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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비운의 젊은 연인 [헤로와 레안드로스]

힐링&바이블센터 2006. 5. 5. 20:08

비운의 젊은 연인 '헤로와 레안드로스'




    William Etty, Hero and Leander, 1828 - 1829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헤로는 아프로디테 여신의 젊은 여사제로서 헬레스폰트 북쪽의 세스토스에서 살았다. 헬레스폰트는 흑해의 입구에 있는 좁은 해협으로 지금의 다르다넬로스 해협이다. 그녀는 해협 건너편 아비도스에 사는 미남 청년 레안드로스와 사랑에 빠졌다.


    Evelyn De Morgan, Hero Awaiting the Return of Leander,1885

    매일 밤 헤안드로스는 가족들 몰래 아비도스에서 세스토스로 헤엄쳐 건너와 헤로와 밤을 함께 보내며 사랑을 나누었다. 그는 헤로가 높은 사원의 탑 위에서 비춰주는 불빛에 의지한 채, 어찌 변할지 모르는 급물살을 가르며 폭 3킬로미터가 넘는 바다를 그렇게 건넜던 것이다.


    헤로와 레안드로스, c. 1840-41, Louvre Museum, France>

    위의 그림은 앵그르의 제자였던 프랑스 화가 테오도르 사세리오는 헬레스폰트를 헤엄쳐 건너 연인 헤로가 기다리는 해안가에 도착하고 있는 레안드로스를 형상화했다.

    키츠는 '레안드로스 그림에 부쳐서'에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엄숙한 마음으로 이곳에 와서 늘 눈을 내리깔고,
    그 싱싱한 눈빛을 하얀 눈꺼풀 안에다 감추고 있는
    아리따운 처녀들이여!
    그대들 아름다운 손으로 합장하라
    그 손을 참마음으로 모으지 않고는 볼 수가 없을 것이니
    이것은 그대들 눈부신 아름다움의 희생자가
    제 젊은 영혼의 밤으로 빠져들어 가던 모습,
    황량한 바다 속으로 황망 중에 가라앉던 모습이다
    이거야말로 젊은 레안드로스가 허우적거리며 죽어가던 모습이다.
    그래도 숨 넘어가는 입술을 내밀어 헤로의 뺨을 찾았고,
    헤로의 미소에는 미소로 답하고 있다
    무서운 꿈! 보라, 그 몸이 죽음처럼 무섭게 파도 사이로 가라앉는다.
    어깨와 팔이 일순 번쩍인다
    그러다 사라지고 만다. 그의 숨결은 포말이 되어 떠오른다.

    Hero and Leander
    Domenico Feti, Hero and Leander, 1622 - 1623, Oil on wood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느 겨울 밤, 거센 바람에 그만 등불이 꺼지고,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레안드로스는 거친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 날이 밝자 헤로는 바다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사랑하는 연인이 해안가로 밀려와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정신이 아찔해진 헤로는 자신도 탑에서 몸을 던져 레안드로스를 따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다.

    Hero and Leander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The Parting of Hero and Leander, 1837

    이 비극의 이야기는 화가들 사이에서 매우 낭만적인 주제였다. 특히 17세기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화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이후로 여러 시인들 사이에도 널리 칭송되었다.

    특히, 1810년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은 그리스인들이 사랑하는 '필헬레네제'다. ' 그리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크리미아 전쟁 중에는 그리스를 위해 싸우기도 한 그는 그리스의 미솔롱기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다리는 저는 장애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기념하며 아비도스와 세스토스 사이를 1시간 10분에 걸쳐 수영으로 횡단하기도 하였다. 두 젊은 연인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헬레스폰트 해협을 수영으로 건너고자 도전을 감행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간직되어 오고 있다.

    마커스 로드윅의 <신화와 미술, 성서와 미술> 中

    그 애절함이 오죽했으랴...
    생명을 지녔다는 것에 대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
    누구에게도 의미없는 사람은 없다.
    태어나는 순간 이미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미를 부여받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닌지...
    바이런의 무모함이 가슴에 와 닿는다.





환상의 폴로네에즈(Bach)
팬플릇연주곡
출처 : 아름다운 사람들의 음악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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