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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의 주범은 망상성 장애...

힐링&바이블센터 2007. 4. 20. 15:20
누적된 피해망상 속 불특정 다수인 듯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씨가 NBC 방송에 보낸 서한과 기숙사 자기 방에서 남긴 메모 내용에 나온 ‘You’는 과연 누구일까?

기숙사 방에 남긴 메모에 ‘너 때문에 이 일을 저질렀다(You caused me to do this)’는 구절 때문에 처음에는 You가 단수의 특정인을 의미하는 ‘너’이며, 이는 곧바로 여자 친구인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여자 친구로 알려진 첫 사망자가 조씨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어서 그가 언급한 You는 특정인이 아닐 수 있다는 해석이 대두됐다.

조씨가 말한 You는 자기를 괴롭히는 존재를 통칭하는 ‘너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19일 분석했다. 조씨에게 You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금목걸이를 가진 부자일 수도 있고, 보드카와 코냑을 마시는 한량일 수도 있다. ‘내(조씨) 마음을 파괴하고 영혼을 유린하는’ 집단따돌림을 한 주변 사람일 수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조씨와 관련된 기사나 동영상을 볼 때 조씨는 체계화된 망상성 장애 중 ‘피해 망상’과, 진행 중인 ‘편집형 정신분열병’으로 보인다”며 “조씨에게 You는 피해망상으로 나타난 불특정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동영상 내용 중 ‘희생된 나와 내 아이들과 내 형제 자매들’이라는 희생당한 가족이 있다는 표현이 있고, 기숙사 룸메이트에게 가상의 여자 친구 ‘줄리엣’이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 등을 종합해 볼 때 상상 속에 여자 친구와 아기가 있다고 망상을 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평소 외톨이로 지내고, 따돌림을 받았는데 이를 자신의 기질적인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한 통속의 무리, 즉 ‘너희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또한 “‘오늘과 같은 참사를 피할 수 있는 천억번의 기회가 있었다’는 표현에서 오랫동안 누적돼 온 피해망상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제이대 루이스 슐레진저 범죄학 교수 역시 “조씨는 증오에 차 있었으며 특정 대상을 찾기보다는 누구든 닥치는 대로 죽이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You가 특정대상이 아닌 불특정 다수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