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와 아이의 대화
도시 아이가
바다를 보고 환호 하였네.
"와~! 물이 끝도 없이 엎질러져 있네."
바닷가에서
그물을 깊고 있던 어부가 일러 주었네.
"아이야,
바다는 어머니의 가슴이란다.
물이 엎질러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부어져 있는 것이란다. "
아이가 물었네.
"아저씨,
저기서 징치고 장구치고 하는 굿은
고기 많이 잡히게 해 달라는
풍어제지요."
그러자 어부가 대답하였네.
"아이야
다른 의미도 있단다.
고기의 생명을
빼앗는 것을
신께
허락해 달라고 비는
굿이기도 하단다."
아이는
모래밭에서
모래성을 쌓았네.
그러나
모래성은
금방
밀려온 물결에
소리도 없이
무너져 버렸네.
어부가 말하였네.
"아이야,
어른들이 싸우며 쌓는
성도 저렇단다.
물결에 쓸려가는 것은
성만이 아니란다.
부귀와 공명도 쓸려가고 나면
마침내 빈 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을.
죽을 때 원통해 하지 말고
살아 생전 나누며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