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내적치유

[스크랩] [내적치유]청소년 상담사례 연구(게스탈트 치료사례)

힐링&바이블센터 2006. 11. 20. 19:24
청소년 상담사례 연구(게스탈트 치료사례)


청소년 상담사례 연구(게슈탈트 상담이론 소개와 사례)


최 기 혜 /심리건강연구소 연구원

게슈탈트 심리치료(Gestalt therapy)는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프릿츠 퍼얼스(Fritz Perls)에 의해 창안된 심리치료 이론이다. 펄스는 정신분석 이론과 골드슈타인의 유기체 이론(개체와 환경을 하나의 전체적인 통합체로 보는 시각), 실존주의 철학(지금-여기에서의 경험을 중시), 라이히의 신체 이론(인간의 감각운동이나 신체활동이 심리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신체언어가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 등의 다양한 이론과 기법을 바탕으로 게슈탈트 치료를 발전시키게 되었다. 이러한 게슈탈트 치료의 생성 방식은 게슈탈트 치료 개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바로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지각의 장(field)을 넓혀주고 이를 통해 현실에서의 경험에 대해 개방적이 되면 될수록 책임감 있는 선택과 행동이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의 인간은 자신의 현실에 대해 능동적으로 자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선택과 행동이 가능하며, 나아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능동적인 존재이다. 이것이 바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궁극적인 치료 목표이다.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항상 새로운 경험과 이론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를 치료적 자세에도 적용하여 내담자의 다양한 특성과 문제에도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접근하고자 한다. 그밖에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치료 이외에도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리라 생각된다.

Ⅰ.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주요 개념

1) 게슈탈트란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의 게슈탈트라는 용어는 지각심리학인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빌어온 것인데, 전체, 혹은 형태라는 말로 번역될 수 있다. 게슈탈트란 개체가 사물을 지각할 때 산만한 부분들의 합으로서만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의 장을 능동적으로 조직하여 의미있는 전체로 지각하는 방식을 이르는 것이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그 적용범위를 지각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사고, 감정, 욕구, 신체감각, 행동 등 모든 유기체 영역까지 확장시켜 적용하고 있다. 특히 게슈탈트 심리학의 이론 중에서 전경과 배경, 집단화 원리(유사성, 근접성, 연속성, 완결성), 맥락효과와 같은 개념을 치료이론에 도입하였는데, 이는 개체가 자신의 욕구나 지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게슈탈트를 형성하는 기초적인 원리가 된다. 개체는 게슈탈트 형성을 통해서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의미있는 행동으로 만들어서 환경과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실행하고 완결지으려고 한다. 그러나 개체의 욕구나 감정이 곧 게슈탈트는 아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여 그 상황에서 실현할 수 있는 행동 동기로 지각한 것이 바로 게슈탈트이다. 그러므로 환경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개체의 욕구나 감정은 게슈탈트라 할 수 없다.

2) 전경과 배경(Figure & Ground)
대상을 지각할 때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부분을 지각의 중심으로 삼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주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관심이 주어지는 부분은 전경이 되고 나머지는 배경이 된다. 예를 들어 만화영화를 열심히 보고 있던 아이가 아빠가 돌아오시자 TV는 보지 않고 아빠에게 매달리며 좋아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아빠가 돌아오시기 전에 아이의 전경은 만화영화였다. 그러나 아빠가 돌아오시자마자 아이의 전경은 아빠에게로 옮겨가고 만화영화는 배경이 되었다. 이처럼 건강한 사람은 매순간 전경으로 떠올려진 욕구나 감정을 바탕으로 게슈탈트를 형성하고, 그 게슈탈트가 해소되어서 배경으로 사라질 수 있도록 하는 반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전경을 배경으로부터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해서 자신의 게슈탈트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런 교체는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라는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미해결 과제(Unfinished business)
개체가 전경으로 떠올렸던 게슈탈트가 해소되면 이는 배경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전경으로 떠올려졌던 게슈탈트가 해소되지 못하면 해소되고자 하는 강력한 행동동기를 가진 채, 전경이 되지도 못하고, 배경으로 사라지지도 못한 상태로 있게 된다. 이렇게 해소되지 못한 게슈탈트를 미해결 과제라 한다. 이러한 미해결 과제는 계속적으로 완결지으라는 요구를 하며 다른 게슈탈트가 선명하게 전경으로 떠오르는 것을 방해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고 몹시 화가 난 상태에서 학교에 온 아이는 쉽게 공부나 놀이에 집중할 수가 없다. 미해결과제는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러운 교체를 방해하기 때문에 개체의 적응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미해결과제가 쌓일수록 개체는 자신의 게슈탈트를 효과적으로 완결짓지 못해서 심리적인 혹은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미해결과제가 생기는 이유는 개체 자신이 자신의 게슈탈트 해소를 방해하는 인위적인 차단활동을 하거나 환경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차단하는 경우이다. 그러므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목표는 내담자의 미해결 과제를 완결지을 수 있도록 차단행위를 알아차리게 하고 이를 알아차림으로써 미해결과제를 게슈탈트로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내담자는 자신이 어떤 미해결과제를 갖고 있는지 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러므로 내담자의 미해결과제를 선명한 게슈탈트로 떠올려서 이를 해소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Ⅱ. 알아차림과 접촉(Awareness & Contact)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런 교체는 달리 말하면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이다. 이렇게 게슈탈트를 형성하고 해소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알아차림과 접촉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알아차림이란 개체가 게슈탈트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감각, 욕구, 감정, 사고, 행동, 환경에 대한 지각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가슴이 답답하구나’와 같은 신체 감각, ‘배가 몹시 고프구나’와 같은 욕구, ‘몹시 우울하구나’와 같은 감정,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구나’와 같은 생각, ‘나를 비난하고 있구나’와 같은 행동, ‘주변이 몹시 낯설게 느껴지는구나’와 같은 환경자각에 대해 알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알아차림이 이루어지면 자신의 게슈탈트를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은 개체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접촉을 방해하는 행동(접촉경계혼란행동)들로 인하여 미해결 과제가 쌓이게 되면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 역시 방해를 받게 된다. 접촉은 전경으로 떠오른 게슈탈트를 해소하기 위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만족이 욕구의 충족이라면 접촉은 만족을 경험하고 느끼고 향유하는 개념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어릴 때 너무 가난하게 살아서 부자가 되고자 하는 강한 게슈탈트가 형성되었고, 이를 해소하고자 열심히 돈을 모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충분한 것 같지 않고 마음이 공허하다면 이는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충분히 부자이고 이제 더 이상 가난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을 때, 이 사람은 비로소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게슈탈트를 해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접촉이란 만족 그 자체가 아니라 만족을 경험하는 행위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알아차림과 접촉은 행위이다. 그러므로 행위로써 경험되어질 때 비로소 그 의미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행위는 현재(지금-여기에서)에서만 경험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알아차림과 접촉은 실존적 행위이다. 이상에서처럼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구체적인 상담기법이라기 보다는 심리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담자의 문제는 바로 알아차림과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그러므로 알아차림이 이루어지고 충분한 접촉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문제는 해소된다. 내담자가 알아차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바로 심리치료이며, 접촉할 수 있는 행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심리치료이다. 이처럼 알아차림을 경험하게 하고 접촉을 경험하게 되면 내담자는 변화하고 성장하게 된다.

Ⅲ. 기법의 특징

1) 지금-여기에의 체험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실존철학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므로 실존치료에 공통적인 특징인 현상학적인 관점을 가지고 치료하고자 한다. 개체가 지금 여기에서 경험하는 주관적인 체험을 중시하는 입장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함으로써 내담자는 과거나 미래로부터 벗어나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과거에 대한 후회나 있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염려로부터 벗어나 현재의 자신을 명확하게 지각함으로써 새로운 경험이 가능해진다. 내담자의 과거의 고통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도 현재적인 시각에서 다루고자 한다. 즉 지나간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경험으로 느끼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의미(통찰)를 발견하게 된다.

2) 발견학습
인간은 누구나 완결지으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완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긴장과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미해결 과제도 이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내담자의 미해결 과제를 발견하도록 함으로써 이를 완결지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나 심리적 적응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주변 환경이나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알아차리고 발견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다. 발견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자신의 욕구나 삶의 의미, 사고패턴 , 행동패턴 등을 발견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행동방식과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체험하는 경험의 발견이다. 이를 통해 내담자는 자신의 삶이라는 게슈탈트를 완성해 갈 수 있을 것이다.

3) 관계중심
내가 나임을 알게 되는 방식을 생각해 본다면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도 필요없을 것 같다. 내담자의 욕구나 감정, 사고, 행동 등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내담자의 문제는 나와 나 자신 혹은 나와 너, 나와 세계 라는 관계성을 잃은 결과인지도 모른다.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고 내담자와 치료자의 관계는 이러한 접촉의 좋은 모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4) 창의적 태도
게슈탈트 치료는 창의적이다. 치료자의 계획이나 구조화에 따라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작업이 아니라 매순간 새로운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라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변화와 의미를 찾는 창조적인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치료 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내담자도 치료자도 어디에 이를 것인지를 모른다. 내담자와 치료자의 창조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에 이를 수 있는데, 이러한 해결책은 다양한 접촉의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치료자나 내담자 모두 새로움에 대한 개방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유용한 다양한 실험들은 창의적인 태도 안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Ⅳ. 상담사례

내담자는 33세의 기혼 직장여성으로 귀엽고 통통한 얼굴에 목소리가 고왔다. 대체로 편안한 인상에 매우 활기차 보였다. 이 상담 장면에서의 내담자의 기운 없는 모습은 참 의외였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내 : 왜 그렇게 하기 싫은지 모르겠어요. 이 자리가 싫은게 아닌데. 왜 이렇게 하기가 싫지요? 왠만하면 묻어져 가는데. . . 거부하고 싶고 편하고 싶어요. 가만히 생각하면 제가 일 장면으로 가면 거부적이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일이 시작되기 전에 벌써 지치는 기분이 돼요. 곧이곧대로 하려고 하고. 한편으로는 생각 속에서 참 잘한다는 생각도 있어요. 하지만 기대가 높으니까 실제적으로 저를 너무 밑으로 보게돼요. 그렇게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제가 굉장히 착해야 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이기적인 것 같고. 현실에 꼭 만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이 정도면 돼 한 적이 없어요. 나는 왜 이 모양이지? 이것 밖에 안 되는 건가?
상 : 얼굴이 슬퍼보이네요.
내 : 쓸쓸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져요.
상 : 쓸쓸하게 느끼게 하는 이유가 있나요?
내 : 마음이 그래요. 왜 잘하는게 하나도 없을까? (웃음)
상 : 웃음이 어쩐지 웃음 같지가 않네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가치도 없는 것 같고 그런가 보군요. 그런 생각을 하면 쓸쓸하고 슬퍼질 것 같아요.
내 : 잘하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정말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면 그런 기분이 되곤 해요.
상 : 잘한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나 보군요?
내 : 그 말 들으니 상상이라도 이렇게 해야지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평가받는 것에 민감하거든요.
상 : 좀 천천히 얘기해 주시겠어요?
내 : 평가받는 것이 두려워요. 저 사람이 어떻게 보나. 나를 요만하게 볼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어요. 그러면 . . .
상 : 그렇게 보일 수도 있나

요?
내 : 요만하기만 하니까, 잘한다 할 만한 게 없어요. 아무것도 잘하지 못했어요. 어릴 때부터 말 잘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렇게
공부도 썩 잘하지 못했고. 머리는 좋은 편이라는 말은 들었어요. 노력을 하지 않는다구요. 어쨌든 짜여진 틀 안에서 평가받는 게 싫
어요. 그저 제 하고 싶은대로 놔두면 흡수할 것은 흡수하고 그럴텐데, 또 뭔가를 하고 평가받고 . . 배우고 일한다는 것은 좋은데
틀은 싫어요. 틀에 맞추기도 싫고. 어릴 때도 그림 그리고 놀고 하는 것은 좋아했어요. 수업시간은 싫고요.
상 : 평가하고 관련이 있나요?
내 : 짜여진 시간이 싫어요. 공허하게 느껴져요. 언제 끝나나. . . 하는 생각.
상 : 특히 어떤 시간이 싫었나요?
내 : 수학이나. 대체로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상 : 수업이 재미가 없었나요?
내 : 예. 공부하기 싫어요. 지금은 놀아야 하는데 하기 싫다 라는 생각. 제가 수업받을 때 항상 마지못해 들어가서 억지로 앉아 있
는 것 같았어요. 뒤로 자꾸 미루고. 속상해요. 저보다 유능한 사람이라면 발전을 많이 할 텐데.
상 : 또 표정이 시무룩해지네요.
내 : 예. 저보다 유능한 사람이 제 자리에 있다면 . . . 내 욕심에 자리 차지하고 있고. 저보다 유능한 사람이 와야 될텐데. . . 올
해부터는 일에 대한 자신감이 좀 생겼어요. 하지만 행정적인 일은 우러나서 되지를 않아요.
상 : 지금 좀 혼동이 되는군요. 하는 일과 행정적인 일이 별개의 것인가요?
내 : 예, 제가 하는 일은 그런대로 재미있지만 문서를 꾸민다든가, 결재를 올려야 된다

든가 하는 행정적인 일이 싫어요. 그런 일은
미루려고 하고.
상 : 틀처럼 느껴지나요?
내 : 제가 잘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하기 싫은 것도 있지만 잘 못하니까.
상 : 잘 못하는 것 같다구요?
내 : 예. 저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즐겁게 토론하고, 함께 하는 것은 좋아요. 제 일이 그런 것이기도 하구요. 처음에는 신나게 시작
하지만, 그 일에서 제가 잘 할 수 없는 부분이나, 재미없는 일이 생기면, 일자체가 시들해져요. 피하고 싶고. 하지만 제 일이 그렇
게 불편한 것도 아닌데. 도대체 뭐가 불편한 거지?
상 : 얼굴이 또 쓸쓸해졌어요.
내 : 조금 혼란스러운데. . . . 왜냐하면 관심받고 싶은데 그 욕구가 다 안채워지니까, 그 다음 단계가 가기 싫은 것 같아요.
상 : 구체적으로 어떤 관심을 받고 싶은데요.
내 :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함께 나누고, 쓰다듬어 주고, 그런 것을 누리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일을 할 때는 그게 안되니까 화가
나는 것 같아요.
상 : 예.
내 : 너무 사랑 받고 싶고, 쓰다듬어 주었으면 싶고, 조
내 : 금 더 관심받고 그러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일을 하라니까 화가 나고 그래요.
상 : 하는 일에서 구체적으로 좋았던 점이 무엇인가요?
내 : 사람 만나는 것이 편했고, 부담도 없고, 내가 무엇을 하던 자유로왔던 것 같아요. 그게 좋아요.
상 : 정말 사람을 만나고 그러는 것을 좋아하는군요. 평소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잘 융화할 것 같아요. 저하고도 편
안하게 관계를 잘 맺

고 있잖아요. 그런데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거군요.
내 : 제 기대가 왜 이렇게 크지요? 막내라서 언니 오빠들의 반응에 매우 민감했던 것 같아요. 언니들이 제가 원하는 반응을 해주지
않으면 너무 좌절스럽고, 언니들이 나를 사랑해주었던 것은 알지만, 워낙 나이차이도 많이 나니까, 저를 아이 취급하고 잘 놀렸어
요. 마치 공같이 통통 튀기고 논거죠. 예뻐하긴 했지만 장난을 많이 쳤어요. 제가 학교 다녀와서 재미있는 말을 해주면, 아주 심각
한 표정으로 저를 보면서 다 끝났니? 자 다 웃어주자. 속으로는 굉장히 웃기면서도 그러는 거예요. 지금도 여전해요.
상 : 즐거워진 것 같아요. 표정이 매우 밝아졌어요.
내 : 제가 잘 토라지고 삐지고 그랬어요. 그래도 언니들은 제 저거 5분밖에 안간다. 그러고 정말 저도 5분 정도 삐져 있다가 밖으
로 나와서 헤헤 거리고.
상 : 그게 재미있었나요?
내 : 재미있지 않은가요? 그 때 얘기하니까 재미있어요.
상 :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한편으로 속상하고 그러면서도 언니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그걸 느끼고, 안심하고, 마치 닥종이 인형으
로 만든 장면을 보는 느낌이예요. 함께 하고, 나누고, 놀고 싶은가봐요.
내 : 예. 놀고 관심받고 싶어요. 저는 겁쟁이거든요. 아무도 안봐주면 구석에 숨어들어요. 그러다가도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해서 밖
으로 나오죠. 마치 언니들과 지냈던 순간처럼요. 아무도 저를 봐주지 않고, 그저 일하고 평가받고 그러는 것이 힘들어요. 상대방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언니들보다는 항상 제가 못하기는 했지만, -저는 요만한 꼬마였으니까- 그래서 제가 저도


모르게 상상으로라도 언니들처럼 잘해야지 라는 기대를 저에게 했나봐요. 그러고는 기대와 안 맞으면 힘들어하고 가치없다고 느껴
지고. . . .
-  중략  -

이 상담을 통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통찰에 이르게 된다. 그 과정은 과거를 분석하거나 해석함으로써 이루
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충분한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내담자는 그때 그때의 감정을 충실
하게 느끼고, 경험한다. 상담자는 경험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내담자의 얘기를 구체화시켜주고 공감해주고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
끌어 나간다. 특별히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없이 마치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편안하게 매순간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상
담자는 내담자의 비언어적인 표현을 관찰하여 내담자로 하여금 자각할 수 있도록 하고 이것이 체험의 깊이를 더해 주기도 한다. 굳
이 이 상담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얘기한다면 내담자의 지금 여기의 알아차림을 선명하게 해주고 나아가 선명한 게슈탈트를 떠올려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내담자는 상담과정 동안에 자신의 감정과 관련있을 과거 사건을 전경으로 떠올리
게 되고 이를 다시 경험함으로써 긍정적인 힘을 찾게 된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문제의 원인이 된 과거 사건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태도를 지양한다. 과거 경험도 지금 여기에서
새롭게 경험하게 함으로써 현재의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게슈탈트로 떠올리게 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렇다면 이렇게
단편적인 상담으로 과연 내담자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 해답은 삶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
다. 우리의 삶도 역시 커다란 게슈탈트이다. 그 삶 속에 있을 무수한 알아차림이 이루어진다면 결국 삶의 게슈탈트도 형성이 되고,
나아가 접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어느 길을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미래에게 질문한다. 혹은 과거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해답은 현재 내가 어디에 있는가에서부터 찾아지리라 생각된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어떤 생각을 하
고 있습니까? 무엇이 느껴지십니까? 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 말이다.  

출처 : 대명교회(大名*大明*大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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