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iN/영어정복하기

[스크랩] 영어 잘하는 방법 2

힐링&바이블센터 2006. 5. 6. 13:37

검증대담]‘혀훈련 영어’의 가능성

“한국인 체질에 맞는 영어 소리세계가 열린다”

영어가 거의 ‘국민적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 상황에 편승해 영어학습 방법론에 관한 온갖 이론과 주장이 많다. 그러나 결국 관건은 그런 이론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그러면 이문장 교수의 ‘혀훈련 영어’는 과연 얼마나 ‘객관적인’ 이론일까? ‘신동아’ 편집실은 이 대목을 짚어보기 위해서 국내 영어 음성학계의 원로인 고려대 영문과 이용재 교수와 이문장 교수의 대담을 마련했다. 마침 이용재 교수와 이문장 교수는 사제지간. 이문장 교수는 고려대 영문과 재학시절 이용재 교수의 영어음성학 강의를 들었고, 이용재 교수로부터 대학원에 진학해 영어학을 전공하라고 여러 차례 권유받기도 했다고 한다. <편집자>

● 대담

이용재 (고려대 교수·영어학·동 국제어학원 원장)

이문장 (영국 에딘버러대 교수·신학)

사회·송문홍(동아일보 신동아 차장대우)


● 때 : 2000년 7월2일 오후

● 곳 : 고려대 국제어학원 원장실

회 두 분은 예전에도 영어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저희 독자를 위해서 다시 한번 영어학습법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짚어주셨으면 합니다.

이용재 요즘 학교 영어교육에 대한 비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어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데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10여년간 영어를 배웠어도 외국인을 만나면 말 한 마디 못한다, 대체로 이런 비판이지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한 가지 전제를 달고 싶은 게 있어요. 요즘 보면 마치 홍두깨처럼 어떤 새로운 방법론이 갑자기 나와서 하루 아침에 영어를 정복시켜줄 것처럼 얘기하곤 하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겁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린 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는 데도 보통 3∼4년을 잡아요.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하고 문장을 만들기까지 그 정도가 걸린다는 겁니다. 자, 봅시다. 만 3세로 잡아서 첫 한 해 동안은 아이가 주로 잠을 잔다고 치고 나머지 2년 동안 말을 배운다면, 날수로는 700일이 넘지 않습니까? 아이가 하루에 10시간씩만 언어에 노출된다고 해도 모국어를 배우는 데에 7000∼8000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어요? 외국어를 전혀 모르는 네 살 된 아이가 외국에 나가서 그 나라 말을 배우는 데에는 보통 1년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하루에 10시간으로 잡아서 1년 6개월이라면 4000∼5000시간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만약에 학교에서 그 정도 수준까지 가르치려면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하루에 1∼2시간씩 매일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지금처럼 초등학교에서 일주일에 1시간, 중학교에서는 네댓 시간씩 가르치면서, 거기에다 단어 암기에 읽기, 문법까지 다 시켜가면서 영어 교육이 제대로 안 된다고 비판만 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같은 시간을 들여서 영어를 배울 때 얼마나 큰 효과를 볼 수 있느냐는 점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이문장 교수가 제시한 이론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방법과는 아주 달라요.

사회 오늘 대담의 핵심 주제가 바로 제한된 시간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영어를 배우느냐는 문제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문장 교수께서 할 말이 많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문장 교수는 우리의 영어 공교육을 어떻게 보십니까?

 

영어 소리에 대한 훈련이 없었다


이문장 선생님 말씀처럼 공교육 현장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시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제한된 시간에 가장 효율적으로 영어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안된 것입니다. 이제는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방향을 바로 잡고 한국인들의 체질에 맞는 영어학습 방법론을 개발해줘야 국민들의 부담이나 국가적인 낭비를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영어 교수법을 가지고는 한국 학생들의 영어 수준을 높이는 게 어렵다고 봅니다.

물론 공교육을 담당한 사람들이 효과적인 영어 교육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약간의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초·중등학교 교사를 외국에 연수보내고 중·고등학교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강화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저는 이것이 근본적인 해법은 되지 못한다고 보는 겁니다.

외국이나 국내 어학원을 다녀본 사람들은 경험을 해 보았을 터인데, 아무리 따라 해도 원어민 교사가 계속 지적하는 발음들이 있습니다. 제가 강의 테이프에서도 설명했지만, 예를 들어 busy나 Jesus, 혹은 walk와 work의 차이는 근본적인 혀의 위치를 바꾸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아요. 한국어와 영어 소리에 차이가 왜 나는지 이유를 알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차이를 모르는 외국인이 이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겠는가? 이것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용재 사실 외국어는 어린 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 그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게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러면 아기가 말을 배울 때 어떻게 하는가, 처음에는 듣기만 합니다. 이렇게 소리에 대한 개념이 생기면 옹알이를 하고, 이윽고 말을 할 수 있게 되지요. 소리에 대한 개념이 먼저 온 다음에 뜻과 연결되고, 소리에 맞추어 입 근육을 운동함으로써 발음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영어를 배울 때 그런 자연스러운 과정과는 정반대로 배웠습니다. 눈으로 글자부터 먼저 익혔어요. 이렇게 영어의 소리에 대한 훈련과정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원어민의 영어를 들으면 잘 안들리는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대학에서 영어 음성학을 가르치는 저 역시 소리를 통한 영어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내는 영어 소리를 누가 고쳐주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기회가 없이 영어를 사용하기만 했어요.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도 우리말 소리와 영어 소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주기가 어려웠어요. 예컨대 우리말의 ‘ㅅ’과 영어의 ‘s’는 분명히 다른 소리입니다. 그렇지만 그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으니까 “많이 듣고 똑같이 따라 해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우리말 소리가 습관이 된 상태에서 영어를 듣거나 말할 때 원어민 화자는 그 영어를 알아 듣기가 힘들고, 반대로 우리말로 된 영어를 하는 사람은 원어민의 영어를 알아 듣기가 힘듭니다. 이건 왜냐하면, 서로가 기대하는 소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우리말로 된 영어소리와 원어민의 영어소리 사이에 일종의 통역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면에 이문장 교수가 제시한 이론은 그런 통역과정이 없이 곧바로 영어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영어교육 시스템이 문제다


이문장 영어 교육 중에서 듣기·말하기에만 국한해서 본다면, 대다수 한국인이 영어를 우리말 소리로 듣고 있다는 선생님의 지적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이 부분을 우리가 지금까지 구명하지 못했던 겁니다.

다시 말해서 모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영어를 익힐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미 한국어 소리세계에 들어와 있는 우리로서는 영어를 배우는 과정이 모국어 배우는 식과는 다를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인지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물론 연구는 많이 있지만, 한국인의 상황에 적합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요.

또 한 가지,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시스템이 영어 세계로 들어가도록 효과적으로 도와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흔히 지적하는 입시 위주의 영어가 그것입니다. 영어를 습득하도록 돕는 시스템만 열심히 습득하고, 정작 영어세계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지요.

이런 예가 있어요. 제가 미국에 유학 가서 첫 해에 헬라어 중급과정을 수강했습니다. 그 과정을 마치면 신약성경을 헬라어 원전으로 읽을 수 있게 되지요. 마침 그리스에서 온 유학생도 그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는 이미 헬라어로 성경을 읽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학점을 쉽게 따기 위해서였겠지요. 그런데 그 학생이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어요. 왜냐하면 헬라어 독해능력을 키우기 위해 배우는 과정 자체가 헬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그 학생에게 너무 어려웠던 겁니다. 한국의 영어교육도 이와 유사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영어 교육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시스템이란 예컨대 문법이나 단어에 치중하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이문장 문법이나 단어 학습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합니다. 문법과 단어를 모르고 어떻게 영어를 합니까? 그것은 말이 안되지요. 다만, 문법과 단어를 학습하는 방법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음이 지적돼야 합니다. 또, 문법을 배우고 단어를 외우기 이전에 영어 소리에 대한 학습이 먼저 있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던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입학 시험을 보려고 문법과 단어를 공부한 것이지, 영어를 활용하려고 문법과 단어를 공부한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좀 심하게 말하면 한국의 영어교육은 영어를 잘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제가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사과’ 하면 ‘a-p-p-l-e’, ‘학교’ 하면 ‘s-c-h-o-o-l’ 하는 식으로 하루에 수십 개씩 철자를 외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철자를 암기하는 것이 소리를 듣는 능력을 저하시킵니다. 소리를 듣게 되면 철자는 쉽게 알게 되는데 말이지요.

또, 중학교에 들어가서 문법을 배우고 문장해석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한 것은 영어 문장을 읽고 그것을 열심히 한국어로 해독하는 훈련을 받은 것입니다. 영어를 읽고 영어식 사고를 배운 적이 없어요. 타임지나 전문서적을 읽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연습만 한 겁니다. 이것이 단어 암기와 문법 학습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거지요.

 

이용재 이문장 교수가 대학 시절에 영어를 굉장히 잘했어요(웃음). 그래서 나는 당시 그저 ‘저 친구는 어학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인데, 지난 번 ‘신동아’에 쓴 글을 보니까 이교수도 영어공부를 죽어라고 했더라구(웃음).

언어학습을 정구 치기에 비유한다면, 코치가 서브 넣는 방법을 몇 마디 말로 설명해주지만 정작 그것이 익숙해지려면 동작을 수없이 반복해서 습관이 돼야 하잖아요? 언어를 배우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상당 부분은 습관이 돼야 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습관을 형성하는 데에 들어간 노력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요.

 

혀가 아래로 놓인다는 깨달음


사회 말이 나온 김에 이문장 교수의 영어편력을 한번 소개해주시지요.

이문장 대학시절 때부터 발음 연습을 참 많이 했습니다. 대학원에 다니다가 군대에 갔는데, 공군참모총장 비서실에서 영문담당 장교를 하면서 외국사람들과 접촉할 기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군에서 제대한 뒤에는 다시 신학대학교에 진학해서 외국의 저명한 설교자처럼 되겠다는 꿈을 품고서 영어를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아내에게 “내 영어발음이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본토인 발음처럼 들리지는 않는다”고 말하더라고요. 거기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그토록 열심히 했는데도 안된다니, 하고 말이죠. 그때 남몰래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89년 1월 경이었어요. 신학대학원 1학년 때였는데, 버스 안에서 갑자기 하나의 영상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겁니다. 그 영상이란 게 사실 별게 아니었어요. 미국사람들은 말할 때 한국인과는 달리 입이 옆으로 조금 더 벌어지더라, 그것 하나였습니다. 그것에 생각이 미치니까 그때까지 막혔던 체증이 확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 제가 얘기하는 혀의 위치에 대한 이론은 더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의도적으로 입을 옆으로 벌리는 연습을 하다 보니까 혀가 아래로 내려가더라고요. 저는 왜 그럴까 하면서 1개월 정도 입을 벌리는 연습만 했어요. 이용재 선생님께서 기억하실지 몰라도 그 당시 제가 ‘미국인들은 입이 이렇게 벌어집니다’ 하고 화살표로 그려가면서 보고드린 적도 있어요.

아무튼 입 벌리는 연습을 한달 동안 하면서 AFKN을 볼 때에도 사람들 입모양만 봤어요. 역시 입을 벌릴 때 혀가 밑에 있더라고요. 그렇게 한두 달쯤 지나서 어느 날엔가 멀리 있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소리가 문득 소리 그 자체로 확 들리는 것이었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제가 영어의 소리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그 다음부터 약 2년에 걸쳐 영어를 터득하는 전체적인 방법을 나름대로 깨닫게 됐습니다. 아무튼 그런 과정을 거쳐서 하나하나 체계화하면서 제 이론을 만든 겁니다.

 

사회 유학생활 중에도 그 이론을 정리했겠지요?

이문장 외국에서 보낸 지난 10년 동안 그것을 다시 정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확인해보면서 나름대로 체계화하려고 애썼습니다. 영국에서 박사과정에 있던 한 유학생은 “한국인은 역시 원어민 발음을 내는 데에 한계가 있구나” 하고 포기하고 있다가 제 얘기를 몇 마디 듣더니 영어실력이 부쩍 향상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들을 보면서 이 이론이 한국인에게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한 발음 방법을 제시


사회 이용재 교수께서는 기존 음성학 이론에 비춰볼 때 이문장교수의 방법론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용재 앞서 말했듯이 저는 학생들에게 “가급적 영어를 많이 듣고, 원어민처럼 따라 해라, 그렇게 해야만 한국어 소리를 거쳐서(통역과정을 거쳐서) 영어가 들리는 게 아니고 영어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게 된다”고 주문합니다. 그런데 ‘신동아’ 7월호에 이문장 교수가 쓴 글을 보니까 이젠 영어 소리와 한국어 소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가능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대부분의 모음을 발음할 때 혀 끝이 아랫니와 잇몸에 붙어서 발음된다는 것,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만 해도 이문장 교수가 참 대단한 일을 했다고 봐요.

 

이문장 얼마 전 영국에서 음성학 테이프와 교재를 구입했는데, 그 교재에도 “모음을 발음할 때에는 혀가 아랫니 뒤에 간다”는 내용이 각주에 짧게 나와 있더군요. 제가 얘기한 것들 중 여러 가지가 기존 음성학에서 이미 설명돼 있습니다. 다만 저는 그것이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나름대로 규명한 것이지요.

 

이용재 중요한 것은 이문장 교수가 영어 소리를 내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입 안이 관같은 모양이라면 예컨대 ‘아’와 ‘이’ 소리가 다른 이유는 입안 공간의 모양새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걸 구체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음성학에서 ‘아’와 ‘이’의 차이는 입천장과 혀의 제일 높은 곳과의 거리가 어떻게 다르고, 혀가 앞으로 나오는지 뒤쪽인지를 설명하는 정도에 머물렀던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설명만 들어서는 실제로 어떻게 다른 소리를 내는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는 거지요.

 

사회 결국 소리들을 하나하나 직접 해보면서 본인이 스스로 느껴야했지요.

이용재 그래요. 어린 아이가 모국어를 배울 때에는 엄마가 옆에서 그것을 끊임없이 가르칩니다. 예컨대 영어의 ‘아’ 소리라면, 거기에 맞춰서 저절로 입의 근육훈련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경우 누구도 그런 일을 해줄 수가 없었어요. 영어의 ‘아’를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한 입 근육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문장 저는 우리의 영어교육이 바로 그 부분에서 출발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음성학에서 말하는 자음, 모음에 따른 혀의 위치는 모두 맞습니다. 그러나 그게 맞는 말임에도 그 소리를 따라하지 못하는 한국의 성인들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정확한 소리가 나오는지를 설명해줘야 하는 것이지요.

이용재 그렇지. 바로 그것이 이문장 교수가 공개한 이론이에요. 이제 우리 학계에서 그 이론을 엑스레이같은 기계를 통해서 실증적으로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회 이번에 나온 ‘신동아’ 부록 테이프에 의하면, 혀를 제1 위치에서 제4 위치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게 관건인데, 그게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혀훈련은 피아노 연습과 같은 것


이문장 물론 어렵겠지만, 저는 성인이 운전을 배우는 정도의 노력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에서 혀를 움직이는 패턴이란 것이 무한대로 많은 게 아니라 몇 가지로 한정돼 있습니다. 제1위치에서 제4위치까지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봐도 4 × 3 × 2 × 1이면 24가지가 나옵니다. 그 정도밖에 안된다는 거지요. 이것을 잘 이해하고 열심히 연습하면 발음과 듣기로 인한 고민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사실 정확한 발음을 익히는 것은 영어실력보다는 나이와 더 관련이 있습니다. 이건 근육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피아노를 연주할 때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피아노가 익숙해지면 눈으로 읽은 악보가 곧장 손가락을 통해서 연주되듯이 머릿속에서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 입이 곧바로 영어발음을 내주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그만큼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처럼 그동안 쓰지 않던 입 근육을 새로 개발하고, 쓰던 근육을 쓰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그 기간을 얼마든지 단축할 수 있지요.

사회 그렇지만 우리가 원어민과 똑같은 발음을 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겠어요? 다만 영어의 소리세계를 이해함으로써 한계를 뛰어넘어보자는 것인데….

이용재 그래요. 영어를 들으면서 머릿속에서 번역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곧바로 의미가 연상될 수 있는 길을 찾자는 거지요. 중요한 건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영어 소리와 의미를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하는 길을 알고 있을 때와 모를 때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지요.

 

이문장 저는 제가 지금 말하고 있는 이론을 모르던 때에 기존 방식으로 치열하게 영어를 공부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제 이론에 의거해서 꾸준히 연습한다면 제가 기울였던 노력의 절반 정도만으로도 원어민에 가까운 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물론 선생님 말씀처럼 앞으로 학문적으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

사회 이제 남은 과제는 이문장 교수가 체험을 통해서 세운 이론을 객관화하는 과정, 다시 말해서 많은 사람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문제겠지요. 마지막으로 이용재 교수께서 격려말씀 한 마디 하시지요.

이용재 이문장 교수의 이론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우리 한국인이 영어 소리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을 들 수 있어요. 이 이론은 또 학문적으로도 여러 가지 연구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실증적인 검증 연구가 있어야겠고, 기존 교수방법과 비교해서 더욱 효과적인 영어학습 방법을 찾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사회 긴 시간 감사합니다. [주간동아]

출처 : 주님의 숲
글쓴이 : 주님의 숲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