저는 할아버지에게 여느 때처럼 어리광을 부리며 그 무릎 위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 날의 할아버지는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시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고통이 되었고 수치스럽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일하시고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저는 언제나 할아버지한테 당하면서도 도움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을 때에는 저도 어느 정도 성숙한 여성의 모습이 된 뒤였고 할아버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게 위협을 하시면서 저와 사랑을 나누셨습니다.
제가 사춘기가 되어 남자친구들과 사귀게 되었을 때에 할아버지는 강한 질투를 나타내시면서 저를 다시 위협하고 난폭하게 애무하시면서 사랑을 하곤 하였습니다. 저는 우울해졌고 할아버지가 무서웠지만 저도 그러한 관계를 은근히 즐기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저를 괴롭혔지만 다른 면에서는 정말 다정하고 멋있는 분이셨습니다. 그 분은 아직 할아버지라고 불리기에는 젊은 분이셨고 아는 것이 많고 따듯한 분이셨습니다. 가끔 우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먼저 가신 할머니를 생각할 때였습니다. 또한 저와의 관계도 괴로워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대학에 들어가서 남자들과 데이트를 할 때에는 할아버지는 아주 늙으셨고 얼마 안 있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남자들과 사귀면서 다른 것을 별로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남자들이 깊은 관계를 요구하면 저는 언제나 그 남자와의 교제를 끊어버렸습니다. 그것은 “나는 더렵혀진 사람인데 어떻게 저렇게 순수한 남자와 사귈 수가 있겠어”하고 자기를 비하시키면서 관계를 끊어버리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남자들을 피하였지만 팀을 만나고는 그러한 일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것은 제가 그를 너무 사랑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결혼을 하게 되어 직장이 가까운 곳에 아파트를 준비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처음부터 악몽이었습니다. 저는 첫날밤에도 남편과 잠자리를 같이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은 남편의 얼굴 위로 할아버지 얼굴이 겹쳐서 나타나곤 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서워서 남편과도 잠자리를 같이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시간이 흐르게 되자 인내심이 강한 남편도 저를 병자 취급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아무 이유도 없이 자기를 거부하는 제가 싫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다른 일에도 생산적으로 일을 할 수 없었고 모든 면에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저와 소원해지면서 남편은 외박이 잦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았고 어디에 있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궁금하였지만 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내 일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남편의 일까지 관심을 가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는 유부녀와 바람이 난데 있었습니다. 남편은 다른 사람의 아내와 외박을 하고 있었고 깊은 관계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남편과 아름답게 사랑하던 데이트 시절, 약혼시절을 기억하며 울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남편에게 돌아와 달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돌아와도 “더렵혀진 내 자신”이 해 줄 것은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함께 더렵혀지면 서로 마음이 더 편해질 것 같아 은근히 기뻐하기도 하였습니다.
남편이 그러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저는 아무 불평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솔직히 남편을 사랑하였고 남편과 연애시절과 같은 사랑을 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저는 직장도 포기하고 신학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그것은 제가 목사가 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학교에서 상담시간에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상담시간에는 서로 치유를 돕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어느 날 저의 과거를 그들 앞에서 모두 고백하고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저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에 저를 안아주면서 위로하였습니다. 제가 그렇게 고백한 것을 용기 있다고 하면서 함께 울면서 위로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어느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제가 영원히 갖고 다녀야 하는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까지 속아 살아왔으며 피해를 당하며 살아온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결코 더러운 아이가 아니었고 지금도 하나님은 저를 더럽다고 생각하시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은 이러한 자기 발견에 도움을 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저는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순결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할아버지에게 피해를 당하였던 것이며 저는 피해의식의 노예가 되어 아름다운 가정을 파괴하고 남편을 비참하게 만들어 버렸던 것입니다. 저는 저의 문제를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치유를 구하였습니다.
제가 주님을 만나고 도움을 구하는 순간 저의 깊은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나씩 꺼내주었습니다. 그것을 꺼내어 낼 때마다 저는 참으로 수치스럽고 아프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것을 꺼내어 주시면서 새로운 것, 주님의 것, 긍정적인 것, 생산적인 것, 창조적인 것으로 다시 채워주시기 시작하였습니다. 주님은 저의 어두운 과거를 새로운 미래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저의 기억가운데 고통스럽게 남아있는 상처를 하나씩 치유하여 주셨습니다. 주님의 은총이 저의 삶에 들어오시는 순간 점차적으로 치유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비로소 할아버지를 용서하였습니다. 그에 대한 분노와 미움을 해결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동조하였다고 생각하면서 죄의식에 잠겨 있었던 저 자신도 용서하였습니다. 그리고 공범자로서의 죄의식에서 해방되었으며 주님은 저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저는 남편과 저 사이를 가리웠던 장벽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그것은 저의 상처받은 과거, 어두운 과거가 남편과의 연합을 방해하였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달려갔습니다.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용서를 구하였습니다. 남편은 저에게 왜 미리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면서 이미 늦었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저에게 돌아오기에는 너무 멀리 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돌아오는 문제를 떠나서 그 동안 남편을 괴롭혔던 시간들을 용서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다 듣고 나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괴로웠던 시간들 때문에 남편도 지쳐 있었고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편에게 “당신을 위하여 기도하겠어요” 라고 말하고 헤어졌습니다. 저는 남편이 돌아올 지 아니면 영원히 떠날지 알지 못합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며 남편의 결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깊은 평화와 기쁨, 그리고 자유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로부터의 자유, 죄책감으로부터의 자유가 저를 새털같이 가볍게 만들었으며 주 안에서 새롭게 미래를 바라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행복할 권리를 찾았습니다. 저는 이제 속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께 귀한 존재며 저를 위하여 주님이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저는 아직도 남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치유해 주실 것이며 우리들을 다시 아름답고 건강한 부부로 회복시켜 줄 것을 믿습니다.
* 이 자료는 주예수영성마을 소모임 영성훈련
내적치유의 교재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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