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공간/시가 있는 곳

말씀의 실상

힐링&바이블센터 2007. 9. 26. 16:04

  

영혼의 눈에 끼었던

무명의 백태가 벗겨지며

나를 에워싼 만유일체가

말씀임을 깨닫습니다.

 

노상 무심히 보아오던

손가락이 열 개인 것도

이적에나 접한 듯

새삼 놀라웁고

 

창 밖 울타리 한 구석

새로 피는 개나리꽃도

부활의 시범을 보듯

사뭇 황홀합니다.

 

창창한 우주, 허막한 바다에

모래알보다도 작은 내가

말씀의 신령한 그 은혜로

이렇게 오물거리고 있음을

 

상상도 아니요, 상징도 아닌

실상으로 깨닫습니다.

 

-구상1919-2004,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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