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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과 귀신들림-11

힐링&바이블센터 2006. 9. 10. 16:54
정신질환과 귀신들림(2)  
* 오랫만에 홈에 들어와보니 많이 바뀌었네요. 새단장한 홈페이지를 축하합니다. 일전에 썼던 정신질환과 귀신들림에 대한 글에 이어지는 글인데, 이제서야 올립니다. shalom...

(2) 성경에 나오는 귀신들림

지난 글에 이어 성경에 나오는 귀신들림의 사례를 살펴보며, 정신질환과 귀신들림에 대한 관계를 정리하려합니다.
신약성경에 귀신들림이 구체적으로 묘사된 경우는 모두 9사례로 그중 7사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을 기록한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고, 나머지 2사례는 예수의 부활 승천 후 제자들의 사역을 기록한 사도행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회당에서 더러운 영에 사로잡힌 자(마가 1:21-28, 누가 4:31-37)
- 예수의 사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사탄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고 자신들은 예수에 의해 멸망할 것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즉 귀신이 예수에 대한 초자연적이고 영적인(종교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 군대 귀신들린 거라사인(마태 8:28-34, 마가 5:1-20, 누가 8:26-39)
- 역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영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쇠고랑과 쇠사슬로도 억제하지 못할 정도의 거친 행동과 자해하는 행동이 있었지만 귀신이 나간 후 정신이 온전하여 졌습니다. 이 본문을 근거로 정신질환을 귀신들림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3) 귀신들려 시각장애와 청각장애가 있는 자(마태 12:22-29, 마가 3:22-27, 누가 11:14-22)
- 귀신들린 자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없으나 이 사건을 계기로 예수께서 귀신의 왕의 힘을 빌려 귀신을 쫓아낸다는 음해를 당하는 사건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손(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면 하나님의 나라(천국)가 이미 임한 것(시작된 것)이라고 선포하십니다.
4) 경련을 일으킨 귀신들린 소년(마태 17:14-21, 마가 9:14-29, 누가 9:37-43)
- 불 가운데도 넘어지고 물 속에도 빠졌으며 벙어리였습니다. 귀신이 나갈 때 경련이 일어났습니다.
5) 수로보니게 여인의 딸(마태 15:21-28, 마가 7:24-30)
- 귀신들린 아이의 모습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은 없지만 정통 이스라엘인이 아닌 가나안 사람도 예수의 기적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특징적으로 기술됩니다.
6) 허리가 꼬부라져 펴지 못하는 여인(누가 13:10-17)
- 번역에 따라 관절에 장애가 있는 병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유대인들이 일을 하지 않는 안식일에 치유 사역을 한 것에 대한 논쟁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7) 벙어리 귀신(마태 9:32-34)
- 귀신들려 벙어리 된 사람이라고 묘사되고 있고, 예수가 귀신들렸기 때문에 귀신을 내쫓는다고 비난을 받는 사건입니다.

8) 빌립보 성의 점치는 여종(사도행전 16:16-19)
- 점을 쳐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자로 바울과 제자들을 하나님의 종으로 알아보았습니다.
9) 에베소 지역의 귀신들린 사람(사도행전 19:16)
- 바울의 이름을 빌려 귀신 쫓는 흉내내는 사람들을 공격하였고, 예수와 바울을 안다고 말하였습니다.

성경은 진리이지만 위와 같은 성경의 예를 통해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을 구분하는 지침을 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제한점을 갖습니다.

첫째, 성경은 의학서적이 아니며 정신이상에 대해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이 아닙니다. 성경의 기술만으로 만유인력의 법칙과 지동설에 대한 지식을 얻기 어렵듯이 성경의 기술만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지식을 얻기 어렵습니다.

둘째, 성경은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를 묘사하고 설명하는 책입니다. 예수께서 귀신을 쫓으시는 모습을 성경이 기록한 목적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했으며 예수께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그리스도임을 증명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마태복음 12장 28절) 예수의 병고침 기적과 귀신 내어쫓음은 장차 올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 나라는 사탄의 통치가 사라질 때 섭니다. 따라서 귀신을 쫓아내는 일은 사탄의 통치권을 깨뜨리며 하나님의 나라가 오고 있다는 선포에 대한 증명이요 성취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경 기록의 강조점이 귀신들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어떤 분인가에 있고, 귀신들림의 증상을 묘사하기 위함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과 그 의미를 묘사하기 위함에 목적이 있습니다.

셋째, 신약성경이 기록되던 시대는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역함과 더불어 사탄의 활동과 귀신의 쫓겨남이 활발히 일어났던 시대적 특수성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넷째, 신약 성경이 기록될 무렵 주변 국가의 미신 문화의 영향으로 당시의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은 질병에 걸리는 것을 귀신의 역사로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또한 정신적 이상과 귀신들림을 동일시하는 경향도 존재하였습니다. 심지어 예수와 사도 요한 마저도 귀신들려 미쳤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성경이 쓰여질 당시의 독자들은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에 대한 명확한 구별을 하지 못하던 문화적 특수성이 존재하였음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성경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는 진리이지만, 성경 기자들이 속한 문화적 상황을 신중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바른 성경해석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성서유니온) pp100-101 참조).

상기한 특수성에 덧붙여 또 하나의 전제는 기본적으로 질병과 귀신들림은 서로 구별되는 독자적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성경 여러 곳에서 귀신들림과 질병을 병렬적(독립적)으로 기술하고 있고, 치료 방법에 대한 묘사도 달리 함으로 이 둘을 같은 범주에 넣지 않고 구분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졌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과 고통으로 앓는 모든 환자들과 귀신 들린 사람들과 간질병 환자들과 중풍병 환자들을 예수께로 데려왔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마태복음 4장 24절. 표준새번역)

그럼에도 귀신들린 사람이 질병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의 9사례 중 질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모두 5사례입니다. 그 중에서 언어, 청각, 또는 시각 장애인 경우가 3사례, 경련을 보인 경우가 1사례, 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가 1사례, 그리고 정신질환처럼 보이는 경우(난폭하고 자해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1사례가 등장합니다. 빈도로 보면 언어나 시각 장애가 있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현대에 이를 귀신들림으로 오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신 경련이나 정신질환을 귀신들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전자는 질병의 원인이 눈, 귀, 입처럼 외부로 명확하게 드러나 질병으로 여기는 반면 후자의 경우 질병의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뇌 기능의 이상에 있기 때문에 이런 오해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 못보고 말 못하는 사람을 무턱대고 귀신들렸다고 할 수 없듯이 거칠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모두 귀신들린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정신질환처럼 보이는 군대 귀신들린 거라사인의 경우와 같이 거칠고 자해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는 정신분열병, 조울병, 인격장애, 충동조절 장애, 기질성 정신장애 등의 여러 정신과 질병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서도 보일 수 있으므로 과잉일반화해서는 안됩니다.

이와 같은 전제를 인식하면서 성경에 기록된 귀신들림 사례와 정신질환 증상과의 구분점으로 제시되는 사항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 이 구별점은 정신질환에 대해 지식과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의 관점에서 정리된 것이므로, 전문적인 경험이 없이 이를 직접 적용하여 판단하는 것은 오류를 가져올 위험이 있어 참고 사항으로만 여기길 바랍니다.

1) 초자연적, 영적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
성경에 묘사된 대부분의 귀신들림 현상에서 귀신들은 예수나 바울을 알아보았습니다. 특히 예수의 사역 초기에 그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던 때에도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사람들보다 먼저 인정하고 반응하였습니다. 이는 사도 시대의 이방 지역 귀신들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그 사람의 사회, 문화, 종교적 경험에 비추어 알기 하기 힘든 의미 있는 영적 지식을 말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과거 직간접적인 종교적, 문화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그가 알 수 있는 종교적 사실이나 무의미한 종교적 내용인 경우는 귀신들림의 특징으로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2) 초자연적 능력이 있다.
인간의 능력의 한계를 크게 벗어난 능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군대 귀신들린 거라사 걸인의 사례에서 쇠사슬을 끊는 다거나 2천 마리의 돼지 떼를 한꺼번에 죽게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일반적인 정신질환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조울병이나 정신분열병 등에서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현상(통증에 대한 감각이 둔감해져 이를 느끼지 못하거나 의식은 있지만 수십일간 식음을 전폐하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 현상)이나 평소에 보이지 않던 큰 힘을 보이기도 하므로 이를 귀신들림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어떤 특수한 상황에서는 귀신들림에 의한 것이 아니고서도 초자연적인 능력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3) 생물학적 이상이 나타나거나 약물에 대한 반응이 있다.
전형적인 정신질환의 모습을 보이면서 의학적 검사 상 뚜렷한 이상을 보이거나 약물 치료를 비롯한 의학적 치료로 호전을 보인다면, 정신질환으로 여기고 의학적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4) 기타 참고할만한 점들
- 돌연한 증상 발생과 회복: 성경의 묘사를 살펴보면, 귀신들린 현상은 귀신이 나가는 순간 돌연히 증상에서 회복됩니다. 귀신이 존재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중간과정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반해 정신질환은 점진적인 발생과 점진적인 회복이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전문가적 관점에서 점진적인 것이 일반인들의 전문적 지식의 결여로 돌연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고, 정신질환 중에서도 단기 정신병적 장애, 기질성 정신장애, 해리성 장애 등은 급작스러운 증상의 발현과 소실을 보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신앙적인 것들에 대한 적대적 반응을 보임: 예수, 성경, 하나님 등 신앙적인 것들에 대한 극도의 적대적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사탄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자의 종교에 대한 부정적 경험이나 안수 기도하는 분위기 때문에 적대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와 구별해야 할 것이고, 피해사고 때문에 전반적인 대인관계에서 적대적인 태도가 나타나는 경우도 구별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건대 위에 제시한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이를 귀신들림이라고 단정해서는 안됩니다.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여 도움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귀신들림을 정신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보다 정신질환을 귀신들림으로 오판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많은 정신과 환자들이 귀신들림으로 몰려 적절한 치료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세시대의 마녀재판과 같은 죄악을 이 시대가 다시 범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 참고문헌
- 로저 K. 버포드(2002): 귀신들림과 상담, 두란노
- 이만홍(1993): 정신과에서 본 정신질환과 귀신들림(1) 정신질환과 귀신들림, 목회와 신학
- 이무석(1993): 정신과에서 본 정신질환과 귀신들림(2) 치료현장에서, 목회와 신학
- 김 진 등(1990): 정신병인가 귀신들림인가, 목회와 신학
- 김 진(1997): 정신분열병에 대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 뜨인돌
- M. 스코트 팩(2001): 거짓의 사람들, 두란노
- James Kallas(1985): 공관복음서 기적의 의미, 대한기독교출판사
- William Barclay(1984): 예수의 치유이적 해석, 컨콜디아사
- 김광진(2001): 공관복음서에 나오는 귀신들림과 정신질환 비교연구, 호남신학대학교
- 고든 디 피, 더글라스 스튜어트(1988):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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