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y No.4 in F minor, Op.36
Pyotr Ilich Tchaikovsky [1840∼1893]
차이코프스키의 '운명 교향곡'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6개의 교향곡 가운데에서 가장 변화가 많고 또한 가장 열정적인 곡으로 뚜렷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순음악형식을 취하면서도 표제악적인 요소가 짙다. 여기에 나타난 것은 고뇌하여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이며 인간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치는 운명의 마수이어서 처참한 느낌을 듣는 사람에게 던져준다.
극도의 멜랑콜리한 감성과 광분적인 정열사이의 갈등, 또는 회환과 낙관적인 마음간의 갈등은 차이코프스키의 본성이었다. 마음 깊은데서 우러나온 패배의식뿐만 아니라 불같은 열정의 분출은 차이코프스키의 창작열에 불씨를 당겼다.
차이코프스키의 독특한 특성인 선율의 어두운 아름다움과 구성의 교묘함, 그리고 관현악의 현란한 묘기 등이 이 곡의 가치를 한층 드높여준다. 차이코프스키는 그의 친구 작곡가 타네에프에게 "제 4교향곡의 한 마디라 할지라도 내가 진실히 느낀 것을 표현시키고지 않는 것이 없으며 또한 나의 깊게 숨겨진 마음을 반영 안하는 것이 없다"고 써보냈다. 또한 성 페테스부르크에서 1878년 2월 22일의 연주를 마친 뒤 자신의 친구에게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작품 중 최고"라는 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불행한 결혼에 괴로워하던 시대의 산물로 그 괴로움이 무척 리얼하게 반영되어있어서 차이코프스키의 '운명 교향곡'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작품 구성 및 해설
제1악장 - Andante sostenuto - Moderato con anima
러시아의 광할하면서 삭막한 시베리아 벌판의 느낌을 전해주듯, 또는 인간의 고뇌를 한껏 발산하는 듯한 금관의 찢어지는 듯한 음향은 가슴을 섬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강약이 완벽하게 조절된 채 너무도 자연스럽게 클라리넷의 2주제로 연결되는데 레닌그라드 필의 합주력도 형언하기 힘들 정도의 완벽한 팀웍을 보여주지만 독주연주가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빈틈없이 해결해주기에 더욱 이 연주는 빛난다. 얼음장같이 차갑고 무섭기로 유명한 므라빈스키에게 얼마나 호되게 질책을 당하면서 녹음에 임했을?하는 생각을 하면 가벼운 미소를 짖게한다. 번스타인의 이완된 여유로움도 또 다른 맛을 주지만 므라빈스키의 음반을 맛본 사람이면 사탕 먹은 뒤 수박 먹는 기분일 것이다.
서주는 안단테 소스테누토, F단조, 3/4박자, 소나타형식이다. 호른과 파곳만의 최강주로 격렬하게 나오는 선율은 전곡의 주된 테마인 운명을 나타내며 이것이 반복되면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 주부로 들어가서 모데라토 콘 아니마 F장조, 9/8박자 ('원무곡의 움직임으로')로 바뀌며 현으로서 시름에 잠긴 듯한 괴로움을 표현하는 제1주제와 감미로우면서 서정적인 2주제가 클라리넷의 달콤한 소리로 이어진다.이어 제1주제의 변형인 3주제가 뒤를 잇고 다시 주상선율이 나와 전개부로 들어가며 다시 주상선율이 재현부, 마지막으로 주상선율이 나와 종결부로나아간다. 위와같이 2개의 주제가 여러갈래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괴로움과 이와는 상반된 꿈에서 맛볼 수 있는 행복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제2악장 -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오보에의 처량한 선율 또한 너무도 러시아적으로 느껴지고 뒤이어 배경으로 깔리는 현은 연약하지도, 그렇다고 늘어지지도 않는 적당한 긴장감으로 부선율을 이끌어간다. 점점 강하게 밀어붙이는 현과 관의 조화는 선명하게 다가오는데 현의 울림이 너무도 선명하게 다잡혀있고 음향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플룻의 춤추는 듯한 선율, 농밀한 현의 대화는 이 연주의 가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러 악기에 의해 교대로 제시되는 아름다운 선율들의 향연은 감상자를 음악으로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극히 서정적인 현의 유려한 선율과 새소리같은 플룻에서는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흐르지 않고 이 곡 전체에서 기본적인 감정으로 느껴지는 외로움과 적막감이 서정미과 오버랩되며 묘한 기분을 느끼게한다. 클라이막스에서 치밀한 현의 보우잉과 관악의 투티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영화 '닥터 지바고'의 광활한 눈밭광경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스베틀라노프의 러시아 토속적인 울림은 므라빈스키의 모방일 뿐이다. 모방이 원조를 앞설 수는 없는 것 같다.
내림 B단조, 2/4박자, 세도막형식이다. 이 악장에서는 그의 독특한 애상, 그러나 밝고 북방적인 전원 무곡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편,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적적한 기분과 아울러 피로에 지쳐있던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오보에가 외로운 으뜸선율을 내고 이것이 발전되어 흥분에 가득찬 부선율로 이어지는데 으뜸선율은 여전히 쓸쓸함을 드러내자 F장조의 피우모소의 거칠은 농민무도 혹은 러시아 무곡이라고 할만한 소박하면서 쾌활한 주제가 중간부를 이루며 거칠고 단단한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그러나 다시 주부에 돌아가서 으뜸선율은 교대로 여러 가지의악기로 되풀이되며 느리고 목가적인 주제로 표현된 어두운 색조를 표현해주면서 조용히 마친다.
제3악장 - Scherzo - Pizzicato o stinato
피치카토는 레닌그라드 필의 수준이 빈 필에 못지 않음을 보여준다. 3악장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인 비교감상한 아바도의 연주와는 사뭇 다른 조금 더 냉정한 느낌의 피치카토이지만 현의 순발력있는 움직임과 관의 안정적인 참여는 스탠다드로서 손색이 없다.현에서 살아숨쉬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매우 드문 연주인데 녹음상태마저 최적으로 이루어져 금상첨화이다. 마치 연주회장 로얄석에서 듣는 기분이 든다. 현에 뒤를 잇는 플룻을 비롯한 목관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표현해준다. 차이코프스키가 표현하고자 한 들뜬 기분을 잘 표현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템포의 설정도 비교한 음반 가운데 가장 이상적이다. 이완도 성급함도 느껴지지 않는 중용의 템포이다.
알레그로, F장조, 2/4박자. 제 1부는 현악기만으로 연주되는데 현악기 전부는 피치카토를 계속한다. 으뜸 선율은 초조해 있으나 몽상적이면서 황막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제 2부분은 A장조로 현악기는 침묵하여 목관악기만이 러시아 민속무용을 허물은 것 같은 유쾌한 가락을 탄다. 그것이 ff로 나아가 멈추고 제 3부분은 내림 D장조로 변하여 금관만이 pp로 행진곡모양의 고른음을 낸다. 목관은 도중에 들어와 제2부분과 오버랩된다. 제 4부분>은 제 1부분과 같이 현악기만이 피치카토로 으뜸선율을 내며 제 5부에서는 목관이나 금관이 참여하여 여태까지의 선율을 단편적으로 전개시켜 pp로 마친다.
제4악장 - Allegro con fuoco
정말 숨이 넘어가는 연주이다. 이런 연주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할 정도로 빈틈이 없다. 감히 무어라 평을 논하기가 머쓱하다. 현파트는 보통보다 2배나 많은 연주자들이 현을 긁는 듯한 울림을 창출해낸다. 광대한 스케일에 금관의 포효는 귀를 멀게한다. 저음과 고음의 금관이 한치의 뒷걸음질 없이 힘있게 밀고 나가면 두터운 현이 질세라 이를 뒷받침한다. 템포는 약간은 빠르게 설정하면서 악구 하나 하나에 힘을 실어 관악기군의 능력을 십분 활용한다. 관현악의 투티를 듣고 있노라면 숨이 막힌다. 도무지 긴장을 늦출 여유를 주지않는다. 비유하자면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의 처음 전쟁씬을 보면서 느꼈던 극도의 긴장감, 바로 그 느낌이다. 마구 밀려오는 음의 파도에 몸을 실어 음이 진행되는데로 그냥 맡길 뿐이다. 가장 남성적인 교향곡 가운데 하나인 이 4번 교향곡의 진정한 참맛을 느끼게 해주기에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피날레, F장조, 4/4박자. 자유스러운 론도형식으로 힘찬 박력과 빛나는 색채감이 나는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전합주의 ff로 숨막히는듯한 강렬한 제1주제가 나오고 이어지는 제2주제는 러시아민요에 의한 소박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나온다. 다시 1주제가 격렬하게 등장하고 난무 (亂舞)와 같은 제 3주제가 나타난다. 이 세주제는 서로 교대로 나와 각각 서로 얽혀 발전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제 1악장의 서주에 나온 주상선율이 안단테를 위협하듯이 나타나 다시 원래의 알레그로로 돌아가서 세 개의 주제에 의한 강렬함이 극도에 달한 종결부를 형성한다.
Pyotr Ilich Tchaikovsky [1840∼1893]
차이코프스키의 '운명 교향곡'
극도의 멜랑콜리한 감성과 광분적인 정열사이의 갈등, 또는 회환과 낙관적인 마음간의 갈등은 차이코프스키의 본성이었다. 마음 깊은데서 우러나온 패배의식뿐만 아니라 불같은 열정의 분출은 차이코프스키의 창작열에 불씨를 당겼다.
차이코프스키의 독특한 특성인 선율의 어두운 아름다움과 구성의 교묘함, 그리고 관현악의 현란한 묘기 등이 이 곡의 가치를 한층 드높여준다. 차이코프스키는 그의 친구 작곡가 타네에프에게 "제 4교향곡의 한 마디라 할지라도 내가 진실히 느낀 것을 표현시키고지 않는 것이 없으며 또한 나의 깊게 숨겨진 마음을 반영 안하는 것이 없다"고 써보냈다. 또한 성 페테스부르크에서 1878년 2월 22일의 연주를 마친 뒤 자신의 친구에게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작품 중 최고"라는 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불행한 결혼에 괴로워하던 시대의 산물로 그 괴로움이 무척 리얼하게 반영되어있어서 차이코프스키의 '운명 교향곡'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작품 구성 및 해설
제1악장 - Andante sostenuto - Moderato con anima
러시아의 광할하면서 삭막한 시베리아 벌판의 느낌을 전해주듯, 또는 인간의 고뇌를 한껏 발산하는 듯한 금관의 찢어지는 듯한 음향은 가슴을 섬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강약이 완벽하게 조절된 채 너무도 자연스럽게 클라리넷의 2주제로 연결되는데 레닌그라드 필의 합주력도 형언하기 힘들 정도의 완벽한 팀웍을 보여주지만 독주연주가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빈틈없이 해결해주기에 더욱 이 연주는 빛난다. 얼음장같이 차갑고 무섭기로 유명한 므라빈스키에게 얼마나 호되게 질책을 당하면서 녹음에 임했을?하는 생각을 하면 가벼운 미소를 짖게한다. 번스타인의 이완된 여유로움도 또 다른 맛을 주지만 므라빈스키의 음반을 맛본 사람이면 사탕 먹은 뒤 수박 먹는 기분일 것이다.
제2악장 -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오보에의 처량한 선율 또한 너무도 러시아적으로 느껴지고 뒤이어 배경으로 깔리는 현은 연약하지도, 그렇다고 늘어지지도 않는 적당한 긴장감으로 부선율을 이끌어간다. 점점 강하게 밀어붙이는 현과 관의 조화는 선명하게 다가오는데 현의 울림이 너무도 선명하게 다잡혀있고 음향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플룻의 춤추는 듯한 선율, 농밀한 현의 대화는 이 연주의 가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러 악기에 의해 교대로 제시되는 아름다운 선율들의 향연은 감상자를 음악으로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극히 서정적인 현의 유려한 선율과 새소리같은 플룻에서는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흐르지 않고 이 곡 전체에서 기본적인 감정으로 느껴지는 외로움과 적막감이 서정미과 오버랩되며 묘한 기분을 느끼게한다. 클라이막스에서 치밀한 현의 보우잉과 관악의 투티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영화 '닥터 지바고'의 광활한 눈밭광경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스베틀라노프의 러시아 토속적인 울림은 므라빈스키의 모방일 뿐이다. 모방이 원조를 앞설 수는 없는 것 같다.
제3악장 - Scherzo - Pizzicato o stinato
피치카토는 레닌그라드 필의 수준이 빈 필에 못지 않음을 보여준다. 3악장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인 비교감상한 아바도의 연주와는 사뭇 다른 조금 더 냉정한 느낌의 피치카토이지만 현의 순발력있는 움직임과 관의 안정적인 참여는 스탠다드로서 손색이 없다.현에서 살아숨쉬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매우 드문 연주인데 녹음상태마저 최적으로 이루어져 금상첨화이다. 마치 연주회장 로얄석에서 듣는 기분이 든다. 현에 뒤를 잇는 플룻을 비롯한 목관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표현해준다. 차이코프스키가 표현하고자 한 들뜬 기분을 잘 표현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템포의 설정도 비교한 음반 가운데 가장 이상적이다. 이완도 성급함도 느껴지지 않는 중용의 템포이다.
제4악장 - Allegro con fuoco
정말 숨이 넘어가는 연주이다. 이런 연주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할 정도로 빈틈이 없다. 감히 무어라 평을 논하기가 머쓱하다. 현파트는 보통보다 2배나 많은 연주자들이 현을 긁는 듯한 울림을 창출해낸다. 광대한 스케일에 금관의 포효는 귀를 멀게한다. 저음과 고음의 금관이 한치의 뒷걸음질 없이 힘있게 밀고 나가면 두터운 현이 질세라 이를 뒷받침한다. 템포는 약간은 빠르게 설정하면서 악구 하나 하나에 힘을 실어 관악기군의 능력을 십분 활용한다. 관현악의 투티를 듣고 있노라면 숨이 막힌다. 도무지 긴장을 늦출 여유를 주지않는다. 비유하자면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의 처음 전쟁씬을 보면서 느꼈던 극도의 긴장감, 바로 그 느낌이다. 마구 밀려오는 음의 파도에 몸을 실어 음이 진행되는데로 그냥 맡길 뿐이다. 가장 남성적인 교향곡 가운데 하나인 이 4번 교향곡의 진정한 참맛을 느끼게 해주기에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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