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 공간/예화

진짜 장애인

힐링&바이블센터 2006. 8. 25. 09:36
진짜 장애인

     
    
        ♡진짜 장애인 이사할 셋방을 보러 다녀야 한다는 이미란 씨와 만나기 위해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 나갔다. 한 번도 만나본 적은 없고 다리가 불편하다는 얘기만 들었기 때문에 목발 짚은 여자만 찾아보았으나 약속 시간 10분이 넘도록 그런 여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한참을 둘러보다가 한쪽 구석에 숨어 서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그녀인가 싶어 나는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이미란씨죠? 대답 대신 반갑게 웃어주는 그녀는 그제야 경직되었던 얼굴에 환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 김은숙이예요. 그녀와 나란히 복덕방을 찾아 걷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느린 걸음에 맞추려고 애써 보았지만 익숙치 않은 탓인지 내 발걸음이 빨라지기 일수여서 돌아보면 그녀는 숨이 가빠질만큼 애를 쓰며 쫓아오고 있었다. 그녀는 자취를 하기에 알맞도록 부엌과 화장실이 딸려 있는 방을 원했고 마침 한 복덕방에서 알맞은 방을 찾게 되었다. 그런 구조의 방은 두 개가 있었는데, 처음 가본 집은 화장실이 너무 멀어서 그녀에겐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로 가본 집은 우리가 원했던 그대로의 방이었다. 그럼, 계약을 합시다. 미란 씨나 나나, 복덕방 할아버지도 만족해하며 곧바로 계약을 하자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방을 세놓겠다던 주인이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며 세를 놓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아니, 도대체 왜 세를 안 놓겠다는 거요? 어디 이유나 한번 들어봅시다. 계속 열심히 설득하던 복덕방 아저씨가 급기야 화가 났는지 주인에게 큰 소리로 따졌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던 주인이 망설이는 듯 하더니 머뭇거리는 말로, 저… 실은, 장애인에게 방을 줄 수는 없어요. 순간 나는 얼른 미란 씨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그녀는 짚고 있던 목발에 자신의 체중을 실으며 어두운 시선을 발 밑으로 떨구고 있었다. 그렇지만…. 소아마빈 전염된단 말이에요! 무엇인가 내가 한 마디 하려는데 빽 하고 집주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주머니, 꽤 배우신 분 같은데…. 그래서 어쨌단 말이야, 응? 갑자기 삿대질을 하며 일어나는 바람에 나는 깜짝 놀라 얼굴을 뒤로했다. 싸움이 날까 싶었는지 미란씨가 내 팔을 잡았다. 괜찮아요. 괜히 나 때문에…. 나는 미란 씨에게 이끌려 집을 나왔다. 오히려 당사자인 미란씨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는데, 내가 괜히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찔끔 나오려고 했다. 미란 씬 몸이 좀 불편할 뿐이지만 저 사람은 진짜 장애인이로군. (낮은울타리)
        배경음악 : 클래식OST -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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