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상담심리 자료실

[스크랩] 집단상담의 방법과 실제

힐링&바이블센터 2006. 7. 31. 21:25

집단상담의 방법과 실제


남한강초등학교 교사 이동갑


Ⅰ. 집단상담과 인간관계 향상의 필요성


오늘날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염려를 자주 만나게 된다. 무엇이 교육을 바고 세우며, 교사들로 하여금 무너진 교권을 스스로 세우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존경의 마음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가? 교사와 학생간, 교사와 학부모간의 바람직한 인간관계야말로 그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가족이라는 집단과 더불어 살아가며, 성장하면서 또래집단과 학교, 직장 등으로 그 관계의 영역을 넓혀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관계는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이재창, 1995).

학교란 근본적으로 사람들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교사와 아동의 인간관계는 학교생활의 여러 측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이병진, 1998). 우리가 의식하던 의식하지 못하던, 혹은 원하던 원하지 않든, 그리고 좋아하던, 싫어하던 간에 우리의 삶은 여러 가지 형태의 끊임없는 대인관계로 이루어지고 있다(이형득, 1998). 인간 상호간의 관계성이 우리 인간존재의 본질적인 한 측면인 동시에 하나의 필연적인 사실인 것이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의 인간관계는 교육의 목표달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며 학습활동의 기초가 되며(박연호, 1997; Hall & Hall, 1988), 학생과 교사간의 바람직한 대인관계는 효과적인 학급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이기도 하다(박병량, 1997).

인간관계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과정(Ellenson, 1990)으로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사고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학교교육이 지닌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한 방안으로, 집단상담을 통한 “대인간 문제해결 사고” 능력의 향상은, 아동의 사회성을 향상시켜주고,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수용하게 하며, 자신의 정체감을 확립하게 함으로써, 보다 풍부하고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강진령, 근간)이 본 연구의 출발점이다.

선행연구들은 “집단상담을 통한 아동들의 자존감 향상과 공격성 감소 및 적응력 향상과 함께 인간관계의 개선” 등을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집단상담의 필요성을 이장호‧김정희(1993)는 “인간은 集團 속에서 살아가며, 인간이 존재하는 기본조건은 集團生活(p. 3)”이라고 보았다. 즉, "사람은 다양한 집단 속에서 人間關係를 통해 자기의 生活目標를 추구하면서 살아가며, 이러한 집단생활을 해나가는 가운데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해 影響을 미치기도 하고, 영향을 받기도 한다(pp. 3-8).“라고 간접적으로 지적하였다.

집단상담은 그 목적과 접근방법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집단에서 적용되는 각 技法은 각각 독특한 長點과 나름대로의 限界點들을 지니고 있다(이중석, 1998b, pp. 503-506). 게슈탈트 集團相談은 ‘인간을 통합적(전체적)으로 機能 하는 존재 즉, 복합적인 전체로 보아 인간의 신체기능, 사고, 감각, 知覺들이 상호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인간 역시 環境의 일부분으로 인간을 환경과 分離시켜 이해할 수 없으며, 인간은 受動的 존재가 아니라, 能動的  行爲者로 보는 관점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自己自覺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행동에 대해 責任을 질 수 있는 존재로 보았다. 인간에 대한 이러한 관점들은 오늘날 학습자 중심, 학생 위주의 교육 과정과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사가 학급을 운영함에 있어 집단상담의 활용은 아동 개개인의 特性 뿐만 아니라 학급의 다양한 問題點들과 역학을 이해하는 좋은 도구이며, 특히 아동 생활지도의 장면에서 매우 효율적이고 실제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다.

Ⅱ. 집단상담의 이론


1. 초등학교에서의 집단상담


이장호‧김정희(1996)는 초등학교에서의 집단상담은 “집단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제대로 획득하지 못한 아동들을 위한 치료적 조치”라고 하였다. 특히 여기서의 집단상담의 상황은 바로 아동의 실제 세계를 축소해 놓은 축소판으로서, 아동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또래로부터 자신의 감정,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적응행동을 연습하게 해주며, 개인적인 상호관계를 가지면서 효과적이거나 비효과적인 사회적 기술을 확인하기도 하고, 다른 아동들이 자신을 어떻게 지각하는지를 들음으로써 자신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이러한 아동집단상담은 아동의 개인적 성장과 문제해결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준다(강진령, 2002).


2. 초등학교 아동의 특성


김춘봉(1989)은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들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 대근육이 발달하고 힘이 세어지며, 급속하고 비균형적인 신체적 발달에 대해 불안해한다. 둘째, 새로운 경험을 해 보려는 욕망과 자기자신과 주위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 조직적이고 경쟁적인 경기나 운동에 흥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언어와 놀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셋째, 집단을 형성하여 활동하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이를 형성하기 위해 친구들을 선택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 내에서 인정을 받으려 하는 등 교우관계가 정서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넷째, 우울하거나 흥분하기 쉬운 경우와 같이 자신의 일에 대해 민감해진다. 따라서 어린이가 아님을 인정받으려 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비밀을 가지려 할 뿐 아니라 부당한 처사에 대해 이를 적절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한다. 다섯째,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과 동시에 수치심도 강해진다.

정일호(1992)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첫째, 성장의 속도가 빠르다. 특히 여아는 남아보다 신장과 체중의 성장률이 높다. 따라서 많은 소년들은 사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남아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지만, 소년들은 소녀에 대해 관심이 덜하다. 또한 이들 고학년 아동들은 소근육의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져 세한 근육조절을 요하는 공예, 모형건축, 악기연주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며, 실제로 자신감을 가지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둘째, 논리적 사고가 발달함으로써 스스로 논리적이면서도 완전주의자가 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매우 비현실적인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수행하기 곤란해하거나 실패한 다음, 그에 대한 극단적인 패배감을 맛보기도 한다. 또한 이 때는 지적인 호기심이 강하므로 올바른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셋째, 남녀별로 분리된 사회적 교우관계를 가지되 동료집단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들 집단으로부터 배척이나 불인정을 가장 두려워한다. 넷째,  교사의 사랑과 인정을 극도로 원하며, 좋아하는 교사들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한다.

이장호(1993)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들의 특성으로서 현저한 독립심, 교사에 대한 공경심이나 부모에 대한 효도의 저하, 동성에 대한 동일시 욕구를 들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특징을 갖고 있는 고학년 아동들에게 성장에 따른 자신의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수용과 바른 마음을 갖도록 지도하며, 자신의 용모에 대한 불만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하고, 조금은 의도적으로 아동 스스로 약속을 갖고 지켜보도록 책임감을 갖게 해주며, 교사나 상담자가 마냥 친절하기 만한 인상을 부각시키지 않고, 또 너무 엄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건전한 집단생활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여 그들의 욕구를 채울 수 있도록 하며, 대인관계의 방법을 바르게 익히게 해 주어야 한다.



3. 초등학교 상담의 목표


집단상담의 목적은 집단역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집단 성원간에 접촉과 대화를 조장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열고, 자기 의식을 유도하며, 인간관계를 개선시켜 개인의 성장을 도모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아동이 있는 곳에는 집단이 있고 집단은 아동의 세계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초등학교 아동을 위한 상담의 목표를 다음과 같은 차원에서 도와주는 것이라고 한다. 첫째, 아동 자신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준다. 바른 인간성장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자시이해와 수용을 할 수 있도록 상담자가 직접 간접적으로 도와주는데 있다. 둘째, 건전한 자아개념을 발달시켜 준다. 자기에 대한 다른 사람의 태도와 생활의 주요 경험을 현실적이고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습관을 가지게 함으로써 건전한 인격 형성을 도와주는데 있다. 셋째, 학습과정을 촉진시켜준다. 아동들로 하여금 자기능력과 취미를 발전시키며,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며, 또한 학습방법의 결함을 보완해주고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 주는데 있다. 넷째, 대인관계를 발전시켜 주어야 한다. 아동들은 상담을 통해 주위의 친구들 및 성인과의 인간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보다 바람직한 태도를 배우게 해주는데 있다. 다섯째, 정서적 문제를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수줍음, 결핍된 자신감, 습관적인 걱정, 동료와의 갈등 등을 상담을 통해 해소시켜 주는데 있다. 즉, 상담을 통해 문제해결방식을 배움으로써 다른 문제사태에 응용하여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데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집단상담의 목적은 아동의 실세계인 ‘집단’이라는 상황하에서 타자와의 내‧외적 관계연습을 통한 아동의 개인적 성장 및 인간관계의 문제해결력의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겠다(김은실, 1992).


4. 초등학교 학생 상담에서 고려할 점


초등학생은 중․고등학생이나 성인에 비해 인지적 요소가 미숙하므로, 상담 시 그들의 이해력, 판단력, 적응력 등의 수준을 감안하여야 한다. 집단상담에서는 상담자가 개인에 초점을 두되 집단의 상호관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보다 친하고 인간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소수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상담자는 좀더 지시적이고 적극적인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언어사용기술이 부족하여 마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 그들의 비언어적 행동이나 심리적 단서를 통해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초등학생 상담은 상담 자체가 하나의 학습과정이므로 자기이해와 발달 및 행동수정, 사회관계적 적응 등이 상담의 주요내용이 될 수 있게 해야할 뿐만 아이라, 계획을 세우고, 결론에 도달하는 ‘사고과정’을 중시함으로써 올바른 가치판단과 성격이 형성될 수 있게 해야 한다(정일호, 1992). 아울러 학부모 및 교사와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집단상담의 전 기간동안 아동들은 평소와 같이 담임교사와 수업을 배우며, 가정에서 일상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교사와 학부모 및 집단지도자와의 유기적인 연계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집단상담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겠다(Corey, 1996). 이를 위해 담임교사와 충분히 프로그램의 목적 및 방법 등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부모에게도 참가안내 및 프로그램 소개 등을 통해 교감을 가져야 한다.


5. 집단상담의 과정


모든 집단은 나름대로의 구조를 가지며, 상담자는 집단의 구성원, 기간, 이점 그 외의 다양한 변인에 따라 집단을 구성하여야 한다. 집단의 구성원이 어릴수록 집단의 크기는 작아야 하며, 학교의 집단은 6~8명 정도가 일반적이고 상담자의 경우 5~8명일 때 안정감을 가진다고 지적하였다. 어떤 집단의 발달 단계의 과정이란 두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면서 어떤 공동목표를 향하여 함께 움직여 나아가고 있는 변화 혹은 발달의 현상을 말한다(이형득, 1992). 집단상담은 여러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집단이 거쳐야 몇 가지 단계에 대하여는 학자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 예컨대 이장호(1996, 재인용)는 집단을 ① 형성기, ② 규준기, ③ 성취기, ④ 종결기의 4단계로 각각 구분하였다. Yalom(1975)은 정향단계, 갈등단계, 응집력 발달의 단계, 하위집단의 형성 단계, 자기공개의 단계, 종결단계의 6단계로 나누고 있다. 혹은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거나 ⑴ 참여단계, ⑵ 추이단계, ⑶ 작업단계, ⑷ 종결단계(Corey, 1995)로 나누기도 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Corey의 견해를 따르기로 한다.


1) 초기 단계


이 단계는 근심과 불안, 걱정으로 구성원들이 서로 친밀하게 알려지도록 노력하고 집단의 한계를 찾으며, 집단의 규칙을 세우고 힘과 영향을 행사하며 개인과 집단의 목표를 정하는 기간이다.

상담자는 집단상담을 위한 사전준비를 철저히 한 후 첫 번째 모임을 시작한다. 집단의 초기 단계는 연극의 서막과 같아서 그 내용이 대개 앞으로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첫 번째 모임은 다른 어떤 모임보다도 중요하다. 우선 첫 번째 모임에서 이루어야 할 집단상담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이장호, 1996).

상담자는 첫 번째 모임이 시작하기 전에 사전면담을 통하여 개별적인 집단원의 특징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상담자는 첫 모임에서 집단원들 서로가 자기소개를 통해 친숙해 지도록 하며, 집단원들에게 집단의 목적과 기본 원칙을 확인시킨다.

참여단계에서는 집단의 목적을 명료화하고, 집단 구성원들이 서로 친숙해지고, 신뢰롭고, 수용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의 느낌과 행동에 관해 토의하기 시작한다. 


2) 추이 단계


과도적 단계는 참여단계와 엄격히 구분되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참여단계에서 생산적인 작업단계로 넘어가는 ‘과도적 과정’이라고 볼 수 잇다. 이 단계의 상담집단에서는 집단원 각자가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고자 투쟁하며 집단원들과 지도자 사이, 또한 집단원 상호간에 갈등이 생기며 상담자에 대한 저항이 증대된다.

이 단계의 성공 여부는 상담자가 집단원들에게 얼마나 수용적이고 신뢰로운 태도를 보이며 상담기술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3) 작업 단계


 작업단계는 지반상담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앞의 단계들이 잘 조정되면 작업단계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지도자는 집단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집단원들에게 대부분의 작업을 맡길 수 있다. 집단이 작업단계에 들어서면, 집단원들은 집단을 신뢰하고 자기를 솔직하게 공개한다. 또한 대부분의 집단원들이 자신의 구체적인 문제를 집단에 가져와 활발히 논의하며 바람직한 관점과 행동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집단원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어떻게 집단을 활용하며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자신의 생각과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분명히 알게 되었을 때, 비로써 집단은 작업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4) 종결 단계


집단상담의 종결단계는 어떤 면에서는 하나의 출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상담자와 집단원들은 집단과정에서 배운 것을 미래의 생활장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집단원 각자의 첫 면접 기록과 현재의 상태를 비교한 후 적절한 정도의 진전이 있다면 상담자는 종결을 준비한다. 이러한 판단은 적어도 집단에 참여할 때 약정했던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문제적 상황들에 대하여 융통성 있게 대처하며, 자신의 가치를 신뢰하고, 이를 추구하게 되었다면, 집단상담을 종결시켜야 한다.

특히 종결부분에서는 앞으로의 행동방향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이도록 상기시켜야 한다. 이 단계에서 적용되는 기본적 원리는, 집단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일상 생활에 적용할 수 있으며, 또 적용하여야 한다는 점과 자신을 보다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을 수용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집단상담의 경험은 집단원들이 집단을 종결한 이후에라도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 지배나 경쟁보다는 조화를 추구하고, 감정의 발산보다는 절제를 통해서 자신의 수양과 성숙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집단상담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누구나 친밀하게 돌보아주는 인간관계가 가능하며, 또한 자신도 타인으로부터 친절한 조언이나 비판 등을 받을 수 있음을 체험하는 것이다.


6. 게슈탈트 집단상담 프로그램


1) 프로그램의 특징


게슈탈트 접근에 있어서 기법은 집단원들의 알아차림과 접촉을 증진시켜 주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사용된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김정규(1997)가 제안한 것을 연구자가 아동의 대인관계 문제해결사고력의 증진과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발달단계 등을 고려하여 지도교수의 자문을 얻어 수정 보완하여 사용하였다(pp. 313-364). 연구자가 실험자가 되어 매회 100분(50분 교육 10분 휴식의 2개 part로 구성)씩, 주2회 총 8회(16시간)에 걸쳐 실시하였다.

각 프로그램은 집단의 전개과정에 따라 초기-전이-작업-종료 단계로 각 1 ~2개의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실시한다.

게슈탈트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갖는 특징은 첫째, 매회 효과적인 상담활동을 이끌어가기 위해 상담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며,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상담에 임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둘째, 매 회기의 도입부분마다 게슈탈트 상담 참여자로서 꼭 지켜야 할 점들을 숙지시키되 특히, 내담자들로 하여금 “지금-여기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가정과 느낌, 상태, 생각에 초점을 두도록 이끌어 나간다. 셋째, 본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여지는 점에서 집단의 과정(초기-전이-작업-종료단계)에 초반부에는 다소 구조적인 상담을,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비 구조적으로, 혹은 매 회기마다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하였다. 끝으로, 매 회기의 끝부분에서 집단원들이 집단 안에서 나눈 다양한 작업들에 대해 비밀을 유지할 것과 윤리적인 책임을 강조하였다(Corey, 1997).


2) 각 회기의 소개


① 래포형성 단계 : 1회기


- 별칭 짓기, 당신이 나를 정말 아신다면 : 별칭은 불리고 싶거나 되고 싶은, 혹은 자신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 대는 명사로 한다. 별칭 짓기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래포를 형성할 수 있다. “당신이 나를 정말 아신다면…….” 역시 집단원들의 중요한 참여 동기를 드러내어 주며, 자신의 감정이나 동기에 대해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즉,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자신의 내면의 가치로운 모습에 대해 소개함으로써 자신의 투사를 자각하고 책임지도록 도와준다.

- 나의 소망, 내게 초능력이 있다면 : 집단원들의 자신에 대한 내재된 욕구나 희망, 관심사들을 자각(삶의 동기 지각, 행동에 방향 설정)하게 한다. 

 예를 들면 “만일 세 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아동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롭게 제시하면, “지난 여름 방학 때 외가에서 우연히 다락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백자 하나를 발견하였습니다. 백자에 묻은 먼지를 닦기 위해 몇 번 수건으로 문질렀을 때, 병 속에서 큰 거인이 나타나 자신을 구해주어서 고맙다며 세 가지 소원을 말하라고 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소원을 말하고 싶습니까?” 혹은 “지난 여름 방학에 부모님과 함께 송계 계곡에 휴가를 갔습니다. 둘째 날 저녁 번개가 심하게 치더니, 그만 우리 텐트 근처에 떨어졌고, 그 이유 때문인지 내게 초능력이 생겼습니다. 다른 사람의 비밀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입니다. 누구의 비밀을 알고 싶습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식으로 아동의 눈높이에 맞게 프로그램을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② 초기집단 단계 : 2회기 , 3회기


- 가족가치관 : 여러분이 성장한 가정에서 집안 식구들이 지켜야 했던 규칙이나 이상 혹은 금기 사항을 십계명의 형식을 빌어 적어 봅시다. ⓐ 여러분 집에서 늘 이야기되던 농담은 무엇입니까?, ⓑ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모순된(앞뒤가 맞지 않는) 메시지(이야기)는 무엇입니까?, ⓒ 집안의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해 죄수(잘못한 사람), 간수(감시하는 사람), 판사(판결하는 사람)의 역할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까? 있었다면 누구였습니까?, ⓓ 지금의 가정에서 여러분은 어떤 역할을 맡고 있습니까? 집단원들로 하여금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집단원들 간에 서로 친밀감과 유대감을 형성하게 해주며, 또한 가족들의 가치관을 살펴봄으로써 자신에게 내사된 도덕적 판단이나 가치관을 발견하고 그것이 자신의 현재 삶에 미치는 영향 통찰한다.

- 앞으로 한달 : 내게 주어진 삶이 앞으로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면 하는 가상 상황 속에서 자신의 진정한 욕구 자각하고, 현재의 행동이 자신의 진정한 욕구를 해소하는 것과 어느 정도 일치된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한다. 여러분은 지금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죽을 병에 걸려 한 달밖에 살 수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있고, 한 달 동안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 한 달을 어떻게 보내겠습니까?,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 누구와 함께 있겠습니까?, ⓒ 어떻게 죽겠습니까?, ⓓ 당신의 유언은 무엇입니까?, ⓔ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당신의 병은 다 나았습니다. 당신은 앞으로 50년이나 더 살 수 있습니다.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시겠습니까? 

-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 각자 지금껏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되돌아보면서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한다. 결과를 분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음 관점에서 점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편지에 들어 있는 내용은 긍정적인 것들과 부정적인 것들 중에 어느 쪽이 많습니까? ⓑ 자신에게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이야기)는 무엇입니까?, ⓒ 그 메시지(이야기)는 우호적입니까? 아니면 비판적입니까?, ⓓ 그 메시지(주제)의 형식은 명료합니까? 아니면 이중적인가요? 이러한 내용들을 초등학생의 언어로 적절하게 재구성하여야 한다. 이 작업은 집단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성찰해 보는 시간이 되고, 또한 자신을 밖에서만 보다가 자신과 직접 대화해보는 체험을 통해 자신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 나의 이력서 : 집단원들에게 자신을 가장 잘 요약할 수 있는 문장 10개를 쓰도록 한다. 가급적이면 간단 명료한 문장으로 쓰도록 한다. ⓐ 가장 중요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다. ⓑ 그 중에서 긍정적인 것, 부정적인 것, 중립적인 것들을 각각 ○, △, ×로 표시한다. ⓒ 자신을 잘 아는 친구에게 이 리스트를 보여주고, 자기를 가장 잘 묘사하고 있는 것 2개와 그렇지 못한 것 2개를 고르라고 했을 때, 어느 것들을 고를 것 같습니까? 이 기법은 집단원들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주며, 자기 지각과 타인 지각의 차이를 드러나게 해준다. 이 리스트를 놓고 집단원들 간에 서로에 대해 피드백을 하게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③ 전이단계 : 4회기, 5회기


- 최고와 최악의 순간 :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 중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살펴본다. ⓐ 각자 자신의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건 5개를 적어보세요(발표는 3개 정도면 무난하다). 그것이 초래된 원인이 누구에게 (무엇에) 있었는지 적어 보세요. ⓑ 자신의 삶에서 가장 나빴던 사건 5개를 적어 보세요. 그 것이 초래된 원인이 누구에게 (무엇에) 있었는지 적어 보세요. ⓒ 10가지 사건에 대해 각각 1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겨 보세요(1점은 아주 불행했다. 10점은 최고로 행복했다). 이 기법은 각자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의미 있는 순간에 대해 다신 관심을 갖도록 해준다. 특히 행복과 불행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해 통찰함으로써 좀 더 냉철한 사고와 판단력을 갖게 해준다. 아울러 행복했던 사건과 불행했던 사건에 대해 점수를 매겨봄으로써 그러한 사건에 대해 한번쯤 객관화 해보는 의미도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중요한 과거 사건이 회상되어 미해결 과제를 직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피드백에 있어서는 다른 집단원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거나 적절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서는 노출을 하지 않아도 됨을 상기시킨다.

- 빈 의자 기법 : 4회기의 미해결 과제를 빈 의자 기법으로 접근한다. 빈 의자 기법이란 두 개의 빈 의자를 번갈아 앉으며 자기의 입장과 이와 반대되는 입장이 되어 직접적으로 양자간의 대화를 시킴으로써 갈등을 경험하고 통합하고 해결하기 위한 대화 방식이다(김영희, 1997).


④ 작업단계 : 6회기, 7회기


- 나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 : 자신이 살아오면서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들을 다섯 사람 정도 적어보게 하고, 그 우선 순위를 매겨 보게 한다. 아울러 그 이유를 적어 보게 한다. 전이단계에서 다루었던 자신의 삶에 일어난 행복 혹은 불행했던 사건들을 사람을 중심으로 통찰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현재의 자신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성찰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사람들의 장점을 자신도 본 받을 수 있도록 동기화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의 단점(이유)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그러한 점이 없는지 성찰할 수 있다. 연극기법과 인형 기법을 통해 접근하면 자연스럽고 효과적이다.

- 연극 기법 : 관람객의 입장이 아닌 배우의 입장에서 서게 되어 어떤 행동을 실제로 할 수 있기에 감정체험이나 표출 정도가 훨씬 깊어져 정화 효과가 높아진다. 서원들로 하여금 네 명 혹은 다섯 명이 한 조가 되어, 어떤 주제를 정하고 그것을 연극으로 만들어 시연한다. 예컨대 가족, 친구와의 갈등 등의 상황을 주제로 즉흥극으로 만들어 연출한다. 이 기법은 참여자들과 관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활발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 자체로써 좋은 집단 작업이 된다(김정규, 1997).

- 인형기법 : 상상력과 창의력을 활용하여 우리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조명하게 해주며, 놀이를 통해 잠재력을 일깨우고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므로 인형과 대화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세계와의 관계를 대리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인형작업의 가장 큰 장점은 집단원들이 발표자의 체험에 동참할 수 있으며, 또한 발표자의 감정 변화를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⑤ 종결단계 : 8회기


- 박수, 박수 : 관심과 집중을 받으며 중심이 되어보는 체험이다. ⓐ 원을 이루어 둘러앉는다. ⓑ 한 명씩 차례로 가운데로 나가서 큰 소리로 자기 이름을 외친다. ⓒ 나머지 집단원들은 박수 갈채를 보내며 환호한다. ⓓ 자기 이름을 외친 사람은 손을 흔들거나 제스처를 만들어 답례를 하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집단이 끝나는 날 마지막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 마무리 작업 : 집단상담의 경험을 현실 생활 속에서 활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 집단을 떠나 다시 현실로 돌아갔을 때 변화된 자신을 적응하도록 돕는다.



Ⅲ. 결론과 시사점 그리고 제언


게슈탈트 실험집단의 운영 결과는 교사들로 하여금 아동 생활지도 및 인성교육의 영역에서 집단상담이 아동의 대인관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집단상담을 통해 교사는 아동들의 문제행동을 사전에 예방하며, 전인교육을 추구하며, 교사에 대한 신뢰를 높게 하는데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는 연구의 필요성에서 언급하였듯이 오늘날 교사와 학생간, 교사와 학부모간의 불신을 해소하고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우리 교육의 나아갈 바를 제시해 주는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결과와 관련하여 연구자의 경우, 학기초나 학기말 혹은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집단상담을 실시한 바, 집단상담의 장면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역동들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내용은 본 연구의 시사점을 잘 나타내어 주고 있다.

첫째, 정보 취득과 문제 행동 예방이다. 집단상담을 통해 교사는 학급의 권력구조 내지는 역학구조를 극명하게 만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담임교사는 자신의 학급에서 일어나는 여러 형태의 정보를 파악하고, 더 나아가 문제 행동들을 예방할 있다. 아동들의 문제 행동을 미리 예방하는 것은 생활지도의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다(강진령, 2002). 이는 최근의 사회적으로 문제시 된 집단 따돌림(왕따)의 예방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는, 집단상담을 통한 인성교육의 추구이다. 지금까지의 교실장면에서 아동들의 권력구조와 역학관계는, 아동의 사회적인 환경이나 부모의 경제적 지위, 혹은 지적인 성취 위주의 상대적 평가들이었지만, 집단상담을 통해 교실에는 새로운 역학구조가 생기게 된다. 즉, 평소에는 옷이 단정하지 못하고 공부를 잘 못하는 특정한 아동들도, 집단상담 장면에서 놀라운 감수성을 발휘함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공감하여 줄 때, 많은 아동들은 그의 새로운 장점을 인정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그 아동은 새로운 역학구조의 중심인물로 부상하게 된다. 반면, 평소 학급에서 우월 지위에 있거나 인기가 있던 아동들도 집단 안에서 이기적이거나 문제행동을 유발함으로써 배척을 받기도 하였다. 혹은 문제행동을 지닌 아동들이 자신의 문제행동에 대한 집단원 다수로부터 받는 지적(feedback) 받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문제행동을 재인식하고 개선하도록 요구받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집단경험은 아동들로 하여금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였다.

셋째는, 아동들의 욕구파악과 교사 자신의 성장이다. 교사는 집단 안에서 때로는 지도자이지만 때로는 동등한 집단원의 한 사람으로써, 아동들이 자신에 대해 바라고 있는 욕구들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되고, 진솔한 아동들의 욕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아울러 아동의 시각에서 본 교사 자신에 대한 평가를 만나게 된다. 이러한 체험들은 매우 값진 것으로, 교사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좋은 자극제가 된다. 교사에 대한 아동들의 평가와 요구들이 집단 안에서는 가감 없이 보다 역동적이고 생명력 있게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넷째로는, 집단의 경험은 아동들로 하여금 교사에 대한 신뢰를 깊게 하고 학부모 및 학교의 관리자들에게도 교사 자신의 생활지도 영역에 전문성을 인식하게 하는 도구가 된다. 집단상담 장면에서 교사로부터 지지 받고 인정받은 아동들은 학교생활에 전반에 걸쳐 교사에 대한 기대를 부응하려고 노력하며, 교사의 지지자가 된다. 아울러 교사가 집단의 전 과정을 개방하고 학부모와 교류할 때, 집단경험에 참가한 아동들의 학부모뿐만 아니라 다른 학부모들까지도 교사의 전문성에 대해 깊이 신뢰하게 되고 지지하게 된다. 학교의 관리자들 역시 인성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교사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는데 인색하지 않게 된다.

이를 토대로 교사의 학급을 운영함에 있어, 생활지도의 한 장면으로서 집단상담을 활용함은 아동들의 자아정체감을 향상시키고 사회성을 길러주며, 인간관계에서 오는 제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사고력을 길러주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아울러 교사 자신의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연수의 필요성을 제공하여 준다.

※ 덧붙이는 말 : 본 원고는 필자의 대학원 졸업논문(1999. 2) 중의 일부를 원용하였다.

학급재량 시간을 활용한 학급의 문제해결

- 한마당에 펼쳐요 -


1. 필요성과 의의


인성교육과 학급 운영의 한 도구로서의 집단상담의 유용성에 대해 충분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기존의 집단상담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보다 그 배경이 서양의 이론과 정서에 기초하고 있어 한국적인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학교에서 집단상담을 실시하고자 할 때 어느 시간을 이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필자는 학급재량시간을 활용한 집단상담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기존의 학급재량시간이 컴퓨터 교육과 성교육 등을 위한 의무적인 교육시간 할애를 강제하고 있어 그 시간에 학급회의 시간등을 활용 할 수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정규 수업 안에 그 시간이 들어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일과를 마치고 하고자 할 때의 문제점은 학원이 거의 없는 시골 학교가 아니라면 아이들과 학부모는 학원 등의 이유로 참가를 꺼린다. 교사 역시 잦은 회의와 방송 등의 외부 환경으로 인해 집단을 이끌어 가는 것이 어렵게 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장소적 문제인데 집단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조용하고 아늑한 환경적 배치가 중요함에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집단상담을 할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고 별도의 조용한 장소(예절실 혹은 방송실)가 있다 하더라도 이의 사용을 허락 받고 이동하는 문제 등으로 인해 자신의 교실에서 하는 것을 권한다.

그 다음의 문제는 주제의 문제인데 “가장 기뻣던 기억들 혹은 슬펐던 순간”등의 주제는 Here and Now가 아닌 다른 장소, 시간에 일어난 일들을 교실로 끌어오는 것으로 아동들의 관심과 집을 끌어내기 어렵게 한다. 오늘, 우리 교실에서 일어난 일들이 주제 일 때 이것은 모두의 관심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은 참여자의 문제이다. 학급에서 문제상황을 만났을 때 이는 당사자와 교사의 문제를 넘어 학급이라는 사회에서 일어난 사회성을 지닌다. 그 해결과정이 비형식적인 교육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급의 전원을 참여자와 참관자로 함께 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다음은 지도자의 문제이다. 대부분의 담임교사는 집단상담의 전문가가 아니다. 집단을 이끌어 가는데는 적절한 지식과 통찰력 및 상담의 기술들이 필요하다. 초보자라도 쉽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집단의 필요성은 교사의 부담을 덜어주고 집단상담을 통해 인성교육과 학급운영의 두 마리 토기를 잡게 하는 효과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2. 한 마당 집단상담


한마당은 집단 상담의 다른 이름으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사랑방에 모여 마을의 크고 작은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던 제도”를 본받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한마당-큰 마당”이라고 칭하고, 이의 운영은 리더인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집단상담의 형태로 운영하게 된다. 집단상담의 특성에 따라 상담에 참석하기를 원하는 아동들과 주제에 관련된 아동들을 중심으로 10명을 집단으로 편성한 다음, 다른 어린이들은 관찰자가 된다. 집단상담이 모두 끝난 뒤에는 관찰자들도 나눔에 참석하며, 일지를 쓰게 된다. 

매일 매일의 생활을 반성해보는 나눔 마당도 아동 모두가 학급의 구성원으로 자신을 노출하고 타인을 수용하며 토론에 참여하는 마당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가. 목적


학급재판소 운영에 따른 제반 역기능 및 아동들의 회의와 토론에 대한 문화가 정착되지 못함으로 인해 학급재판소를 폐쇄하고 한마당으로 그 역할을 대신하기로 학급회의에서 결정함. 한마당이라 함은 집단상담의 다른 이름으로 예전에 “조상들이 사랑방에 모여 마을의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제도”를 본받아 이러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한마당-큰 마당”이라 칭하고, 이의 운영은 리더인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집단상담의 형태로 운영하게 한다.



나. 방침


⑴ 담임교사가 학급을 운영함에 있어, 아동 상호간의 인간관계에 관한 갈등 및 집단 괴롭힘, 언어적․신체적 폭력과 금품수수 및 절도, 학급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크고 작은 행동들과,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아동들의 문제를 교사는 개별적인 차원에서 상담과 생활지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으나, 때에 따라서는 학급 전체의 문제로 나눔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함께 풀어갈 수 있다.

⑵ 학급 한마당에 제기되는 문제는 사안에 따라 아동 혹은 교사에 의해 제기되고, 한마당이 펼쳐질 것이 공고되면, 학급은 집단상담 대형으로 앉게 된다. 집단원은 집단상담에서의 초기에 불리고 싶은 별칭으로 자신의 이름을 정하고(명찰을 착용하고), 상호 공용어인 존댓말을 사용하며, 상대방의 감정을 살펴주고 존중하여 준다는 약속에 근거하여 한마당에 임한다.

⑶ 지도자는 한마당에서는 집단상담 지도자의 역할을 감당하게 되는데, 어떤 사안에 관해, 이해 당사자 및 관련 아동들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아동들의 관점 등을 균형 있게 연결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모순된 상황은 직면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집단상담의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한마당을 진행하게 된다.

⑷ 지도자의 지도에 의해 한마당에 오른 문제들은 문제제기 →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 → 갈등 상황에 대한 집단 전체의 참여(나눔-감정 중심) → 해결 방안 제시 → 해결안 수용 등의 과정을 거치며, 집단원 모두에게 직․간접의 경험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해결 과정에 동참함으로써 문제해결력을 기르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을 길러준다.

⑸ 한마당의 진행에 따른 순조로움이 확보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학급 전체의 공동문제에 대해서는 학급 한마당을 열게 하며, 소 그룹의 문제는 때로 이해 당사자들의 모임인 “소그룹 나눔 마당” 혹은 “작은 마당”을 펼 수 있다.

⑹ 리더를 포함한 집단원은 한마당에서 언급된 개인 및 집단에 대한 비밀은 집단원 상호간에 최대한 존중하여 주며, 비밀을 유지하여줄 의무를 가지게 된다.

⑺ 한마당에서 이루어진 결과들은, 마당 바깥에서의 시비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집단원은  한마당에서 이루어진 모든 말들과 감정들은 집단이 끝난 후 다른 시비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어겼을 경우 집단원의 자격이 일정 기간 정지당하게 되는 엄격히 제지를 받게 된다.


3 . 우려되는 점과 고려할 점


⑴ 한마당은 그 규모가 10명 내외일 때 적절하나,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할 때 모든 어린이들이 균형 있게 대화에 참석하게 하거나, 다양한 의견의 수렴이 어렵다. 학급 규모가 40명 이상일 경우 지도자는 이해 당사자와 참여하기를 원하는 10명 내외의 아동들을 선별하여 한마당을 구성하고, 나머지 아동들은 참관자가 되어 강평에 참가할 수 있다. 이 때 최대한 많은 어린이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한마당 안에서 자유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⑵ 한마당을 통해 교사는 아동들의 권력 구조와 친소관계, 가정 및 아동 개개인의 성장사에 따른 현재의 미해결과제들을 만나게 된다. 이 때 교사는 교사의 직접적이고, 즉홍적인 개입보다는, 마당의 흐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사안에 따른 다양한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

⑶ 교사는 한마당안에서는 집단의 지도자로서,  학급재판소의 경우와는 달리 제반 문제들의 흐름을 통찰하고, 집단의 참여 → 추이(전이) → 작업 → 종결의 단계를 의도적으로 이끌어가게 된다. 다만, 교사는 집단의 과정 중에서 지나치게 도덕적이거나 교훈적인 마무리를 유도하기보다는 아동들의 마음을 살펴주고, 일어난 사건에 대한 상황을 재구성하여 줌으로써 아동 자신의 판단에 맡기는 여유가 필요하다.

  

4. 기대효과


⑴ 한마당 역시 학급재판소에서의 경우와 같이, 학급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폭력과 욕설 및 부당한 대우에 대해, 아동들은 자기의 억울함을 주장할 수 있고,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⑵ 한마당의 진행 과정을 통해 아동들은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자기주장력이 향상되고, 자신을 존중하며,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과 대화 기법을 배우게 되며, 자기정체감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⑶ 교사는 한마당의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아동들의 권력구조와 역학관계 및 교우관계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학급경영과 생활지도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⑷ 한마당은 학급재판소의 그 것과는 달리 재판이라는 이질 사회의 단정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止揚하고, 오히려 전통사회(고대 신라의 화백제도에 뿌리를 두고 마을마다 어른들이 이해당사자들을 모아놓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던 방식)의 만장일치를 통한 화해와 화합에 역점을 두게 한다. 이를 통해 아동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하며, 나와 생각이 다른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하게 됨으로써 인간관계의 문제해결력을 증진시켜줄 것이다.

⑸ 무엇보다 한마당을 통해 교사는 아동들과 인간적이고 인격적으로 교류하며 감동을 주고받는 교육의 보람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은 한마당 일지에 실제 결과를 기록한 것이다. 매번 한 마당이 끝나면 모든 아동들은 이와 같은 일지를 기록하게 된다. 기록된 일지는 제목별로 상시 비치하여 그 문제에 대한 친구들의 생각과 나의 의견을 비교하여 볼 수 있다.












한마당 일지(實例)

일시 : 2001.  3 .  28 . 화 요일.

성 명

도 우 미

담  임

 

 

 

 

 제    목

 양심공책과 연필

 당 사 자

 반 어린이 모두

 주요내용

우리 교실에 공책과 연필을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를 대비하여 비상용 공책과 연필을 각 10권, 10자루씩 마련하였다. 그런데 오늘 열어보니 공책과 연필이 한 개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한마당을 열러 대책을 세우기로 한 것이다.

자신의 참여

참여자

한마당이 공고된 후 친구들과 함께 이일에 대해서 어떻게 하여야 할 지 이야기를 나누고 계획을 마련하였다. 나는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참여자로 참석하게 되었다. 나의 느낌도 마지막에 이야기하고 대책에 대해서도 정리하였다.

관찰자

자신이 느낀점

공책이 넉넉하면 학교에 기증하겠다. 그리고 자기가 쓴 공책이나 연필은 다음날 갔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꾸 미루다보면 금방 방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 받고 싶은 사람의 역할

화가님 : 양심공책과 연필에 대해 자신이 쓰지 않았지만 여유가 있는 사람은 갖다 놓자는 좋은 제안을 했고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발표한 것 같아서이다. 

지도자의 역할

한마당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이끌어 나간 것 같고 선생님께서 화가 난 이유까지 잘 나타내시었다. 또한 끝에서 앞으로 우리 반의 양심공책과 연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잘 정리하였다.

한마당에서 얻은 교훈

양심공책과 연필을 다시 운영하여 어린이들이 모두 양심을 잘 지켰으면 좋겠고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을 고쳐야 할 것 같다.


5. 현장에서의 적용


한 마당은 학급의 문제행동이 발생하였을 경우 한 마당 담당 부서로 신청을 하고 한 마당이 열리게 된다. 학급의 부서 중 인성부는 한 마당을 담당하는 부서로 해당 당사자의 의견을 주의깊게 듣고 이를 한 마당에 올릴 사유가 되는지 협의하여 건의하게 된다. 집단의 지도자인 담임교사는 아동들의 결정이 있으며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한 마당을 열게 된다.

한 마당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40분 정도이며 사안은 1개의 안건 만을 다루게 된다(상황에 따라서 60분에서 80까지 걸리기도 한다). 장소는 학급의 교실이 되고, 이해 당사자 쌍방과 이와 관련이 있거나 증인, 혹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 들 중 약 10명 내외의 참가자 집단이 구성되고 다른 아동들은 모두 관찰자가 되어서 한 마당의 전 과정을 관찰로써 참여하게 된다.

수업의 결손을 예방하기 위해 한 마당이 열리는 시간은 주로 아침 자습시간이 08:30부터 1블럭 시작 시간 직전이 09:20까지로 한다. 필요하다면 시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한 마당의 초기 단계에서는 훈련이 충분히 되어있지 않는 관계로 시간을 지키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나 계속되면 정해진 시간 안에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한 마당이 종료되면 모든 아동들은 한 마당 일지를 쓰게 된다.

지금까지 다룬 한마당의 주제로는 심한 욕설과 별명부르기, 따돌림, 물건이 없어진다. 폭력적인 문제 해결, 떠드는 아이 등이 있다. 즉, 학급공동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한마당의 대상이 되고, 피해 아동은 인성부(한마당 담당부서)에 청구를 하여 공고를 하면 한마당이 소집된다. 이 때 이해 당사자 쌍방은 필히 참석하여야 하며 인성부와 관계 증인 및 관심이 큰 아동들로써 한마당이 성원된다.


6. 실제 진행 예


친구(지도자의 별칭) ① 별칭을 모두 가슴에 달았습니까? 네, 이 시간은 이미 공고된 바와 같이 양심공책과 연필에 관한 한마당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먼저 인성부에서 꿈돌이님이 이번 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시도록 부탁 드립니다. (개회 선언)

꿈돌이(인성부) ① 예, 이번 일은 여러분들이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학기초에 교실에 비치하여둔 양심공책과 연필이 어제(월요일) 오후 달님(김콩쥐 어린이)이 열어보았을 때 한 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일의 원인을 찾아보고 대책을 의논하기 위한 것입니다. (인성부의 사건에 대한 모두 발언)

친구 ② 달님(김콩쥐 어린이)은 친구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어제의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여 주시겠습니까? (이해 당사자 쌍방의 입장을 듣는다. 즉, 가해자와 피해자 측의 상세한  설명과 입장을 듣는다)

달님 ① 자신의 입장과 심정을 설명한다. 이 때 시비를 가리려는 태도보다는 심정을 중심으 로 설명한다. 지도자는 공감적 반응과 경첨을 통해 적절하게 발언자를 지지하고 발언자의 심정에 공동체가 주목하도록 이끌어 간다.

별님(김팥쥐 어린이의 별칭) ① 자신의 심정을 전하고 증인들의 의견을 구한다. 최대한 객관적인 상황이 재구성되고 필요하면 지도자가 개입하여 싸이코드라마, 빈의자 기법 등 다양한 집단의 역동을 이끌어낸다.

지도자 ③ 쌍방의 설명이 끝나면 그 일을 듣고 난 한마당 구성원들의 심정을 듣는다. 이 때 시비를 가려내려는 것을 지양하고 아동들의 심정을 중심으로 나눔을 펼쳐간다.


※ 마음(감정)을 나누는 마당에서는 아무도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도벽 상황에서 아동에게 있어 그 물건의 의미와 그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의 속상한 마음들을 표현하도록 하였을 때 상당부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 집단 따돌림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아동들이 심정을 뜨겁게 털어 놓으면 아동들 스스로가 문제의 해결 단초를 발견하여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즉, 아동들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적절한 환경만 조성하여 준다면.......


  이러한 방식으로 한마당을 진행하다가 마무리 단계에서 이해 당사자 쌍방의 의견(처음과 지금 이 순간의 비교)을 듣고 한마당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심정을 들으며, 필요하다면 관찰자 아동 중에서도 의견을 들어 본다. 이 때 교사는 특정 결론을 유도하거나 도덕적인 설교 등을 조심해야 한다. 그 다음 회기에는 아무도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다.


7. 맺으며


요즘의 교실에서 교사가 정상적인 수업을 위해 학생들을 조용히 시키는 문제로부터 매일같이 발생하는 학급의 다양한 문제상황들을 통찰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해결하며 교사의 보람으로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해결할 과제가 많다. 가르치는 일 외에도 많은 부수적인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학급의 문제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무능한 교사가 되지는 않는다. 공문을 제 때에 제출하지 못하면 염려를 듣지만 물건을 훔치는 일이나 따돌림이 학급 안에 존재하다 하여도 그 것은 학생들의 문제만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

학급의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고 교사로서 아동들의 문제의 핵심에 곧장 뛰어들어 함께 아파하고 배려하고 살펴줄 때, 아이들은 그들의 마당에 교사가 함께 호흡하고 몸을 부대끼는 가족임을 배우게 될 것이다. 교사를 스승으로 받아드리게 된다는 그 것이다.

누구나 초임 교사 시절에는 훌륭한 교사, 참 스승으로 남고자 하지만 모든 교사가 그 길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본 받을 만한 모델이 없었거나, 아이들에게서 보람을 찾기보다는 교장, 교감, 동료교사와 학부모들의 평판에 더 관심을 기울일 때 행복은 좀처럼 곁에 머물지 않는다. 특히 아이들과 점점 거리감이 커질 때, 좌절감이 나를 삼킬 때, 교사 자신을 돌아보고 인간으로서의 신뢰를 쌓아가게 하는 한 마당에 나를 던져보자.

보고자는 한마당 집단상담의 결과를 인간관계의 문제 해결사고 및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으나 충분히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못했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에는 실험적인 수준에 그쳤다. 이제 이를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자 한국상담학회의 연차대회에서 2001, 2002년 연속으로 『한국형 집단상담 모델-한마당 집단상담』을 발표하였다.

이제, 이 땅에 상담이라는 말이 들어온지도 수십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한국적 상담의 모델 혹은 학교에서의 상담 모델은 특수한 아동들을 상담의 대상으로 한 임상적인 상담이나 대학상담의 이론과 체계에 밀려 주변적인 위치에 머물렀다.

한마당 집단상담은 한국적인 상담의 접근임과 동시에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상담에서의 새로운 한 모델로써 논의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연구와 논의가 활발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http://cham.new21.org/이동갑 선생의 집단상담을 참고하시오]

※ 참고문헌


1. 연문희, 강진령, 21세기 학생과 생활지도, 2002, 양서원

2. 연문희, 성숙한 부모 유능한 교사, 1996, 양서원

3. 하임기너트, 교사와 학생의 사이, 1996, 종로서적

4. 이재창, 생활지도, 1997, 문음사

5. 칼로저스, 카운셀링의 이론과 실제, 2000, 학지사

6. 김계현 외, 학교상담과 생활지도, 2001, 학지사

7. Gerald Corey, 집단심리상담의 이론과 실제, 2000, 시그마 프레스

8. Charles L. Thompson 외, 아동상담의 이론과 실제, 2001, 시그마 프레스

9. 고니시 겐지로오, 학급혁명, 1999, 사계절


출처 : 서사대상담심리학과제1회(4학년)
글쓴이 : 박형철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